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그들 역사의 이방인들 - 섞임과 넘나듦 그 공존의 민족사 너머의 역사책 1
이희근 지음 / 너머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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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2007년 8월 18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한국 사회의 다민족적 성격을 인정하고 '단일 민족 국가'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5쪽

 

다음에는 이런 말이 이어진다.

 

  이와 같이 중국인,, 일보인, 그리고 북방 유목민족 등 한반도의 주변 여러종족 및 민족만이 아니라, 멀리 무슬림 세계의 아랍인까지도 오늘날 한민족으로 지칭되는 구성원의 일원을 이루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재 한국인의 관념 속에 자리하고 있는, '한민족은 단일민족'이란 신화는 만들어진 역사 즉, 허구에 불과한 것이다. 8쪽

 

어떤 책에서는 이런 말도 있었다. 중국인들이 세계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잘 살고 있지만, 유일하게 중국인이 자신들의 공동체 만들기에 실패한 나라는 한국이다. 한국은 단일민족이라 배타적이다.

 

그런데... 이게 자랑일까? 그리고 우리가 진짜 단일민족일까? 단군신화만 보아도 우리 민족은 단일민족이 될 수 없지 않았을까? 곰족과 호랑이족. 그리고 천계족과 지상족. 이렇게만 보아도 이미 고대사회부터 우리 사회는 다문화 사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신화에 갇혀 독일의 아리안 순수혈통을 주장한 히틀러의 광신을 비판하면서도 우리 자신이 그러한 틀에 갇혀 있음을 인식하고 있지는 못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그러한 신화가 허구임을, 우리는 애초부터 다문화 사회였음을, 우리가 단일민족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얼토당토하지 않음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고조선 시대에 위만부터 시작하여 삼한시대 특히 가야 전에 마한, 변한, 진한 때에도 역시 중국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많았으며, 왜라는 이름을 지닌 사람들은 지금의 일본과 똑같은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우리와는 다른 민족의 사람들이 한반도 남쪽에 자리잡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통일신라 때에는 아랍인들까지 들어왔음을 역사적 근거들을 들어 보여주고 있으며(이 책에서는 나오지 않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김수로왕의 부인인 허황옥도 외국에서 건너온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려 때에는 국제무역항은 벽란도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함께 살아갔다고 한다.

 

여기에 거란과 여진에서 넘어온 사람들, 몽고에서 넘어온 사람들, 그리고 다시 명나라 유민들, 또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 정착한 일본인들 등등 하여 이미 예전부터 우리는 다문화 사회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많은 민족들이 우리나라에 정착하긴 했지만, 그들에 대한 차별이 지금처럼 이루어졌음을 보여주고도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백정이다.

 

'백정'은 유목민족이 우리나라에 정착한 결과로 보여지는데, 유목생활을 강제로 정착생활로 돌리려는 정책으로 인해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취급받았으며, 제대로 된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였다고 한다.

 

'백정'을 단지 천민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유래가 바로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넘어온 다른 민족 구성원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차별이 어쩌면 지금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의 연원이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고.

 

책에 "섞임과 넘나듦 그 공존의 민족사"라는 말이 있다. 다문화 사회는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공존하는 사회다. 그런 사회가 강한 사회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단일종은 멸종되기 쉽다. 마찬가지로 단일성을 강조하는 사회는 지속되기 어렵다.

 

우리 사회도 이제는 엄연한 다민족 사회다. 그걸 인정하기에 다문화 교육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다문화 교육이 어떤 때는 우리 민족 문화를 다른 민족에게 강요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모든 문화는 평등한데 다만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쪽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민족은 아주 오래 전부터 다른 민족구성원들과 함께 어울려 살았다. 하지만 그들을 우리 문화에 동화되는 쪽으로 정책을 펴왔는데... 그런 결과로 다민족 문화가 아직 우리나라에 제대로 살아남아 전승되지 못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아니다. 역사에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우리는 다문화 사회가 이미 되었다. 그렇다면 다양한 문화가 함께 어울리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사회를 만드는데 이 책은 우리의 다문화 역사를 살펴보게 함으로써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민족의 다문화 역사가 이리도 오래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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