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대기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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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된 소설이다. 1950년대에 나왔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부터 70여 년 전에 이런 상상력을 지니고 있었다니...


낯선 존재를 만났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서 많은 작가들이 그려냈는데,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화성은 인간이 만약 생명체가 있다면 이 행성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비록 낯선 생명체는 우리와는 다른 형태를 지니고 살아가고 있을 거라 표현한 경우도 있었고, 그들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한 작품도 있었지만, 외계 생명체를 동등한 존재로 여기는 작품들도 있었다.


이 작품은 외계 생명체에 대한 두려움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화성에 생명체가 있고, 지구와 교류를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여러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몇 번이나 화성에 로켓을 보내 탐사하지만 실패를 한다. 그러다 화성에 인간들이 이주해 살기 시작하고, 그 인간들이 화성에서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연대기란 제목을 달고 있듯이, 1999년에서 시작하여 2026년에 끝난다.


오래 전에 쓰인 소설이라 우리가 지나쳐 온 시기와 아직 도달하지 않은 시기가 소설에 겹쳐 나오는데...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화성에 인간을 보내지 못했다. 화성 이주는 여전히 비현실이다. 비록 화성에 우주인들이 가서 지내다 겪는 모험을 다룬 '마션'이란 작품이 있기는 하지만, 화성은 아직도 미래형이다.


그런데도 이 소설은 화성에 인간이 이주해서 살고, 화성에 살던 인간들이 사라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 화성인이 감염병으로 많이 죽어나가는 장면은 지구상에서도 많이 벌어졌던 일이고, 화성인을 적으로 여기던 일도 신대륙(?)에 도착한 서구인들이 했던 행동과도 비슷하지만... 한 가지는 화실히 다르다.


화성에 살고 있는 존재들이 지구인에 비해 결코 열등하지 않다는 사실... 이 점이 소설 도처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들은 지구인의 마음에 남아 있는 존재로 자유자재로 변신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지구인을 화성에서 살지 못하게 하기도 하는데...


소설의 끝부분에선 인간의 가족으로 여겨지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나중에 이들은 화성인으로 바뀌게 된다. 결국 화성에는 지구인은 없게 된다. 지구가 전쟁으로 멸망의 위기에 처하자 지구로 돌아간 인간들도 있지만, 이 화성에서 인간은 결국 사라지게 된다.


이는 화성이란 행성은 화성인들이 살아가는 행성이지, 인간이 또다른 식민지 개념으로 지구인을 정착하게 하고, 화성인을 몰아내서는 안 되는 행성이란 말이기도 하다.


평화롭게 공존하면 좋겠지만, 소설에서는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여러 편에서 나오고 있다. 평화롭게 공존하려면 대등한 존재로 여기고 대등하게 대우해야 하는데, 화성은 지구인이 이주해서 살아가야 할 행성이라는 관점에서는 평화롭게 공존할 수 없다.


이는 화성을 지구로 옮겨도 마찬가지다. 국경선을 긋고 이주가 자유롭지 못하며, 서로가 서로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현실 아닌가. 이 좁은 지구라는 곳에서도 그런데, 우주로 범위를 넓힌다고 달라지겠는가.


처음부터 화성인이 등장해서, 화성인으로 마무리되는 소설이다. 중간중간 인간이 나오지만, 그 인간들이 화성에서 몰락해 가는 과정이 표현되어 있다.


짧은 소설들이 묶여 있는데, 연대기 순으로 짜여 있어 읽어가면서 흐름을 느낄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화성을 배경으로 한, 외계인이 등장하는 소설임에도 터무니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화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지금, 과연 우리는 화성에 가게 되면 어떻게 살게 될까? 어떻게 지내는 것이 좋을까를 이 소설을 통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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