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 한국교육의 희망과 미래
성열관.이순철 지음 / 살림터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이 너무 거창하다. 학교가 바뀌면 수업이 바뀐다는 말은 이 책의 본문에도 나오지만, 또한 관계가 바뀌어야 학교가 바뀐다는 말도 있지만, 학교가 바뀌어야 사회가 변한다니... 얼핏 당연한 말인데도 참 낯설게 다가온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학교는 사회의 변화를 선도한다기보다는 사회의 변화를 쫓아가기에 급급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미래의 인재를 키운다는 학교에서 오히려 과거의 것들에 매달려, 시대의 변화를 막는 걸림돌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 일례로 서양에서는 동양정신과 서양기술을 접목하려는 노력을 한 지가 꽤 오래되었음에도 우리는 동양정신에 대해서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오직 과학기술, 정보화 하면서 기계문명 쪽으로만 내달리고 있었고, 학교의 교육과정도 그런 쪽으로 짜여져 왔다. 

덕분에 신자유주의 교육의 최첨단 역할을 학교가 하게 되었고, 신자유주의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는 교사들을 좌파니, 세상 물정 모르는 교사니 하면서 배척한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교육에서 미래의 가능성을 찾지 못하자, 사람들은 공교육을 포기하고 대안교육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대안교육에 관심을 두고 대안교육에 참여한 사람이 획기적으로 는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다. 

대안 교육 10년 동안 과연 공교육은 변했는가? 

자신들을 되돌아볼 거울인 대안교육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은 끈질기게도 과거의 관습에 매달려 변화를 거부하고 있지 않았는가. 그 변화의 거부의 중심에는 교육부 관료들과 교육감, 그리고 학교를 책임지는 교장, 교감들이 있지 않았는가? 변화를 추구하는 교사들은 이단으로 몰려 학교 현장에서 점차 사라지거나 무기력증에 빠지지 않았는가?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우리 공교육이 침체기에 접어들기만 해서는 안 되니... 

이런 공교육의 부실에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으니, 그것이 바로 혁신학교다. 

몇 년 전, 불과 2-3년 전 시작된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성공사례로 많은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혁신학교를 따라하려는 학교도 늘고 있다. 게다가 진보교육감들의 등장으로 공교육이 변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마련하고 있으며, 혁신학교 성공 사례가 퍼지면서, 공교육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책은 이러한 혁신학교의 기본적인 틀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들이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교사들이 읽으면 가장 좋을 책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혁신학교의 틀이 교사들에게는 자신들이 근무하는 학교를 어떤 학교로 만들 것인가, 나는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에 대한 토론, 토의거리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교사들만 읽어야 하나.. 아니다. 우선은 학교의 교장, 교감부터 읽어야 한다. 

혁신학교의 성공 여부는 교장, 교감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이들의 비중은 매우 크다. 교사들이 아무리 열심히 하려고 해도 교장, 교감에게 제동이 걸린다면 더이상 혁신학교의 움직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들을 민주적으로 잘 이끌고,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교사가 교장이 된다면 학교는 이미 절반쯤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들은 당연히 교사들이다. 최근 무력감에 빠져 있는 교사들은 자신들의 돌파구를 이 책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꼭 읽어야 할 사람은 학부모들이다. 바로 우리들이다. 우리들은 자칭 교육전문가로 행세하고 있지만, 그것은 내 자식의 성공만을 위하는 마음에서 교육에 관심을 가진 경우가 많다. 도대체 내 자식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학교,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아이는 어떤 학교에 다니는 것이 좋을까를 고민하는 계기를 이 책이 제공해 줄 것이다. 

저자들은 말한다.  

혁신학교는 배움과 돌봄의 책임있는 공동체 교육을 지향한다고. 

그렇다. 학생들은 교육이 아닌 배움을 추구하고, 교사들은 한 명의 사람도 소외되지 않도록 책임있는 돌봄 교육을 하고, 우리 모두는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사회도 변하지 않을까. 아니 자연스레 사회가 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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