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홍이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특수경찰 블럭"이 어제밤에 도착했다. 저녁밥도 안 먹겠다고 해서 안 먹으면 돌려 보낸다고 협박했더니 밥만 후닥닥 먹고 만들기 시작했다.
8시부터 9시30분까지 장장 1시간 30분에 걸쳐 만든 작품이다. 이외에 헬리콥터, 오토바이, 본부 등도 있다면서 계속 만들려고 해서 또 한번의 협박으로 오늘은 여기까지 하기로 함.
오늘저녁!!!
아침 눈뜨자마자 만들기 시작한 "특수경찰청 블럭"의 현재 진도상황이다.
하루종일 집밖에 나가보지도 않고 만들었다(중간중간 수가 블럭조각들을 숨기는 바람에 벌써 1조각은 잃어 버리고, 블럭조각들을 찾느라 헤맨시간도 만만치 않기는 함).
항상 사촌들과 노느라(울트라맨 놀이, 조이드 놀이, 싸움놀이 등) 하루가 짧은 홍이가 어느날 사촌이 산 이 블럭을 보고는 너무 사고 싶다고 졸라댔다. 그래서 '옳다구나, 이번 기회에 책 읽는 습관을 들이자' 생각하고는 그림책 한 권 읽는데 100원 !!! (아직 지홍이 혼자 읽기 독립이 안된 관계로 내가 읽어줘야 함). 이 돈들 모아서 사라고 했다. 그랬더니 처음에는 하루에 몇 권씩 부지런히 읽어달라고 하더니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됬던지 할머니를 졸라 만원을 받아내고, 나머지 14,000원은 어떻게든 채웠다(중간중간 엄마 흰머리 뽑기 10원---내가 새치가 많아서---, 신발정리하기 500원 등도 끼워넣음).
그래서 주문한 것이 이 "특수경찰청 블럭"이다. 근데 이 녀석이 이 블럭을 주문(지난주 금요일)한 후에는 단 한권의 책도 읽어달라고 하질 않는다. "그림책 좀 보자" 했더닌 싫단다. 이제 책 읽기의 동기를 잊어버린 것이다. 그야말로 그 동안의 나의 노력이 그냥 도로아미타불이 된 것이다. 이 녀석 대체 어떻게 해야 될지 난감하다.
그런데 한편, 홍이가 장시간 혼자 꼼작없이 앉아서 설명서를 보면서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내는 모습에 또 기쁜것도 사실이다. --- 내가 내 맘을 잘 모르겠으니 이게 더 큰일인가 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