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의 사회문화적 확장과 변용 - 텍스트와 이미지에서 문화교육으로 문화산업총서 4
김영순 지음 / 북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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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참 번역하기 힘든 말이다. 그냥 이야기하기로 하기도 모호하고.

 

하지만, 이야기가 있는 그 무엇, 또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그 무엇으로 이해하고 있는 용어가 스토리텔링인데,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간, 단편적인 지식에, 단편적인 삶에 익숙해져 있어서, 전체를 보기 힘들었고, 또한 이야기가 인간 삶에서 꽤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알게모르게 무시하고 지내왔던 시절이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이 되니(아직도 절대 빈곤층이 있기는 하지만, 사회 전체적인 평균으로 보면... 이 평균이라는 것이 참...)이제는 문화에 대한 욕구가 생겨나고 있다.

 

문화에 대한 욕구, 그 중에서도 무언가 의미를 발견하려고 하는 모습들이 스토리텔링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은데, 이것을 아이들 학습에 이용하기까지 하니, 우리나라는 무언가 하나 유행하면 참...

 

스토리텔링에 대한 장단점을 논하기에 앞서, 아직 스토리텔링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그래서 스토리텔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어떤 이는 게임에서 스토리텔링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어떤 이는 영화나 만화 같은 예술에서, 어떤 이는 수학이나 과학 같은 학문에서, 어떤 이는 문학에서, 또 삶에서 스토리텔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스토리텔링을 도시에 적용하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이 공간이 우리와 동떨어져 홀로 존재할 수 없고, 이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스토리텔링은 시작한다.

 

객관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을 사람과 함께 하는 장소로서 존재하게 하는 요소,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고, 이러한 스토리텔링에 의해서 사람은 자신의 공간과 일체가 되는 모습을 보인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도시 하면 우선 남원이 떠오르는데, 남원 하면 춘향이를 생각하고, 우리는 남원에서 춘향전을 읽어내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도시가 무언가와 연결이 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애향심뿐이 아니라, 관광 산업으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으며(오죽했으면 강원도의 어느 도시와 전라도의 어느 도시가 서로 자기네 고장이 홍길동의 고장이라고 주장하면서 갈등을 일으켰겠는가) 도시를 설계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여 이 책은 부천과 인천, 그리고 춘천이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어떻게 도시에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만화도시로서의 부천, 개발되는 지역으로서의 인천에서도 검단 지역, 그리고 자연적 여가공간으로서의 춘천...

 

이 도시들이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책에서 담아내고 있기에, 도시에 이야기를 입히고자 하는 사람들은 읽을 만한 책이다. 다만 도시 자체에서 어떤 스토리텔링을 찾아내고,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데, 도시와 스토리텔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들어서 아쉬웠다.

 

도시를 기획할 때 어떤 이야기를 그 도시에 담아내는 노력에도 중점을 두고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특히 검단에서는 이미 사라져가는 이야기를 담으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으니, 그것보다는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그 이야기가 담긴 새로운 도시의 모습을 이야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에서는 다양한 문화와 스토리텔링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스토리텔링이 어느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삶, 우리 문화 전반에 걸쳐서 작동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니...

 

이야기는 인간의 탄생과 더불어 함께 존재했던 것. 나에게 이야기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 마찬가지로 내가 살고 있고, 내가 향유하고 있는 모든 것들은 다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것. 그러므로 우리가 스토리텔링이라는 외래어로 이야기를 하지만, 이미 스토리텔링은 우리 삶의 전반에 걸쳐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책.

 

이야기는 바로 우리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기도 하다는 사실. 그래서 우리는 삶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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