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피터 래빗 전집 - 1901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베아트릭스 포터 지음, 구자언 옮김 / 더스토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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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동심을 파괴하지 말라는 말을 한다. 동심, 순수한 마음.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좋은 이야기만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잔혹 동화는 동심을 파괴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러나 지금 시대에 아이들을 온갖 매체로부터 막을 수는 없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수많은 매체들은 아무리 나이 제한을 두어도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어떤 경우에는 나이 제한을 두면 저 잘 그 나이 제한에 걸리는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 호기심이 하지 마라, 하지 마라 하면 더 하고 싶어지지 않나, 왜 세계 신화나 전설을 보면 뒤를 돌아보지 마라고 하면 꼭 뒤를 돌아봐서 돌이 되는 사람들, 또는 헤어지는 사람들 이야기가 나오지 않나.


그러니 아무리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아직 이것을 볼 나이가 안 되었어 해봤자, 그건 몰래 보라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


그렇다고 봐라, 봐라 할 수도 없으니 참 이렇게 하기도 저렇게 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럴 때 정말로 아이들의 호기심도 자극하고, 정서에도 좋은 작품을 소개하면 어떨까?


마음이 따스해지는 동화도 좋고, 마음을 울리는 동화도 좋다. 우화라면 더 좋다. 왜냐하면 아이 때는, 꼭 아이 때만이 아니라 하더라도 아이 때는 더더욱 동물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동물들과 인간의 언어로 소통을 하지는 못해도, 소통이 되는 때가 아이 때 아니던가. 


그러니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는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기도 하고, 동물들의 행동을 통해서 아이들의 생각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 동화가 그렇다. 피터 래빗 전집이라고 해서 피터라는 토끼가 계속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피터라는 토끼 이야기가 처음에 나오지만 그 마을, 또는 다른 마을에 사는 여러 동물들이 나온다.


이 책은 그런 여러 동물들의 이야기를 마치 아이가 앞에 있는 듯이 말해주는 어조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래서 글을 모르는 아이들에겐 읽어주면 좋을 이야기 책이고, 글을 아는 아이에게는 직접 읽게 하면 좋을 책이다.


착한 동물도 있고, 말썽꾸러기 동물도 있고, 또 다른 동물을 괴롭히는 동물도 나오지만, 이 온갖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은연 중에 습득하게 된다. 이게 동화의 힘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 있어서, 또 그 그림들이 따스한 느낌을 줘서 더 좋다. 한 쪽 한 쪽 이야기들을 읽고, 장면을 보면서 또 그 장면에 더해서 다른 장면을 더하면서 다음 쪽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되어서 좋다.


그리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동물들을 서로 돕는 과정이 잘 나타나 있어서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세상임을 몸에 익게 한다.  


세상이 어두워질수록 [피터 래빗]과 같은 이런 책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비록 어린이가 읽으면 좋을 책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좋겠고, 또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더더욱 좋을 책이다. 


소리내어 읽으면서 이 책에 있는 따스함들이 우리들 마음 속으로 들어와 우리들을 훈훈하게 해줄테니 말이다. 읽는 사람이든, 듣는 사람이든. 또 소리내지 않더라도 누구에게도 각박하고 삭막한 현실에서 이런 책을 읽으면 읽는 순간만큼은 마음을 포근하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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