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의 즐거움 롤랑 바르트 전집 12
롤랑 바르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동문선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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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자를 죽이고 독자의 자리를 열어준 것은 책읽기가 독자의 삶의 과정에 관여해야한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모든 문학비평은 비평형식의 문학이다. 바르트의 언어와 사유를 다 이해하지는 못해도 한인간의 사유과정은 스승의 길이고 그 과정의 언어화는 문학적 실현이다. 일기와 대담의 언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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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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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심전력으로 망가지거나 도망치거나 홀로서거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끝내 할 수 있는일이란 다시 전심전력으로 계속해보는 것-살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듯 전심전력으로 만두를 빚고 먹는 모습이 내가 발견한 희망이었다. 쓸쓸하지만 그렇게 따뜻한 만두를 빚어먹으며, 다시 계속 살아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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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서쪽에서 - 시에서 잃어버린 것들이 출렁이는 그 곶 이야기
탁현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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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음의 힘을 믿으며, 이 글을 그대가 볼 거라고 믿으며, 편지를 써요.

그래요, 이 책은, 탁이 쓴 제주도의 서쪽 이야기는, 그가 트위터에 물고기나 노을, 바람을 찍어 올릴 때만해도 그냥 거기 일이 있어 가나보다 했어요. 상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는 그냥 거기 있었던 '남'이니까요. 그대의 외로움을 알고 나서야 탁의 외로움 혹은 생각보다 깊었을 상처가 조금 느껴졌다고 해야겠어요. 그러니까 내게는 언제나 그대의 상처가 먼저인거죠.

 

탁의 이야기를 읽는 시간은 내내 석양이었어요. 서쪽이 비로소 제게 인식되었다고 해야겠어요. 해가 지는 쪽, 저무는 쪽, 쓸쓸하고 외로운 쪽, 어둠을 가장 먼저 만나는 쪽, 어쩔 수 없이 슬픈 쪽, 당신이나 내게 더 익숙한 쪽, 그러나 지금은 그대 혼자 응시하는 쪽!

 

"스러지는 것에 대한 본능적 슬픔 같은 것일까?

 저물어가는 것에 대한 경외 같은 것일까?

 일상의 속도보다 훨씬 느린, 어쩌면 지루할 정도로 천천히 저물고 있는 일몰을 본다.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마치 다시 못 볼 것처럼

 바라들 본다."

                                   - <사람들> 중에서

 

 하지만 탁이 말한 일몰의 시간이 아름다운 것 처럼, 나는 지금 당신이 뚫고 가는 일몰의 시간 또한 그렇다고 느껴요. 내가 지켜본 당신은 충분히 그럴수 있을만큼 힘이 있었으니까!

 

 우리 언제 제주도에, 서쪽에 가볼 날이 있을까요? 아내의 시간, 엄마의 시간, 동료의 시간을 내려놓고 당신과 나, 또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생각나는 누군가를 끼워서 함께 늙어가는 여자들끼리 한껏 느릿한 시간을 보낼 날이 있을까요?

 혜심언니도 만나고, 추의 여인숙에 짐을 부려놓고 문어 삼촌이 여전히 문어를 잡는지도 보면서, 나란히 앉아 일몰을 보는 날이!

 그냥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좋군요! 바라는 게 꼭 이뤄지는 것보다 먼 후엣일로 미뤄두고 설레는 것도 나쁘지 않군요.

 

탁이 열렬히 살았기 때문에 깊이 상처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깊이 상처받은 남자, 상처를 해풍으로 핥으며 회복하는 그가 쫌 멋있다고 생각해요. 멋이 아니라 맛으로, 끼니를 위해 낚시를 하는 모습도 꽤 좋고 말이죠.

 도시의 삶, 특히 나의 삶에서 한 끼 식사를 위해 내가 들이는 품은 돈을 쓰는 일 뿐이라니. 생산하는 노동이 아니라 소비하는 노동으로 차린 내 밥상이 잠깐 미워지기도 했어요. 15층 공중에서 사는 나의 삶이 문득 측은해졌다면 오버일까요?!

