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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엔 어른들이 하는 말, 그러니까 "시간이 참 빠르다."는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루가 어찌나 길고 한 계절은 또 어찌나 더딘지 '대체 어째서 시간이 빠르다는 거야?' 의아하기만 했었죠. 나이를 먹고 보니 그 말이 정답이었습니다. 찜통 더위 속에서도 곧 가을이 오고, 견딜 수 없는 추위도 오리란 걸, 익숙하게 짐작하니까요.

더워도 그렇게 위로합니다. 곧 추워질 거다. 

아파도 위로합니다. 곧 나아질 거다.

 

 

책 좋아하는 사람 셋 중에 한 명은 이 작가, '밀란 쿤데라'를 꼽더군요(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저도 그런 인간 중 하나입니다. 뜻도 모르고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에 반해 쿤데라의 책을 탐독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의 새 책이 나왔다지요.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단연 제일 먼저 읽어야 할 목록입니다!

 

 

 

 

 

 

 

 

 

 

누구는 삼십 대 이후에는 더 이상 소설을 읽지 않는다고 하던데, 변함없이 소설에 매료되고 앞으로도 매료될 거라는 예감이 드는 저는 어쩔 수 없이 소설광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설정, '극한'과 '공포', '인간본성'을 따지는 이야기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국내소설이라는 점, 전에 경험하지 않았던 작가라는 점인데, 하지만 기대하고 있습니다!

 

 

 

 

 

 

 

역사란 알면 알수록, 들여다 보면 볼수록 흥미롭습니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세계, 시대를 소설로 만난다는 건 그래서 특별한 일이고 기쁜 일이겠죠. 그래서 이 책을 꼽아둡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 식민지 시대 아메리카 대륙, 노예 같은 핵심 단어들이 이미 관심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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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devous 2014-08-01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란 쿤데라의 인기가 압도적이군요 ㅜ 아마도 선정될 것 같은데 쿤데라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해줘야 겠습니다 ^^

동섣달꽃 2014-08-04 16:52   좋아요 0 | URL
오호- 사실 그런 분들이 벌써 여럿 계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선정되면 좋겠어요! 친구분에게도 기쁨을 나누게 되기를 ^^
 
[미국의 목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미국의 목가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7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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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이나 영화, 음악과 미술에 감명 받고 그에 대한 깊은 인상을 간직하게 되는 이유는 그 안에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예술은 그 안에 '개인'의 삶과 정서를 녹이는데 그것이 '세계'의 삶과 정서와 연결이 되지요. 아주 매끄럽고 놀랍게 말입니다. 그리하여 시간이나 공간마저 무색하게 만든 다음 예술이라는 경지에 이름을 새깁니다.

독특하고 비범해서 그저 낯선 작품들이 예술이라는 범주에 굳게 자리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작품을 왜 좋아할까요. 그 불편하고 어색한, 피하고 싶은 이야기(혹은 음악, 미술, 영화 등등...)가 가진 힘은 무엇일까요. 그건 아마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담긴 인간, 삶의 보편성 때문일 겁니다.

보편성. 그것이 제가 <미국의 목가>를 읽으며 말하고 싶었던 핵심 단어입니다.

 

미국에 정착한 유대인 동네는 '이방인'들의 집단입니다. '자유'로 상징되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미국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그대로 잇고자하는 그러나(혹은 그렇기 때문에) 결코 완벽하게 미국인은 아닌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주인공 '스위드'는 그 동네에서 가장 '미국인다운', '미국인에 가까운' 영웅적 인물입니다. 훌륭한 외모와 뛰어난 운동 신경, 무엇보다 스위드의 인생에 원인인지 결과인지 알 수 없게 작용한(!) 그의 모든 방식, 모든 것에 대한 순응적이고 모범적인, '착한(nice)' 태도. 그것이 시모어 레보브를 스위드로 만들고 그는 완벽한 스위드가 되었습니다. 스위드는 그 동네의 상징이자 자랑입니다.

 

그는 그 별명을 보이지 않는 여권처럼 가지고 다녔다. 그러면서 미국인의 생활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가, 거리낌 없이 크고 부드럽고 낙관적인 미국인으로 진화해갔다. - 1권, 313쪽

