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1 - 중세에서 근대의 별을 본 사람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1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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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시대를 만드는가,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가 하는 질문이 있었는데, 가장 무난한 대답은 둘 다이다일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타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다시 시대의 흐름을 바꾸어 놓는 사람이 영웅일테니, 시대와 영웅의 관계를 어느 일방으로만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시대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사람에게는 보통 사람에게는 없는 무엇이 있기 마련이다. 그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알아가는 것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인물을 통해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1권은 중세에서 근대의 별을 본 사람들이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잔 다르크로 시작하는데 잔 다르크가 어떻게 근대의 별을 본 사람이 되지? 오히려 잔 다르크는 중세 신앙의 세계에 머물러 있던 사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지니는데...

 

잔 다르크 마지막 부분에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나와 있다.

 

'15세기에 프랑스 변경 지역의 작음 마을에 살았던 어린 소녀는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역사 무대에 느닷없이 등장하여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았다. 백년전쟁을 거치며 오늘날의 프랑스, 오늘날의 영국이 만들어져갔다. 새로운 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는 정치와 종교가 함께 작동했다. 잔 다르크라는 소녀로 인해 이 격동의 역사에 신비가 더해졌다.' (51쪽)

 

열세에 몰려 있던 프랑스에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하는 소녀. 어쩌면 이 소녀는 프랑스인들에게 희망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자신들을 신이 보호하고 있다는. 그렇기에 잔 다르크는 이단으로 몰려 화형을 당했지만, 그로 인해 국민국가가 형성되는데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니 중세에서 근대의 별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는 것.

 

잔 다르크 외에 그 시대를 살았던 여러 인물이 나온다. 잔 다르크와 관련있는 프랑스 쪽 사람들로 부르고뉴 공작들이 나오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카를 5세, 헨리 8세... 그리고 콜럼버스, 코르테스와 밀란체

 

조금 다른 인물로 중세를 대표하는, 그러나 전형적인 르네상스인이라고 할 수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마지막으로 근대를 열어젖히는 루터가 나온다.

 

이렇게 이들을 통해 우리는 중세를 거쳐 근대에 접어들게 된다. 부르고뉴 공작들, 카를 5세, 헨리 8세가 유럽을 활동 무대로 삼았다면, 콜럼버스는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 걸쳐 있고, 코르테스에 이르러 활동 무대가 아메리카 대륙으로 확장이 된다.

 

여기에 말린체라는 여성이 등장하는데... 코르테스에 협조해 아스테카 제국이 멸망하는데 공헌을 한 여인. 그와 코르테스 사이에 난 아이를 사람들은 메스티소의 시조라고 한다는데... 이 책에는 스페인 사람인 게레로라는 사람이 아메리카 원주민과 결혼하여 자식을 낳았다는 사실이 나온다.

 

엄밀한 역사적 사례로는 메스티소의 시조는 코르테스와 말린체의 자식인 마르틴이 아니고 게로로의 자식들이라고 할 수 있다. 게레로는 원주민 사회에 동화되어 살아간 사람이라고 하니...

 

중남미의 슬픈 역사를 이 책에서 말린체라는 여인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된다. 이렇게 8명(말린체를 포함하면 9명... 부르고뉴 공작들은 여러 명이 나오니 10명 이상)을 통해 유럽이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시대를 살펴보게 한다.

 

성공했든 실패했든 그들은 유럽의 역사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고, 우리는 이들을 통해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로 어쩌면 이렇게 한 시대에서 다른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때인지도...

 

그렇다면 이런 시대의 흐름 속에서 누가 이들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것이 또 바람직한 방향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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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2 12: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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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2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