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치유학
김하리 지음 / 스타북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시는 짧다. 그래서 울림이 있다. 음악회장에 가서 가슴을 팡팡 울리는 음악을 듣는 것만큼이나 시는 마음을 울리게 한다. 시의 울림이 내 마음의 울림과 일치할 때 그 때 그 울림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시는 짧다. 그래서 어렵다. 어렵기 때문에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들을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남을 되돌아보며 남과 함께 하는 자신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시는 짧다. 그래서 쉽다. 어렵기도 쉽기도 한 존재가 시이다. 짧기에 오랜 시간 읽을 필요가 없다. 집중된 순간, 시를 읽고, 마음에 들어오는 시를 받아들이면 된다. 그래서 시는 쉽다. 남이 뭐라하건 상관이 없다. 시는 내 마음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래서 시는 또 쉽다. 그냥 시는 누가 썼든, 누가 읽었든 내가 읽는 순간, 내 마음에 들어오는 순간, 시는 내 것이 된다. 바로 나 자신이 된다. 

나와 시의 공명(共鳴)! 이 순간 나는 온전한 존재가 된다. 내가 겪어왔던 과거의 모든 것으로부터, 나를 괴롭히는 아직 오지 않은 것들로부터 시는 나를 멀어지게 해주고, 나를 나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나를 나로 받아들일 때 그 때 치유가 일어난다. 

이 책 "시 치유학"은 치유학 일반에 관한 이론에서부터, 문학치료, 그 중에서 시 치료를 이야기하고 있다. 시 치유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김하리의 책이다. 자신이 쓴 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으며, 때로 법정 스님의 글과 다른 사람의 글들이 나온다. 

자신이 시를 통해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해 왔는지를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고, 자신이 생각했던 부분들을 이야기로 풀어가기도 한다. 

내용은 어렵지 않고, 특히 김하리 본인의 시는 어렵지 않고, 절실한 감정이 잘 드러나고 있어, 감정이입을 하기도 쉬워 읽어가면서 공감하는 부분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시와 멀어진 세상이라고 하는데, 아니다. 아직은 시와 멀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시를 아직도 가까이 하고 있다. 물론 마음에 와닿지 않고, 이성, 지성만을 자극하는 시도 있지만, 본연적으로 시는 마음을 자극한다.  

시는 마음에 와 닿는다. 직정적인 표현이든, 상징적인 표현이든 시는 마음에 울림을 주고, 이 울림을 가질 때 우리의 마음은 치유가 된다. 

그 사실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정리한 책이 바로 이 "시 치유학"이다.  

세상이 힘들더라도, '인생이란 가장 슬픈 날, 가장 행복하게 웃는 용기를 배우는 것(97)'이라는 말 처럼 우리 스스로 행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우리는 평온함을 얻는데, 이 '평온함은 먹물이 한지에 스며들 듯 서서히 스며들어 가야 한다(106쪽)'고 한다. 

이렇듯 인생을 의미있게 살아가게 해주는 존재, 우리 삶에서 평온함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로 시는 우리 곁에 늘 존재한다.  

시를 가까이 하자. 그리고 우리 마음에 시를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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