예의 바르고 친절하고 이른바 '상식적'인 사람은 어디에서나 사랑받지요. 그들은 인기가 많고 누군가의 환상이 되고 주변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이 시대에 크게 사랑받고 있는 연예인들이 좋은 예지요. 유재석이나 원빈 같은 사람들(저도 물론 그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그들처럼 하면 사랑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괜찮은 평판을 얻으려, 칭찬을 듣고 싶어 사회의 규범에 최선을 다해 순응한 경험 또한 누구에게나 있어요. 그러니 스위드를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아니, 되려 '스위드처럼 산다면 참 행복하겠다'고 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세상은 언제까지고 그의 편인 것처럼 보입니다. 스위드는 그에게 주어진 행운을 공기처럼, 피부처럼 간직하고 살죠. 그에게는 품위를 유지하고 보기에 좋아 갈등이 없는 - 사실 그 갈등은 보이지 않는 곳에 빼곡히 쌓여 있지만, - 자신의 삶이 도대체 왜 이상한 것이고 의문을 가져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삶을 이루는 조건들이 대부분 충족된 사람들이 어째서 또 다른 것을 원하고 꿈을 꾸고 뛰어 넘지 못할 경지에 가고 싶어 하는지 그는 결코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토록 모범적인 스위드입니다.

 

왜 이런 아무것도 아닌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할까? - 2권, 138쪽

행복하고 아름다운 스위드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던 소중한 딸 메리. 스위드는 사랑하는 딸 메리가 저지른 사건으로 인해 이제 완전히 무너집니다. 처절히 부서지는 그의 성. 견고하고 우뚝 선 아름다운 그의 풍경이 잔혹하게 해체됩니다. 스위드는 전에 한 번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언제나 성공해왔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선의로 사람을 대하면 항상 그에 대한 보답을 받아왔기 때문에 메리가 저지른 테러를 받아들이지도, 소화시키지도 못합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원인을 따지고 다른 이를 탓할 뿐입니다. 어리석게 보일 수 있지만 그러나, 그것이 대개의 '스위드'들이 내놓을 수 있는 보통의 반응이지요.

하지만 그 사건은 일어나고 말았고, 범인은 그의 딸 메리가 맞고, 메리는 그가 상상도 하지 못한 삶의 궤적을 그리며 삽니다. 그는 그것을 제 힘으로 막을 수 없다는 걸(없었다는 걸, 없을 거라는 걸) 힘겹게 깨닫습니다.

 

그는 대부분이 질서이고 아주 작은 부분만 무질서인 줄 알았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한 것이었다. 그는 환상을 만들었는데, 메리가 그를 위해 그 환상을 해체해주었다. - 2권, 281쪽

그리고 언제나 반항적이던 그의 동생 제리, 거침없이 독설을 내뱉는 제리, 스위드에 대한 제리의 냉혹하고 거친 비난이 쏟아집니다. 그는 왜 자신이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제리를 그것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말,

 

바로 그거야! 맞았어! 우리는 충분치 않아. 우리 누구도 충분치 않아! - 2권, 77쪽

을 남깁니다.

 

기대하는 것과 달리, 세상은 완벽하지 않고 '우리 누구도 충분'하지 않지요. 스위드는 그저 행운아였고 그 행운아에게도 얼마든지 이해할 수 없는 고통과 시련이 찾아올 수 있는 게 이놈의 세상, 이렇게 생겨먹은 세상입니다. 착한 사람들이 희생되고 탐욕스러운 사람들이 성공하고 친구가 배신하고 가족이 해체되고 억압이 없이는 살 수가 없습니다. 낭만적이고 이상을 꿈꾸던 사람이 가지려 했던 '미국의 목가'는 한낱 먼지처럼 작은 한숨에도 저 멀리 휘날리고 맙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엄청나게 기쁠 때도 다음을 준비하고, 바닥에 있다가도 더 내려갈 곳은 없을 거라고 자신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또한 주변을 생각하고 함께 분노하고 더불어 움직여야하는 것이겠지요.

 

필립 로스의 <미국의 목가>는 치열하고 냉정합니다. 읽을 때보다 읽고 나서가 더 좋은 소설입니다. 다시 꺼내들기는 쉽지 않겠지만 꼭 한 번 읽어야 할 좋은 소설입니다. 한가로운 전원에 지어진 오래된 돌집, 그곳에 사는 완벽한 가족을 따라 삶의 애환을 함께 겪고 나니 어쩐지 스위드, 메리, 제리, 스위드의 아내 돈까지 모두가 애처롭게 느껴집니다.

 

자, 이제 스위드로 분한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영화를 기다리며! 지내기로 합니다.

(언제 개봉하나요...)

 

 

덧붙이기 하나.

저는 이 소설이 엄청나게 매력적인 인물, '제리'를 화자로 등장시켰다면 어떻게 됐을까를 상상합니다. 모두를 비난하고 세상을 등지고 제멋대로 살고 대체로 비관적이고 불가해하게 긍정적이고 모범적인 친형을 항상 비난하는 제리 말입니다. 이 매력적인 캐릭터는 하지만 '미국의 목가'라는 제목과는 도무지 어울릴 수 없겠죠...

