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밥도둑
황석영 지음 / 교유서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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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방과 후에 집에 돌아왔을 때, 항상 집이 비어 있던 게 불만이었다. 찌개만 데우고 밥솥에서 반만 퍼서 먹으면 되는, 엄마가 미리 식탁에 차려 놓은 밥을 동생과 챙겨 먹는 것도 항상 귀찮아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친구들도 대부분 부모들이 맞벌이를 해서 비슷한 처지였기에, 빈 집이 당연한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말이다. 내가 빵을 좋아하게 된 것이 바로 그 즈음이었을 거다. 어느 날, 아파트 입구에 있던 조그만 빵집에서 솔솔 풍겨오는 빵 굽는 냄새에 이끌려 가지고 있던 용돈을 털어 빵을 하나 사왔다. 그날 이후, 거의 습관처럼 그 빵집에 들르게 되었는데 엄마가 비운 빈 자리를 허전하지 않게 든든히 지켜주는 건 언제나 빵이었다. 갓 구운 빵 하나만 들고 있으면, 밀린 숙제도, 마음에 들지 않는 성적표도, 친구와의 다툼도 다 잊어 버리고 행복해졌으니 말이다. 퍽퍽하지만 담백한 스콘은 허기진 배를 채워주었고, 진한 초코 향의 브라우니는 우울했던 기분마저 사라지게 만들어주었고, 특유의 향에 매혹되었던 시나몬 롤은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었고, 우유랑 함께 먹으면 너무 부드럽고 폭신폭신한 카스텔라는 친구랑 함께 먹으면 든든한 기분이었고, 살짝 얼렸다가 먹으면 마치 아이스크림 같은 베이비슈 역시 나의 단골 간식이 되어 주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러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빵을 즐겨 먹는다. 이제는 직접 계량을 하고 반죽을 해서 직접 빵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전국의 유명한 빵집들은 죄다 한번씩 가 보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맛이 있었던 건 소박한 동네 빵집에서 평범하게 구웠던 당시의 빵들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특별한 시기를 상징하는 음식은 시간이라는 틀을 거쳐 추억으로 박제가 되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먹는 사람의 영혼마저 감싸주는 소울 푸드가 된다. 이 책은 2001년작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에 새로 두 편의 글이 추가된 개정판이다. 황석영 작가가 그 동안 걸어온 모든 길에서 음식이 사람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음식이 그의 수많은 희로애락을 어떻게 함께 해왔는지 알 수 있는 이 책은 마치 따뜻한 집밥을 먹는 것 같은 푸근함마저 안겨주는 에세이집이다. 게다가 그가 표현하는 음식 재료와 상세한 조리법들은 웬만한 요리책 못지 않은 풍부한 묘사로 작가의 미식 수준까지 감탄하게 되고 만다.

밥상에 함께 올라온 모시조개 넣고 된장 고추장에 끓인 '냉이토장국'은 옛날의 잊혀진 사진같이 정겨웠다. 겨울의 하얀 냉기 속에서 봄날의 풀꽃들을 찾아내는 기쁨 같은 것이다.

한겨울에까지 눈 속에 남아 있던 불미나리와 냉이무침의 싱그러운 맛은 겨울이 깊으면 봄이 멀지 않았다는 옛 시를 떠올리게 했다. 특히 불미나리 무침과 파래김치 같은 맛들은, 묵은 김장김치며 기름진 육것으로 포위된 듯한 한겨울에 봄을 재촉하는 방안 화초의 물기 어린 방향과도 같다.

사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밥상은 작은 우주와 같다. 아니, 밥 먹는 게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이리 거창한 비유를 할까 싶을 수도 있지만, 음식만큼 일상에서 손쉽게 누릴 수 있는 행복이 또 있을까 잘 생각해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끼니를 때우거나, 시간에 쫓겨 대충 배만 채우거나, 단지 먹는다는 행위 자체에만 목적을 두며 살고 있긴 하지만, 언젠가 인생을 되돌아보면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한 음식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황석영 작가가 펼쳐내는 음식 이야기는 작가의 전 생애를 거치며 바로 삶 그 자체를 그리고 있는 것처럼 무궁무진하다. 나라의 경제가 신통치 않았던 육십 년대에 보낸 군 시절의 음식들, 유년시절 전쟁 직후의 음식들과 미군부대의 퓨전 요리들, 구치소와 감옥에서 보낸 다섯 해 동안의 음식들이며 첫사랑 그녀를 떠올리게 하는 음식과 김일성 주석과 함께 먹었던 특별한 음식 등등 너무도 다양한 장소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한 추억이 펼쳐진다.

