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퀴스 선생님의 위대한 수업 - 평범한 아이를 특별한 아이로 바꾸는 기적의 교육법
레이프 에스퀴스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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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국 교육이 잘돌아가고 있을까?

 

답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별로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까지도 한국 교육을 본받자고(이 사람 참 몰라도 너무 모른다)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종문제로 폭동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갔으니, 그런 나라를 교육이 잘되고 있는 나라라고 하기엔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무시할 수 없는 나라다. 50개 주에서 자기들만의 법이 있어서 나름 자치가 이루어지고 있고, 그런 자치들이 무서운 힘으로 작용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교육 문제도 마찬가지다. 문제도 많지만 해결책도 많고, 문제 교사도 많지만 좋은 교사도 많은 그야말로 다양성이 살아 있는 나라다.

 

이래서 문제가 많음에도 미국이 아직도 세계 최강대국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국 교육에 대한 책을 읽으면 미국 교육이 지닌 문제점을 잘 알 수 있는데, 이들도 역시 교육당국의 압력이 너무 세고, 또 표준화시험이라는 것을 실시함으로써 학생들을 시험에 종속시키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런 상태에서는 사람다운 공부, 원리를 알고 즐기는 공부를 할 수가 없는데, 이런 현실에서도 교사들에 의해서 제대로 된 공부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우리나라 역시 교사들의 자율권보다는 교육당국의 힘이 너무 커서 거기에 종속되고, 또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입시에 아이들이 찌들리고 있는데, 이를 이겨나가는 것은 결국 교사들의 노력이라는 점을 미국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미국 초등학교 5학년이 대상이긴 하지만 레이프 에스퀴스 선생님이 한 교육은 단지 초등학교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모든 교육에 적용이 가능하다.

 

그는 읽기, 쓰기, 수학, 역사·지리, 과학, 음악·미술, 체육, 경제 시간으로 나누어 자신이 한 활동을 안내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시간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 에스퀴스 선생님은(이 책에서 아이들에게 그는 레이프 선생님이라고 불리고 있으니, 다음부터는 레이프 선생님은 으로 하겠다.) 자신이 중심이 아닌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수업을 하고 있다.

 

레이프 선생은 아이들이 독서를 좋아하게 만들고(그래서 그는 꼭 아이들이 읽어야 할 책을 모두 미리 읽어본다), 글쓰기를 꼭 하게 만들며, (이 반 학생들은 한 학년이 끝나갈 때 이미 한 작품집을 가지게 된다), 수학을 문제풀이 중심이 아닌 원리를 깨우치는 쪽으로 활동을 통한, 또 고민과 협동을 통한 공부를 하며, 역사와 지리를 알아야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미국의 역사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역사와 지리도 공부하며,(그것도 암기식이 아닌, 영화와 이야기가 결합되고 학교 행사와도 결합하여 진행된다), 성적으로 인해 자칫 소홀하기 쉬운 음악,미술,체육이 생활에 얼마나 필요한지를 인식하고 아이들이 반드시 참여하게 하며(그러나 즐겁게), 한 학기 동안 반을 살아있는 경제체험을 하도록 운영을 하고 있다.

 

이렇게 8교시로 나누어 자신의 실천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레이프 선생은 시험을 중시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은 반드시 알고 넘어가게 한다는 점에서 그는 아이들의 성적에도 신경을 쓴다.

 

다만 이것이 주가 아니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느냐, 왜 공부하느냐는 것이 주가 되고, 공부는 그 사람이 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라는 생각을 견지하고 실천하고 있다.

 

즉, 시험 성적을 올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에서 바른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자라나게 가르치는 것, 그것이 바로 그의 목표이고, 그의 학생들은 이미 훌륭한 태도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한껏 부럽기만 한 그의 교실이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 그는 무한정의 노력을 한다. 주말도 반납하고, 자신의 돈도 학생들을 위해 쓰고, 아마도 그가 사명감이 없었다면, 또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해가는데서 기쁨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교육을 위해 자신 개인의 생활을 희생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면서, 아이들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약속은 꼭 지키는 모습을 보이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참여하는 수업을 할까를 고민하는 그런 교사.

 

읽으면서 부러웠고, 또 부끄러웠다. 우리에게도 이런 교사들이 많이 있을텐데, 자꾸만 외국에서 사례를 찾는 것은 아닌가 하고.

 

외국의 사례에는 감탄하면서 우리나라의 사례에는 시기와 질투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어찌됐건 우리나라 교육이 여기까지 온 것은 교사들의 힘일텐데... 우리나라 교사들에게도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그들의 교육활동을 지지하고 지원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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