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리더십 - 고금에 통하는 혜안으로 세상을 읽다 (국보 76호 난중일기부록 서간첩 수록)
노승석 지음 / 도서출판 여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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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을 장군으로만 기억해서는 안된다. 그를 장군으로만 기억하면 전쟁 연구에서나 필요한 인물로 국한시키게 된다.

 

전란에 휩싸인 나라, 이 만큼 정치력을 필요로 하는 때가 어디 있는가? 여기에 책임질 자리에 있던 사람은 제 한 몸의 안위를 위해서 외국으로 도망갈 생각이나 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진정 위기를 극복할 리더십이 필요했으리라.

 

그리고 그러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전란은, 위기는 극복이 된다.

 

임진왜란이라는 우리나라 최대 비극을 그나마 극복하게 한 사람이 바로 이순신이다. 만약 바다에서까지 일본군에게 제압당했더라면 임진왜란은 일본의 승리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바닷길을 이순신이 막아주었기에 일본군의 보급이나 이동이 원활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해서 우리나라 육군이 시간을 벌 수 있었으며,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싸움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순신은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했을까? 리더십이라는 말을 정치력이라는 말로 바꾸면 이순신의 정치력은 지금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꼭 배워야 할 기본 요소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순신의 리더십을 밝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그의 "난중일기"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이순신이 자신의 리더십을 어디에서 따왔는지를 중국의 여러 자료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공자, 강태공, 제갈량, 그리고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정(당태종 때의 장군이다)과 황석공(초한지라고 알고 있는 항우와 유방이 천하를 두고 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유방의 참모였던 장량의 스승이라고 한다)의 글을 인용하고, 이를 이순신이 어떻게 자신의 리더십에 적용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아마도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면, 또 어떤 단체를 거느리고자 하는 사람이면 이 책을 꼭 읽을 필요가 있으리라. 적어도 남 앞에 서고자 하는 사람이 어떤 자세를 지니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순신의 리더십이라고 해서 뭐 특별나게 다른 것은 없다. 성인(聖人)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이순신의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당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조건으로 유교에서 말하는 5가지 원칙을 들고 있다. 이 다섯 가지 원칙은 굳이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더라도 사랍답게 살고자 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기본 자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진정한 리더십은 바로 사람답게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말이 된다. 특별하게 지도자 훈련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무엇이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잘 살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레 리더십이 따라온다는 얘기다. 물론 전쟁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는 여기에 과담한 결단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그 다섯 가지는 "인의예지신"이다.

 

유교의 기본이념인 "인"에서 시작한다. '인'은 곧 사랑이니, 이 사랑은 부모에 대한 사랑인 '효'에서 시작하여 주변인으로 점점 넓혀져 나아가야 한다. 하여 '효'에서 시작하여 '충'으로 끝나게 되는데, 이 '충'은 임금에 대한 충이 아니라, 백성에 대한 충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바로 백성이기 때문이다.

 

난중일기에 보면 이순신의 효와 충이 절절하게 나온다고 한다. 그가 얼마나 어머님에 대해서 지극한 효심을 지녔는지는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런 효가 임금에게 또 백성에게 나아가니, 그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을 이유가 없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효는 자기 부모만 잘 모신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기 부모를 모시는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정성을 다한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이 자연스레 "의"로 나아가는 것이다.

 

소위 의리라고 하는 것. 옳음을 위해 자신의 전존재를 거는 것. 그렇게 의를 지키기 위해서 '예'가 나올 수밖에 없으며, 이순신이 얼마나 예를 중시했는지를 그의 글들을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인,의,예'와 더불어 '지'가 있어야 한다. 무식하지만 착하고 부지런한 지도자. 좋을 것 같지만, 아랫사람에게 폐만 끼치는 지도자다.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 '지'는 필수능력이다. 남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여 지도자는 한시도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이순신은 전쟁 중에서 글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글을 계속 쓴다는 얘기는 자신을 성찰한다는 얘기다. 잠시라도 틈이 있을 때마다 자신을 성찰한다는 것, 그것은 계속 공부를 한다는 얘기다. 그것이 바로 '지'다.

 

이러한 지에 더하여 '신'이 있어야 한다. 믿음... 그것이 없으면 지도자가 되지 못한다. 적어도 지도자가 한 말은 반드시 실행이 된다는 믿음을 백성들이 가져야 한다. 그래야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다.

 

지도자가 공수표를 남발해 보라. 아무도 그의 정책을 믿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의 정책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하여 진실된 마음으로 사람을 사랑하면서 그 정책을 이루기 위한 지혜를 발휘하되, 자신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리더십, 그것이 바로 이순신 리더십이다.

 

도서관에서 이 제목을 보자마자 꼭 읽어야지 하고 빌려온 책인데... 우연히 영화 "명량"과도 겹치게 되어 이순신에 대해서 좀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의 리더십.

 

사람답게 잘 사는 길을 공부하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긴 것...바로 그것이다. 그것이 공자든, 강태공이든, 제갈량이든 그들이 원한 삶이고, 그들이 발휘한 리더십이다.

 

우리나라 정치...지금 어지럽다.

 

정치인들,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리더십이다. 그렇다면 한 번 이순신을 다시 공부해 보라. 그가 왜 성웅으로 추앙받는지... 어째서 그가 전쟁에서 패하지 않았는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부록으로 실린 편지글들과 그 원본 사진도 이 책을 가치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더불어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꼼꼼하게 다시 읽어보게 하는 힘도 지니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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