출근길 지옥 철에서 시달리고, 회사에서 상사에게 한 소리 듣고, 내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기획안은 풀리지 않고, 연인은 속을 썩이고, 그렇게 종일 쌓이고 쌓인 스트레스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사람들에게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면서 극대화가 된다. 그러고 퇴근해봐야 어두운 집에서 나를 반기는 건 아무 것도 없고, 대충 차려서 배를 채우고 거실에 앉아 멍하니 티비를 보고 있노라면 다음날 다가올 출근에 대한 압박으로 답답해지고 말이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이 '엄마가 해주는 집밥'이 아닐까. 이상하게 내 입맛에 꼭 맞는, 맵지도, 그렇게 짜지도, 지나치게 달지도 않으면서 조미료 하나 안 들어가도 감칠맛이 돌고, 두 그릇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을 것만 같은 포만감을 주는 그럼 엄마 표 밥상 말이다. 우리는 바로 그 밥 힘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이 책에 실린 여러 에피소드들을 읽는 내내 나는 따뜻한 집밥을 먹는 것 같은 따스한 위로를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와 함께 먹는 음식의 위대함과 기쁨을 이렇게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다면, 당신의 인생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경상도의 음식을 들라면 우선 짜고 맵고 투박하며 원색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다른 지방에서는 맛볼 수 없는 것들이 더러 있다.

부산에 갔을 적에 이른 아침에 아낙네들이 '재칫국 사이소!'를 외치며 창 밖을 지나는 소리에 잠이 깼다. 재첩조개를 넣고 소금으로 간하여 끓여낸 국은 개운하고 속풀이에 좋았다. 요즈음 점심참에 먹기 좋지만, 우뭇가사리묵을 채 썰어서 콩가루와 갖은 양념을 하고 식초 섞은 냉국을 부어서 먹는 우무냉국도 속이 시원해진다.

결혼을 해서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게 되고 나니,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을 기회가 사실 거의 없게 된다. 그래서 가끔 친정에 가게 되면 침대에서 뒹굴 거리면서 부엌에서 엄마가 요리하는 소리를 듣는 순간이 그렇게 따뜻하고 기분 좋을 수가 없다. 코끝을 자극하는 매콤한 향, 치익 소리를 내는 밥솥에서 풍겨오는 고소한 밥 냄새, 혀끝에 맴도는 익숙한 감칠맛까지. 그 모든 것을 상상하게 만드는 부엌의 달그락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나는 하루 동안 나를 스트레스 받게 했던 그 모든 순간들이 모조리 사라져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나를 괴롭히던 문제들은 내일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은 여유로움이 생긴다고 할까. 세상에 먹는 일만큼 중요한 게 또 뭐가 있겠냐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 어떤 문제도 더 이상 껴안고 있겠다는 마음이 사라지게 되니 말이다. 그렇게 따뜻하고 푸근한 한끼 식사는 우리를 잠시나마 이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데려가 주곤 한다. 지금 내 상황이 어떤지, 나를 기다리고 있는 문제 거리들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일이 또 오늘 같이 반복될 거라는 거라는 걸 생각하면 얼마나 지루한가. 거기다 오늘도, 내일도 늘 비슷한 반찬에 끼니를 때우기 위한 식사가 된다면 식사 시간이 즐거울 수가 없을 것이다. 뱃속을 따뜻하게 데워줄 요리들이 내 시린 마음마저 만져준다면, 그저 그런 생각만으로도 한 끼 식사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 또는 누군가를 위해서 요리를 하게 된다. 내가 요리를 좋아하는 이유 또한 바로 그것이다. 내가 해준 음식을 먹고 기분 좋아할 사람을 떠올리며 요리를 하는 순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만드는 요리에는 그만큼의 행복도 담겨져 있을 것이다. 요리는 만든 사람과 먹는 사람 사이의 교감이기도 하니 말이다. 음식을 함께 나눠 먹고, 그 관계 속에서 얻어지는 소소한 즐거움 때문에 나는 오늘도 음식을 만들고, 누군가와 함께 나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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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 스토리콜렉터 40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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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는 이상한 현상들이 일어나거나, 유령이 목격 되는 등 괴이한 일들 때문에 사람이 살지 못하는 집을 말한다. 혹은 그저 음산한 분위기의 집이나 실제로 사건, 사고가 벌어졌던 폐가를 말하기도 하는데, 그 덕에 수많은 호러 영화, 공포 소설에서 폐가나 흉가는 질리지도 않고 자주 사용되는 소재이기도 하다. 호러와 미스터리를 오가는 미쓰다 신조의 이번 작품 역시 그것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미스터리보다는 오롯하게 호러에 치중하고 있어 극단의 공포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쇼타는 사당 앞에 쪼그려 앉아 열심히 빌었다.

