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도서관 - 선생님들의 이유 있는 북유럽 도서관 여행 선생님들의 이유 있는 도서관 여행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엮음 / 우리교육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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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작은 도서관 짓기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기적의 도서관이라고 해서, 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그램에서 판매된 책의 수익금과 기부금, 그리고 지자체의 예산 도움으로 작은 도서관, 특히 어린이 도서관을 짓는 운동을 했었다.

 

이 때 도서관은 단지 책을 보관하고 대출하고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삶을 아름답게 할 수 있는 장소라는 생각으로 추진하였다고 본다.

 

그렇다면 도서관은 굳이 책이라는 한정된 문화로 국한시킬 필요는 없다. 도서관에서는 미술도, 음악도, 기술도, 가정도, 체육도 모두 가능해야 한다. 그것이 도서관이 삶의 중심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길이다.

 

이런 도서관 살리기 운동에 앞장 서는 사람들은 사서들이고,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겠다.

 

이 책은 이런 도서관 관련 교사들(사서 표함)이 모여 북유럽의 도서관을 둘러보고 와서 쓴 글이다.

 

제레미 리프킨이 쓴 책 중에 "유러피언 드림"이라는 책이 있는데, 이는 이제는 미국 중심이 아니라, 유럽 중심의 문화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우리나라 교육이나 문화가 유럽보다는 미국에 편중되어 있는데, 지금은 유럽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아졌고, 특히 북유럽의 교육이나 문화에 대해서는 활발히 소개되고 있는데, 이 책을 쓴 사람들은 교사로서 또 사서로서 북유럽의 도서관과 학교를 둘러보고, 그것을 우리나라에 어떻게 적용할까를 고민하고 있다.

 

단지 북유럽 도서관이 훌륭하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받아들이고,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은 변용을 해서 우리나라 역시 도서관을 중심으로 문화가 살아나게 하고, 그 결과 도서관이 삶을 아름답게 하는 중심에 있게 하고자 하는 의도로 북유럽 도서관 기행을 한 것이리라.

 

이 책을 읽으며 북유럽 도서관(대체로 네 나라를 둘러 보고 있다.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을 둘러보고 쓴 이 책에서(물론 이들은 그냥 가서 둘러본 것이 아니라, 그 전에 공부를 충분히 하고 갔으며, 가서도 상호 토의를 통해 북유럽 도서관의 의미를 내면화하고 있다) 나에게 충격을 준 것은 세 가지다.

 

하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판매한다는 것. 다 읽은 책이나, 오래 된 책, 너무 인기가 없는 책 등을 싼 가격에 내놓아, 그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사갈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물론 북유럽 도서관 모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은 아니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그냥 폐기하는 것보다는 벼룩시장을 열어 도서관에서 보관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둘째는 책은 10회 정도 순환이 되면 폐기 처분한다는 것. 사실 우리나라 도서관에는, 아주 오래 된 책들도 있다. 먼지가 풀풀나는 책들도 있고, 또 어떤 학교 도서관에는 세로로 편집된 책들도 있다.

 

그만큼 책들을 폐기하기도 어려운데, 이는 새로운 책들이 들어와 순환이 빨리빨리 이루어지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러니 북유럽 도서관에서 10회 정도 순환이 되면 폐기해서 종이는 재활용하고, 그 빈 자리에 새로운 책을 구입한다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더 많이 읽히는 책들은 몇십 회 더 순환해도 되지만, 이를 꼭 10회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폐기가 자유로와지고, 그 예산을 도서관 도서 구입에 반영할 수 있다면 새롭고 흥미로운 책들이 도서관에 더 많이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셋째는 대학도서관들도 일반인들에게 개방한다는 것이다. 이럴 수가! 우리나라에서 대학도서관에 일반인들이 들어가려면 얼마나 절차가 복잡한가? 등록해서 출입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그 대학 졸업생이라고 그런데(막대한 돈을 그 대학에 쏟아부었음에도 졸업생들에 대한 대접이 이런데... 참) 일반인들은 대학도서관에 갈 엄두를 내지 않는다.

 

그러니 도서관은 특정한 시간 대에만 다닐 수 있는 곳이던지, 특정한 계층만 다닐 수 있는 곳이 되고 만다.

 

도서관이 삶과 괴리되어 있는 것이고, 일반인들은 학술지들을 찾아보려면 또 하나의 노력을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니, 늘상 대학도서관이고 공공도서관이고를 불문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북유럽 사람들과는 이런 점에서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대학을 상아탑이라고 하는데, 대학도서관은 상아탑 중에서도 중심에 있다고 한다면, 도대체 대학의 기능은 무엇인가? 일반인들과 괴리된 대학, 그리고 그 도서관? 오로지 자기 학생들만을 위한 대학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겠는지...

 

북유럽 도서관의 디자인이라든지, 이용실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 실린 풍부한 사진들을 통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고, 앞의 세 가지처럼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

 

도서관은 책만 있는 장소가 아니라, 우리의 삶이 있는 장소다. 그러므로 도서관은 우리 삶을 아름답게 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런 도서관이 되도록 노력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바로 '도서관 담당교사'들이고, 이들의 노력이 우리나라 도서관이 삶에 더 가차이 다가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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