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주세요!

읽고 싶어 꼽아둔 책을 서평단 도서로 만날 때 쾌감이란! 

그래서 돌아오는 마감에도 불구하고 이 활동이 즐거웠습니다. 

마감 덕분에 책을 열심히 읽기도 하고요. 


마감 페이퍼를 쓰려니 괜시리 쓸쓸합니다. 

가을바람 탓이라고 해두지요. 




- 14기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무엇보다 밀란 쿤데라의 새 소설 <무의미의 축제>가 기억에 남아요. 아마 신간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책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만큼 독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는 거겠죠. 길지 않은 분량입니다만 묵직한 이야기였어요. 가장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 14기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1. 무의미의 축제

 2. 소년이 온다

 3. 비트겐슈타인의 조카

 4. 제르미날

 5. 기 드 모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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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4-10-28 1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쿤데라의 인기를 실감했어요 ^_^ 이 책 베스트로 꼽아주신 분들도 많더라고요.

동섣달꽃님 좋은 활동 보여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또 제가 그 때 배송 실수해서 정말 죄송하고요. (훌쩍)

좋은 계절 보내세요!

동섣달꽃 2014-10-31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말씀을요! 무사히 책 받아서 다행일 따름입니다^^ 또 만났으면 좋겠네요!!
 
적을 만들다 - 특별한 기회에 쓴 글들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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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만들다. 움베르토 에코. 열린책들.
40쪽. 우리가 적을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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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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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향연입니다. "수많은 대화 장면이야말로 이 소설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이다."라는 문구를 보고 '과연 그렇지!'라고 외쳤습니다. 누가 뭐래도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은 화려하고 흥미진진하게 흘러넘치는 말, 말, 말입니다. 힘 있고, 자신감에 찬 문장들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 새 돈 엘레미리오의 궁전(!)으로 들어가 그와 저녁을 먹고 있는 사튀르닌이 된 기분에 빠지고 말아요. 돈 엘레미리오의 모순된 말에도, 사튀르닌의 차디찬 말에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여요. 쏟아지는 말 소화하느라 잠시 멈춤을 해야 하는 순간도 번번이 찾아오고 말이지요.


특별히 '말의 향연' 앞에 '사뭇 신나는 낯선'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거침이 없다는 점이에요. 돈 엘레미리오의 터무니없는 살인의 이유를 들어봅시다.


죽음은 사진을 모방할 목적으로 자연이 발명해 낸 기능이오. 인간은 죽음의 순간이라는 그 놀라운 정지의 이미지를 포착하기 위해 사진을 발명해 냈소. : 145쪽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인가요! 그러니까 그는 자신이 '믿는' 예술적 이유로 어떤 죽음의 순간들을 수집하고 있는 중이라는데(물론 진심으로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는 연인들에 대한 장황한 설명도 포함하고 있지만). 이런 내용, 충분히 혐오를 일으킬 만하죠. 그런데도(!) 우리가 느끼는 혐오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돈 엘레미리오라는 남자, 꽤 귀여운 면이 있거든요. 농담도 잘 하고요.


-정말이지 어디 내놓을 수가 없는 사람이군.

-보시오. 집 밖에 나가지 않는 내가 옳지 않소. : 54~55쪽

무엇보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릅니다. 흔들림이 없어요. 저는 무심코 텍스트를 혐오스럽게 얼굴 찌푸리며 읽다가도 '어? 이게 아닌가?'하는 반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거침없는 이 남자. 참 흥미로운 캐릭터입니다.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 내용에 비해 불편함이 크지 않은 이유 중에는 사튀르닌의 의연한 태도도 크게 한 몫을 합니다. 눈앞에 앉은 살해 의혹이 있는 남자와 저녁을 먹고 대화를 나누는 동안 사튀르닌은 크게 두려움을 느끼거나 분노하거나 당황하지 않거든요. 오히려 반박하고 다그치다가 그를 외면하고 그 남자 우위에 있고자 합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게, 살인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충분히 결말을 궁금해 하며 책장을 넘길 수가 있는 것이지요. 낯설고 신나는 말의 향연을 감상하면서.



이 새로운 푸른 수염은 사튀르닌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고백합니다. 그 사랑을 가볍게 넘겨버리는 사튀르닌도 재미있지만요, 굴하지 않고 계속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남자가 저는 참 재미있습니다. 그 와중에 도무지 현재를 살고 있지 않는 것 같은 중세의 정중함이라니! 이 모든 것이 한 데 어우러져 대단히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들의 대화에 빠져서는 안 될 샴페인까지 힘을 싣고요. 그러고 보면 이 소설은 어떤 순간의 이미지, 대저택에서의 만찬과 끝나지 않는 대화로 떠올릴 수 있는 바로 그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단연코! <푸른 수염>의 책읽기는 아주 즐겁습니다. 저는 책을 도무지 빨리 읽지 못하는 사람인데요, 그런 제가 이 책을 반나절 만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으니, 이거 참 대단하지 않나요? 중편 정도 분량임을 감안하더라도 꽤 놀라운 경험입니다. 속도감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원한다면 우선 읽어보시길.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현대판 푸른 수염 이야기는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과거에 사는 남자, 냉소적이고 지적인 여자의 대화가 의외의 부분에서 지적인 자극을 주거든요. 가령 젊음에 관해 이야기 하는 돈 엘레미리오의 이런 말,




재미있지요?


몇 구절 더 공유합니다.


자기 자신을 믿을 만하다고 말하는 사람들 역시 그렇지 않은 사람들만큼이나 위험해요. - 32~33쪽

전날 같았으면 아마도 짜증이 났을 칭찬이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사랑에 빠지는 건 얼마나 가증스러운 일인지! - 118쪽

사람들은 이제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주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요. - 142쪽

그 후로 전 황당함이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람들은 무엇보다 그것 때문에 거짓말을 해요. 그런데 당신은, 당신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죠. 그래서 당신이 하는 말의 4분의 3이 그토록 터무니없는 거예요. - 174쪽

 그리고 돈 엘레미리노라는 매력적이고 음울한 남자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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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열린책들. 

64쪽. 사튀르닌과 돈 엘레미리오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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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해. 임성순. 은행나무 출판사. 
2부 244쪽. 선생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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