 

덧붙이기 둘.

철저하게 인물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 미국의 근현대사, 그 다양한 사건들이 정말이지 '모범적으로' 작품 안에 함께 그려집니다. 그 세세한 역사적 사건이 익숙지 않았던 저는 때로 그런 대목이 불필요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렵기도 했지만요. 막상 책을 덮고 나니 바로 그 지점이 이 작품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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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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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 윤동주, '쉽게 쓰여진 시' 중에서

 

때때로 '평화'에 대해 생각합니다. 어른 손을 잡고 유치원 가는 아이들과 철마다 모습 바꾸는 나무들, 뭉게구름과 고추잠자리 같은 것들.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소곤거림, 신체에 대한 어떤 강제나 억압도 없고 자유와 권리에 대해 당연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기, 어디서 시작된, 어떻게 구축된 '평화'인지 궁금해 할 틈도 없는 그런 '평화'에 대해 말입니다.

요즘 같은 계절에 맹렬하게 우는 매미 소리를 듣고 있으면 또 그렇게 평화를 생각하다 시간이란 개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기억과, 나라는 존재 단둘만 그 자리에 남곤 합니다. 내 속에 쌓인 내 부모들의 피와 그 부모들의 피와 그 부모들의 피... 그 안에 아로새겨진 과거를 조금 선명하게 느끼는 순간 나는 보이지 않는 먼지처럼 작아지는 걸 느껴요. 역사란 그토록 거대해서 먼 곳에만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여기, 완전히 다른 곳에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우리가 딛고 선 평화 - 과연 현재에도 완벽한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잠시 접어두기로 합니다. 과거에 있었던 압도적인 상황과 지금은 분명 차원이 다르니까요. - 를 한 꺼풀만 걷어내도 알 수 있습니다. 그곳에 선연한 핏빛 기억이 채 위로도 받지 못하고 빳빳하게 고개 들고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거들, 새카만 가슴을 안고 겨우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곁에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정형화되는 혹은 왜곡되는 과거의 기억들 때문에 고통 받는 건 그들뿐이 아닐 겁니다. 우리만이 아닐 겁니다. 해결되지 않는 것들은 반드시 곪아 터지기 마련이니까요. 내 피에 새겨진 경험들이 그대로 자식들에게, 또 그 자식들에게 전해지겠지요. 이대로라면 그들 역시 과거에 산 사람들과 똑같이 고통 받을 겁니다.

그러고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평화가 그 양이나 질적인 면에서 결코 기대만큼 팽창하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슬프고, 미안한 일입니다. 그래서 자꾸만 윤동주의 시가 생각납니다.

 

체육관이 있습니다. 감히 상상할 수 있다고 결코 말 못하는 경악스러운 광경이 체육관 안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있습니다. 밀려들어오는 시체들을 기록하고, 닦고, 체육관에 눕히는 사람들은 모두 어제까지도 평범했던 시민들입니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그런 험한 일을 맡았습니다. 아무리 양초를 태워도 지워지지 않는, 지워지기는커녕 점점 심해지기만 하는 부패한 냄새 속에 평범한 사람들이 그들을 위로합니다. 시체들은, 어제까지 평범한 사람들이었던 그 시체들은 누구의 총에 죽었나요. 누가 총을 쐈나요. 누가 총을 쏘라고 명령했나요.

 

죽어서도 자기 몸 곁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과 살아서도 제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담담한 목소리 안에 들어있는 공포와 질문이 낱낱이 만져집니다. 그것들이 너무나 가깝게 느껴져서 공포를 느끼고 질문을 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나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나는 2014년 여름에 있지만 1980년 5월에 시청 앞에 나가 총 맞은 친구를 두고 도망쳤다가 그 친구를 찾으려 시체를 보관하던 체육관에서 지내다가 친구를 따라 죽고 만 소년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 화자가 들려주는 같은 날의 기억은 도처에서 강렬하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저는 언제나 '어머니'에서 눈물이 납니다. 애지중지 키운 착한 막내아들이 아까워 반쯤은 넋이 나가 더운 여름에도 추위 타는 몸속에 사는 어머니("몸이 추와서 글제. 여그가 얼마나 따땃한지 아냐. 삭신이 따땃해야." - 180쪽)에서, 밥을 먹고 일상을 지내는 평범한 일이 괴롭고 미안한 어머니("목숨이 쇠심줄 같어서 너를 잃고도 밥이 먹어졌제. - 187쪽)에서, 젖먹이였던 어린 아이의 웃음을 떠올리며 어쩔 줄 모르는 어머니("어쩌끄나, 젖먹이 적에 너는 유난히 방긋 웃기를 잘했는디. - 191쪽)에서 얼마나 눈물이 났는지.

