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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은 알지요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김향이 글, 권문희 그림 / 비룡소 / 1994년 10월
평점 :
절판
'달님이 거울이라면 좋겠어요.영분이랑 영분이 엄마가 어쩌고 있는지 비춰 보게요.우리 아빠도 어디선가 달님을 보고 있을 테니죠? 아빠 얼굴도 비춰 봤음 좋겠어요.달님은 알지요? 내마음 알지요?'
이 이야기는 임진강 근처의 볕고개 마을에서 태어날 때 부터 한번도 본 적 없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서울로 떠난 친구를 보고 싶어 하면서 달님은 내 마음을 알 거라고 확신하는 송화와 무당인 할머니가 살아 가면서 겪는 이야기이다.무당집 손녀인 것을 부끄러워하면서 그리고 무당집 손녀인 것으로 외톨이가 된 송화는 버려진 검정개를 친구로 삼고 술주정뱅이 아빠와 갓난쟁이 어린 동생을 키우는 영분이를 친구로 삼고 생물학자를 꿈꾸는 영기 오빠를 친구로 삼으면서 차츰 따스한 이웃들과 융화가 되어가면서 외톨이를 벗어난다.친구 영분이가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을때 입속으로라도 한번이라도 불러 볼 수 있는 아빠가 있는 영분이를 도리어 부러워하는 송화에게서 늘 가족이 곁에 있기에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나의 삶에서 가족이 다 함께 존재하기에 얻는 소중함과 행복함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도 힘든 맛깔스럽고 정감이 가는 우리말이 이 책 곳곳에 펴져 있고 맨 뒷 페이지에는 어린이들이 우리말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말로만 조중히 아끼고 사랑하자고 외치는 우리말이 차츰 사라져 가고 있음에 안타까음을 금 할 수 없다.
분단의 상처로 살아온 송화 할머니의 인생은 굿판에서 인생의 한을 풀려는 듯 훠이훠이 춤을 추었고 할머니의 일을 죽기보다 더 싫어하는 아버지는 부돌이 엄마에게서 북채를 빼앗아 신들린 사람처럼 북을 두들긴다. 그 북소리는 그동안 아버지가 살아온 한의 끝맺음을 맺고자하는 소망처럼 들렸다.
사시사철 강물은 당당한 몸짓으로 철조망 아래로 유유히 흐르고 새는 멀리 북녘 하늘로 날아 갔다 오건만 우리의 분단된 조국은 언제 하나가 되어 수 많은 이산 가족의 한을 풀어 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