부디 모모미를 지켜주세요, 가족을 구해주세요, 여기 사는 동안 부디 아무 일 없기를...

그렇게 열심히 빌고 있을 때였다. 문득 등 뒤에 뭔가 기척이 느껴졌다.

등 뒤에 뭔가 서 있다......

오싹하면서 등골이 떨렸다. 산 정상에서 긴 혓바닥 같은 언덕길을 타고 그것이 내려왔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다.

초등학교 4학년인 쇼타는 아버지의 전근 때문에 이제까지 살던 도쿄를 벗어나 한적한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사를 하는 날에 가슴 언저리가 꽉 죄는 듯 답답하면서도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불안감과 섬뜩한 두근거림이 엄습해 쇼타는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그런데 쇼타는 유치원에 갔을 무렵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무렵이면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적이 종종 있었다. 꼭 무슨 안 좋은 일이 벌어질 때면, 엄청나게 초조한 기분에, 뭔가 무서운 것이 자신들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게다가 이사할 곳에 도착해 눈앞에 보이는 작은 산은 마치 거대한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산자락 근처에는 폐가로 보이는 저택까지 있었으며, 그곳으로 오는 내내 받았던 섬뜩한 느낌이 가족들이 앞으로 살 집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사 짐이 도착해 종일 가족들과 정리를 하고는 피자 가게에 배달을 시켰는데, 배달원 소년이 기묘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 집에 살던 사람들 모두 자신의 가게 단골이었으나, 모두 오래가지 못했다고 말이다.

말과 행동이 시원시원하고 보이시 한 용모에 자기중심적인 성격의 누나 사쿠라코와 누구에게나 어리광을 잘 부리는 귀여운 막내, 여동생 모모미, 그리고 엄마와 아빠, 다섯 명의 가족은 그렇게 새로운 집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집을 둘러싸고 있는 이상한 기운에, 주변 이웃들의 수상쩍은 반응에, 쇼타는 점점 불안해지고, 급기야 여동생인 모모에게 밤에 찾아 왔다는 그것의 존재는 더욱 분위기를 괴기스럽게 만든다. 쇼타는 자신의 불안을 어른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나름의 조사를 시작하는데, 하나씩 밝혀지는 과거의 미스터리 한 일들과 현재에 벌어지는 괴이한 일들은 점점 공포의 겹을 쌓아 올린다. 그러다 마침내 쇼타는 여동생 모모를 찾아오는 '그것'과 마주하게 되는데... 그 장면은 정말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오싹했다.

스륵........ 찰싹, 스륵스륵...........찰싹, 스륵.........

옆방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등골이 오싹하는 섬뜩함과 구역질이 날 것 같은 소름 끼치는 기운이 바싹바싹 전해져 왔다.

저 여자가 바닥을 기억 이쪽으로 오고 있다!

그 광경이 뇌리에 또렷이 떠오르자 쇼타가 외쳤다.

", 코우! , , 잡아당겨!"