 

이 소설을 얼마나 힘들게 읽어야 했는지 모릅니다. 지하철에서 울다가 서둘러 내리기도 하고, 혼자 있는 집 안에서조차 차마 소리 내어 울 수 없어 숨죽이기도 하고 말이죠. 하지만 저의 이런 경험은 불과 몇 십 년 전 있었던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공선옥 작가가 말했습니다. '광주는 아직 얘기되지 않았다'고요. 더 늦기 전에, 완전히 늦어버리기 전에 계속 얘기되어야 할 뼈아픈 이야기를 피하지 않고, 공부하고, 더 열심히 기억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예전에 우린 깨지지 않은 유리를 갖고 있었지. 그게 유린지 뭔지 확인도 안해본, 단단하고 투명한 진짜였지. 그러니까 우린, 부서지면서 우리가 영혼을 갖고  있었단 걸 보여준 거지. 진짜 유리로 만들어진 인간이었단 걸 증명한 거야. - 130쪽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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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조용히 책을 읽으며 더위를 식히는 엄청나게 황홀하고 사치스러운 휴식을 해내(!)려고 늘 노력합니다. 그런데 너무 더워 그만 포기할 때가 종종 있어요. 그럴 때, 이런 책들을 읽으며 위로받고 싶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차가운 동굴에 족쇄를 찬 채 갇혀 있는 인물들!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설정입니다.

대단한 자신감의 문구, '이것이 프랑스 스릴러다'가 더욱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아직 실패한 적이 없는 프랑스 소설에 대한 기대 덕분에 '읽어야 할 목록' 상위에 꼽아두기로 합니다.

괴로운 여름밤에 아주 좋은 동반자가 나타났군요.

 

 

 

 

 

 

 

 

 

더위를 핑계로 긴 호흡의 장편이 버거워졌을 때는 이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단편집이라 좋고, 이국적이라(러시아는 어쩐지 유럽 어느 나라 못지 않은 거리감이 있어요)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좋고, 좋고...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 경험한 탄탄하고 쫄깃한 이야기를 떠올린다면 넬레 노이하우스의 첫 번째 소설을 외면하기 힘들겠네요. 이 책이면 더 이상 여름밤이 괴롭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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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배우는 사람]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느리게 배우는 사람 창비세계문학 30
토머스 핀천 지음, 박인찬 옮김 / 창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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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읽히지도, 그렇다고 딱히 읽기에 난해하지도 않은 애매한 이 소설집에 대해 무어라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우선, 제목을 '시간과 공간의 낯선 거리감'이라고 붙인 이유에 대해 말해야겠네요.

소설이 제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낯설기 때문인데요. 이런 낯섦의 원인을 곰곰히 따져보니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제가 가까이 갈 수 없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났습니다. 가령 군대라든가(군대는 이 나라를 사는 우리에게 그리 낯선 환경은 아니지만요, '이슬비'에서 군대는... 글쎄요), 미국 남성의 감수성('로우랜드') 같은 종류의 것들이 공감하기 힘든 상태로 책 속에서 뛰놀고 있었습니다.

어떤 소설은 그것들을 뛰어넘고 단숨에 저에게 오기도 하지만요, 모든 소설이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가령 저는 <필립과 다른 사람들>(미안합니다, 노터봄 아저씨...)이나 <사형장으로의 초대>(롤리타 첫 머리는 심지어 외우고 있을 정도라고요!!;;;) 같은 책들은 부끄럽지만 끝까지 읽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거든요. 이 안타깝고 슬픈 목록에 또 한 권의 책을 추가하려니 마음이 무너집니다...

이런 소설들에서 제가 찾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요? 혹, 핀천이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저 역시 이 감상을 이십 년 뒤에 읽고 견딜 수 없이 긴장되는 건 아닐까요. (그 정도는 아니겠지요...)

어쩌면 작가는 이 작품들을 만날 독자들의 이와 같은 당황스러움을 미리 짐작하고 가장 멋있는 '서문'을 써서 과거의 젊은 자신을 변명하고 있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이 책의 서문은 어떤 작가가 쓴 서문보다 마음에 들었거든요.

특히 이 부분.

 

젊은 친구들에게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결국 변화하리라는 것, 완성된 인물의 스틸사진이 아니라 움직이는 영화, 움직이는 영혼이라는 것이다. - 37쪽, '작가 서문'

 

 

 

남은 일생 동안 오직 자궁과 아내라는 냉혹한 합리성에만 복종해 살아야 한다면 그로서는 도저히 버텨낼 자신이 없음을 깨달았다. - 81쪽, <로우랜드>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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