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를 살아가면서 현실을 때로는 풍자적으로, 때로는 비관적으로 그렸던 채만식의 소설은 다른 누구의 소설과 다른 그만의 냄새를 강하게 풍깁니다. 사회주의자를 지지하는 현실주의자였던 그는 일제 말기 자신의 변절을 솔직히 고백하고, 해방된 세상에서 좌도 우도 아닌 철저한 현실의 입장을 유지하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좀 옹색합니다.
부모를 잃고 먼 친척 집으로 와야 했던 소녀와 사랑하는 이들 잃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사내가 비밀의 화원을 가꾸면서 서로의 상처를 쓰다듬습니다. 어린이용 소설치고는 꽤 세밀하고 감성적이고 감동적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지 백 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귀족적이어서 많이 불편합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세상에 공산당이 쳐들어와서 남쪽으로 내려온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야 했습니다. 얼마 후 전쟁이 벌어지고 폐허 위에서 다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몸부림이 이어집니다. 이범선은 그런 혼란과 폐허 속의 부조리한 사회를 냉철하게 소설로 그려냅니다. 공산주의가 싫다고 부조리한 자본주의 남한을 합리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떠도는 지식인의 시각으로는 삶의 풍부함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것이 영화 오발탄과 소설 오발탄의 차이입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데는 불교에 관련한 책들이 최고입니다. 그중에서도 채근담은 이론보다는 선비다운 자세를 쉽게 설명한 책으로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1910년대에 한용운이 엮은 책을 성각 스님이 다시 옮긴 책입니다. 자기 마음을 다스리면서 마음 속으로만 들어가지 말고, 다시 사회로 나올 수 있었으면 합니다.
두 명의 인도출신 요가 수행자가 쓴 요가에 대한 실용설명서입니다. 혼자서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다양한 그림과 설명, 도표 등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만으로 요가를 해보려하다가 실패하기는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