미쓰다 신조는 특정 장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하고 있는 작가인데, 좀더 대중적인 미야베 미유키나 히가시노 게이고 만큼이나 국내에 번역 출간된 작품들이 많다. 단행본을 포함해작가 시리즈’, ‘도조 겐야 시리즈’, ‘사상학 탐정 시리즈등에 이어 이번에 소개되는 것은 ' 3부작 시리즈'가 되겠다. <흉가>에 이어 <화가>, <재원>으로 이어지는 이 시리즈는 나이 어린 주인공이 낯선 곳으로 이사하면서 벌어지는 괴이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각 권 사이에 내용상의 연관성은 없지만, 편안한 보금자리여야 할 집이 끔찍한 괴이 현상의 무대가 된다는 점에서 하나의 시리즈가 되고 있다. 특히나 어린 주인공의 눈으로 체험하는 괴이한 일들과 끔찍한 사건들은 공포를 독자들에게 '감정이입'시키기에 너무도 적합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사실 공포야말로 굉장히 원초적인 감정이기도 하니 말이다.

나도 공포물에 한때 열광한 적이 있었는데, 그 시작이 초등학생 때부터였다. 당시에는 홍콩 할매 귀신이며 머리부터 거꾸로 움직인다는 통통 귀신이며 유난히 아이들 사이에 떠도는 괴담이 유행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공포 소설이 참 다양하게 출판되었었는데, 용돈만 생기면 서점으로 달려가 공포물들을 샀던 기억이 난다. 재미있는 건 그렇게 공포물이 좋아서 온갖 종류의 책들을 섭렵했음에도, 밤이 되면 책 표지만 봐도 무서워 항상 표지가 보이지 않게 책을 꽂아 두거나 책상 위에 엎어 놓았다는 것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어린 마음에 실제로 책 속에서 벌어지는 것 같은 미스터리 한 일이나 무서운 존재들이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느꼈던 것 같다. 이번 <흉가>를 보는 내내 어린 쇼타가 불안함과 두려움, 그리고 괴이한 일들의 근원을 파헤쳐보고자 하는 마음 등이 어린 시절 내 모습과 겹쳐지면서 공감 지점을 만들어 더욱 오싹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니 이 책은 절대 밤에 보지 말 것. 혹시라도 밤에 보게 되더라도 책 표지는 꼭 덮어 둘 것. 혹시라도 '그것'이 당신의 집, 당신의 가족에게도 찾아올 지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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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마무리가 되었네요.

신청자수가 워낙 적어서.. 추첨하고 뭐고 하긴 좀 그렇고해서... 신청하신 분들 다 드리는 걸로.. ㅎㅎ

 

다락방님 : 뉴욕미스터리

새벽의누나님 : 오베라는 남자, 기억나지않음,형사

헤르메스님 : 그랜드마더스

 

혹시 다락방님은 다른 책 필요하신 게 더 없으실까요? 두 권 신청하셨는데, 한 권만 보내드리려니.. ^^;;

 

 

세 분은 비밀 덧글로 주소, 연락처, 성함 남겨주세요!!!

 

 

그럼 책과 함께 즐거운 시간들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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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3-24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그러면 저 <창백한 잠>도 신청할게요!! ㅎㅎ
고맙습니다, 책 나눔 해주셔서요. 주소삼종셋트 밑에 비댓으로 쓸게요.
:)

피오나 2016-03-24 15:08   좋아요 0 | URL
우체국택배로 보냈어요! 재미있게보세요^^

2016-03-24 0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4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피오나 2016-03-24 15:08   좋아요 0 | URL
우체국택배로 보냈어요! 재미있게보세요^^

ICE-9 2016-03-24 15:22   좋아요 0 | URL
웃! 감사합니다. 잘 읽을게요^^

사과나비🍎 2016-03-24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책 나눔하셨나 봐요~^^* 신청을 놓쳤네요...^^; 아무튼 좋은 일하셨네요~^^*

피오나 2016-03-25 02:04   좋아요 1 | URL
담번 나눔때는 사과나비님도 참여해주세요^^

다락방 2016-03-25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책 두 권 잘 받았습니다. 책 상태도 참 깨끗하네요! 고맙습니다, 잘 볼게요.
:)

