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조심스럽게, 문학은 거침없이 - 한명희 시인이 엿본 문학의 사생활
한명희 지음, 오종은 사진 / 천년의시작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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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오래 된 책이기는 하지만, 문학이 그 시대에만 통용되지 않듯이 문학인들에 대한 이야기 역시 시간의 제약을 덜 받는다.

 

시간의 제약을 많이 받는다면 좋은 문학이 될 수 없듯이, 문학인들의 삶 자체도 문학을 이루는 한 요소이기에 언제 읽어도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문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한 글을 읽다보면 문학인들의 속살을 엿보는 듯한 감정도 느끼게 되고, 왠지 그 문학인과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가 쓴 작품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기도 하고.

 

이 책은 2004년에 여러 문학인들을 만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문학인의 개인적인 생활을 담기보다는 그 사람과 만나서 대화하는 분위기, 그리고 느낌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책이다.

 

하여 문학인의 사생활이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쳐보았다면 그런 내용을 찾기가 힘들어 실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학이 지닌 섬세한 면들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인터뷰어가 시인이라서 주로 시인들이 많기도 하지만, 또 자신이 시인이라서 시인다운(?) 감성으로 인터뷰이를 만나 이야기를 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문학과 관련된, 또는 그 만남의 분위기, 그 사람에 대해서 느낀 점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해주기 때문에...

 

이수익, 나희덕, 유  하, 고  은, 김남조, 김상미, 장석남, 나태주, 박상륭, 김승희, 문정희, 김지하, 천양희, 박범신, 채성병, 신달자, 강은교, 김종철

 

이 책에 나온 문학인들이다. 그들을 분류해보면 박상륭과 박범신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인이다. 아, 물론 유  하는 시인이자 영화감독인데...시인에 넣을 수 있겠고.

 

그들을 가장 잘 말해줄 수 있는 언어로 각 문학인과의 만남에 제목을 달았다. 제목만 보고 문학인의 특성을 추측하는 재미도 있을 책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문학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이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고 그 사람들의 작품을 찾아 읽어도 좋고, 자신도 직접 창작을 해봐도 좋고.

 

여행을 떠날 때 버스 안이나 기차 안에서 읽어도 좋을 책이기도 하다. 길지 않은 분량이 읽기에 딱 좋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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