 

 내가 아는 사람중에는 열렬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몇 있는데, 그 중에서도 당신은 맨 앞이라는 말, 했던가요? 어떻게 순간순간을 저토록 집중해서 사나 싶어서 아주 가끔은 그냥 맥 놓고, 요즘말대로 '멍 때리고' 살아보라고도 말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탁처럼 살 수는 없기에 가끔은 팽팽한 마음에 바람을 좀 빼는 일로 쉬어가기를! 아마 입밖에 내 본 적이 없을 거예요. 그토록 진지한 당신에게 차마 그 말을 할 수가 없었지요.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은 한껏 미간을 모으고 뭔가에 집중하고 있겠지요?

 그게 당신이니까그걸 바꾸라고 말하지 못하겠어요.

 탁의 서쪽이라면, 지금 당신이 있는 그곳은 당신의 서쪽이겠지요. <<당신의 서쪽에서>>라는 이 책의 제목은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당신이 있는 삶의 현장, 바로 그곳이겠군요.

 

 그러니, 당신! 지금 당신이 잘 살고 있는지 의심해서 힘들어 하지 말았으면 해요. 나 또한 늘 나를 의심하고 잘 살고 있는건가 차갑게 따져묻고 허망하게 일상으로 돌아오는 삶을 반복해서 이런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거 알아요.

 그렇다고 해도 당신에 대해 말을 해 줄 수는 있어요. 그건 내가 본 당신이니까요.

 내가 본 탁의 제주도 이야기가 "훗, 뭐야, 좋잖아! 다행이야" 했던 것 처럼, 당신은 지금 훌륭하게 당신 삶을 살아내고 있어요.

 

 이 책을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내게 보내왔을 때부터 조금조금씩 읽으며 당신과 참 많은 이야기를 했네요.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좋아할만한 장면들이 많았다고 생각해요.

 압권이었던 일몰장면이나, 허당 김봉민 선장님이야기, 문어삼촌, 혜심언니, 추, 담배를 두 갑만 판 할머니, 강아지풀 모자에 꽂고 돌아가던 그 여자, 제주도의 말랑말랑 야릇한 지명, 바람 혹은 태풍, 그리고 KEEN! 추가로 친구의 발문에서 느껴지는 남자들만의 그 머시기!

 

 고마워요, 당신!

 그리고 힘내요, 당신! 당신은 거기에서 지금 잘 살고 있는 거, 맞.아.요!

 

 당신의 서쪽에서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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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과 목소리, 주체성 - 어린이 문학에 나타난
마리아 니꼴라예바 지음 / 교문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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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의 힘은 카니발적 전복에 있으나 아직 아동문학의 목소리, 주체는 어른의 규범을 따른다는 저자의 지적은 아동문학에 관계하는 모든 사람이 눈여겨볼 대목.현대문학이론으로 들여다본 아동청소년문학의 서사(이야기)스펙트럼이 폭넓어 감동이다. 섬세하지 못한 번역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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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 교양인을 위한 구조주의 강의
우치다 타츠루 지음, 이경덕 옮김 / 갈라파고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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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기 시작해 하루 해가 지기 전에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는 것은 느린 내 독서력에 비해 빠른 편이다. 그만큼 내용을 따라가기가 어렵지 않다는 것.

 구조주의를 아는 것, 이 책이 해설하는 네 명과 그들의 말을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하고 필요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중간 어느 지점에 가서 자연스럽게 해소가 된다.

 그것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나같은 사람이 삶의 방향을 잡는데 유용하다. 관계를 아는 것,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 것, 말해지지 않는 것과 말을 해야하는 것의 이유 등 그것들은 내가 지금보다 조금은 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이 책에서 다루는 그들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다면 나는 지금의 내가 보는 것과는 다른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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