피오나 2016-03-25 21:51   좋아요 0 | URL
네넹! 책과 함께 행복한 주말 되세요^^

ICE-9 2016-03-26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잘 받았습니다^^ 피오나님 덕분에 도리스 레싱의 마지막 작품을 잘 감상하게 되었네요. 주말 잘 보내세요^^

피오나 2016-03-26 01:49   좋아요 0 | URL
ㅎㅎ 네. 재미있게 보시고, 기분 좋은 주말 되세요. ^^
 
무너진 세상에서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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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터 작품으로는 최고라 칭해지는 마리오 푸조의 소설 <대부>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영화 <대부> 역시 액션 보다는 가족드라마를 통해서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했었다. 아버지와 아들, 남자와 여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을 도모하는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테마를 갱들의 권위로 그려내며 가족의 질서를 패밀리의 질서로 확장한 것이다. 살인과 폭력이 난무하고 배신과 밀고는 덤인 갱스터 작품에서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이 '가족'이라는 것은 사실 참 아이러니하다. 하긴 뭐 세상에서 평생 정직하게 돈을 벌어본 적은 없고, 가장 나쁜 짓만 골라서 하며,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라도 자신의 가족만큼은 끔찍하게 챙길 테니 그리 이상한 게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누군한테 무릎을 꿇을 필요도 없고 줄을 설 필요도 없으며, 직접 규칙을 만들고 삶을 만들면서, 매일 아침 일어나 시스템에 엿 먹일 방법을 궁리하는 것'이 바로 갱이라지만, 사실 집에서는 누구보다 다정한 남편과 자상한 아버지가 되는 것 또한 그들이다.

데니스 루헤인의 이 작품 역시 '가족' 드라마를 놓치지 않고 읽어야 한다. 그래야 이 작품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을 때, 더욱 애처롭고 쓸쓸한 여운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올해 만났던 책 중에서 가장 애잔하고 마음이 아픈 결말이 아니었나 싶다

악명 높은 은퇴한 갱, 조 커글린을 만난 얘기는 거의 아무한테도 하지 않았다. 아내한테 말해 볼까도 했지만 그저 버벅거리기만 했다. 도저히 번잡해서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비록 만남은 짧았으나, 전후를 막론하고 그렇게 슬픔과 애정과 권력과 카리스마는 물론, 악행의 가능성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아내한테 조 커글린을 한마디로 설명하고자 했을 때 나온 단어는 '무한한 능력'이었다.

은퇴했지만 아직도 여전히 영향력이 대단한 조 커글린은 어느 날 자신이 살인청부의 타깃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누군가 당신을 죽이려 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특별히 누군가를 엿 먹인 적이 없었다. 게다가 합리적으로 볼 때 전혀 말이 되지 않았다. 그는 현재 꽤 많은 사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으며, 그가 없다면 금전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수많은 거물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갱으로 활동하던 과거에도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했던 적이 있었으나 그때는 그래도 타당한 이유라도 있었으니까. 조 덕분에 떼돈을 벌게 된 수많은 거물들은 앞으로도 그가 잘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체 '왜 나지?' 하지만 이 소문이 아무리 막연하고 비현실적이고 근거가 빈약하더라도, 자신의 죽음에 대한 것이었기에 그는 아무리 해도 살인청부에 대해 떨쳐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혹시라도 죽게 되면 홀로 남겨질 아들 토머스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조는 자신을 죽여 이득을 볼 사람이 누구인지 따져가며 자신의 살인청부 의뢰자를 찾아 헤맨다. 그렇게 이주 동안이나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살도 빠지고,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기고 머리카락까지 빠질 정도로 고민하는데, 그는 살인청부 전날까지 답을 찾지 못한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그가 죽기를 원치 않는다며, 살인청부는 농간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조는 마음 속 불안을 억누를 수가 없다. 조는 누구든 살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냉철한 전직 갱이자 사업가지만, 아들 토머스를 고아로 남겨줄 수는 없다는 아버지로서의 절박함에 미련을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보자면 필요에 따라서는 누군가를 살해할 수도 있는 '나쁜 사람'이지만, 아들에게만은 그저 '특별히 좋은 사람이 아닐 뿐'이라고 자신의 일을 설명하고 싶은 평범한 아버지였으니 말이다. 

"아들을 사랑하나?"

"세상에서 제일."

