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하는 교사
안드레아스 플리트너 외 엮음, 송순재 옮김 / 내일을여는책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교사란 참 중요한 직업이다. 아니, 직업이라기보다는 소명을 지닌 자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리라.

그래서 한 때 교사를 성직에 비유한 적도 있었는데, 성직이 정치나 세속을 떠나서 존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무언가를 위해서 자신의 전존재를 걸어야 하는 자리라는 뜻으로 생각하면 되리라.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교사를 어떻게 뽑고 있는가? 과연 교사들이 막중한 책임을 생각하고 학생들을 대할 수 있는 구조인가? 교사 임용이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오로지 지식과 기술만을 습득한 사람이 교사가 되고 있지 않은가?

 

교직에 들어와서는 그렇게 우수했던 인재들이 평범한 직장인으로 전락하고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기에 급급하지 않았던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를 교사들에게 전가하면 안되는데, 모든 책임은 교사에게 전가하고, 그 구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의 임용제도로는 사유하는 교사는 임용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임용제도를 바꿔야 하지만, 언제까지 임용제도 탓만 할 수는 없는 일. 하여 임용된 교사들도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사유하면서 무언가를 바꿔갈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게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이다. 이미 교사란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고, 또한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책임의식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교사들에게 사유할 수 있는 자극을 준다면 교사들도 그 사유를 바탕으로 실천에 나설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배움이 이루어지는 모습에서부터 학교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을 제시하고, 그 사례들을 통해 생각하게 하고, 이것들을 점점 더 교육학적인 이론으로 이끌어가게 책이 편집되어 있다. 그래서 앞부분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글들이라면 뒤로 갈수록 전문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순서대로 읽어가면서 교사들은 교육에 대해서 학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제목이 "사유하는 교사"인가 보다.

 

2장에는 생각할 거리들이 많이 있다. 아니, 90년대에 쓰여진 글이지만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한 글들이다. 논쟁거리이기도 하고, 아직도 우리가 이루려고 하는 꿈이기도 하다.

 

비록 이 책이 독일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요즘 같은 시대는 굳이 어느 특정한 나라의 문제로 끝나지 않으니, 우리나라 교육에서 생각할 점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보아도 된다.

 

보자. 아이들을 인지하고 이해하기, 개성을 존중하기, 재능을 발견하고 촉진하기, 표현과 구상적 작품 활동 등은 이미 교육을 제대로 하려는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이고, 우리가 실현해야 할 문제 아니던가.

 

또한 다르게 가르치고 배우기라는 장에서는 교사의 "역할" 바꾸기, '전체적으로', 과목을 초월해서, 다각적으로 가르치기, 심화, '뿌리 내리기', 육체와 모든 감각을 활성화하기, 집중과 침묵 연습, 도움이 되게 판단하기는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교육과도 상통한다.

 

또한 사회적 문화와 교육이라는 장에서는 공동체를 경쟁보다 위에 두기, 상이성을 인정하고 활용하기, 배타성을 극복하기, 삶과 노동의 사회적 "문화"를 발전시키기라고 하여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공동체 교육과 유사하지 않은가. 아직도 실현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는 우리가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목표들이기도 하다.

 

민주주의와 미래라는 장에서는 사회적 불이익 앞에서 굴복하지 않기, "현실"을 향한 다리 놓기, 공적 책임이라는 큰 과제로 이끌기, 변화된 노동세계를 파악하기라고 하였다. 남의 나라 이야기 같은가?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 아닌가.

 

이에 대한 답을 교사들이 찾아야 한다. 아니 교사들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학생과 학부모, 정치인, 경제인, 학자 등등) 찾아야 한다. 이것은 교사들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하는 교사, 그가 바로 "사유하는 교사"다.

 

그리고 이런 사유하는 교사가 많아질수록 우리 교육의 미래는 밝아진다. 오래된 책이지만, 아직도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는 부분이 많다. 차근차근 읽으면서 생각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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