"그럼 당신 생각은 때려치우고 엄마를 선물하게."

"아들은 언젠가 떠나. 늘 그래. 평생 같은 방에 앉아 있다 해도 아버지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 하니까."

"나도 아버지한테 그랬소. 당신은?"

"비슷해. 그렇게 어른이 되잖아? 아이들은 매달리고 사나이는 떠나고."

이 작품은 데니스 루헤인의 <운명의 날>, <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에 이은 커글린 가문 3부작의 완결편이다. <운명의 날>에선 인종, 남녀 갈등의 정점이던 1919년 미국의 최대 경찰 파업을 다루었고, <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에서는 술이 마약처럼 밀거래 되던 금주법 시대를 배경으로 화려한 갱들의 시대를 그렸었다. 이번 <무너진 세상에서>는 커글린 가문의 막내아들 조 커글린의 마지막 이야기가 묵직하게 펼쳐진다. 수십 년 동안 친구였던, 마치 형제와도 같았던 사람에게도 등을 돌릴 수 있는 비정함이 작품 전반에 흐르지만, 작품의 마지막 장면을 만나게 되면 너무도 인간적으로 마음이 아파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죽은 자들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인도를 메우는 그 장면,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에서 울컥하는 감정에 채 취해보기도 전에 작가는 독자들의 등을 떠민다. 매정하게도. 이게 현실이라고. 그래 나도 안다. 결국 이렇게 끝나버릴 거라는 걸. 하지만 믿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독자들이 믿고 싶어하는 환상을 매몰차게 걷어 내버리는 데니 루헤인의 솜씨는 가히 역대 급이다. 

스티븐 킹이 이 작품을 일컬어 '대부 이후 최고의 갱스터 소설'이라고 했으니, <대부>의 비토 코를레오네식으로 말해 보자면, 이 작품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과도 같다.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그냥 하고 잊어버려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남자들만의 세계, 갱들의 세계이니 말이다. 당신은 이 책을 꼭 만나보아야 한다. 3부작이니 순서대로 읽으면 더 좋겠지만, 사실 이 작품부터 읽기 시작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진짜 남자들의 세계가 알고 싶다면, 가족을 사회적인 의미로 읽어 보고 싶다면, 그리고 끝장나게 애잔하고 쓸쓸한 마지막 장면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놓치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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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다보니 종종 같은 책을 두 권씩 가지게 되는 경우가 생기곤 하는데요.

서재에 책들이 넘쳐나서 주체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조금이라도 정리를 할까 합니다.

 

이곳을 가끔 들러주는 분들께 작은 선물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

 

책은 증정 표시가 있지만 모두 페이지 한 번 넘겨보지 않은 새 책들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나머지 책으로 독서를 했으니까요. ㅋㅋ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1.공허한 십자가/히가시노 게이고

2.범인에게 고한다/시즈쿠이 슈스케

3.오베라는 남자/프레데릭 배크만

4.기억나지않음, 형사/찬호께이

5.창백한 잠/가뇨 료이치

6.그랜드마더스./도리스 레싱

7.뉴욕미스터리/리 차일드 외 16

 

택배비는 착불이고요.

읽고 싶은 책을 1권 혹은 2 ( 3권 까지도. 이유가 있다면...) 덧글로 남겨 주시면 됩니다.

신청하신 도서가 겹칠 경우, 공정하게 랜덤으로 추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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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03-19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응원합니다.^^

피오나 2016-03-21 00:10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사합니다.

다락방 2016-03-19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두 권 신청해도 되나요?
그랜드 마더스와 뉴욕미스터리 요!!
꽥!! 이런 일이 다 있네요!!

피오나 2016-03-21 00:11   좋아요 0 | URL
ㅋㅋ 넹. 신청접수요!!

cyan 2016-03-19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베라는 남자, 기억나지 않음 형사 두 권 신청해봅니다~~ 못받더라도 감사한 일이네요!!!

피오나 2016-03-21 00:11   좋아요 0 | URL
신청해주셔서 저도 감사합니다. ^^

ICE-9 2016-03-19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 우연히 이런 좋은 나눔 글을 보는군요. 제게도 기회가 온다면 그랜드마더스 신청하고 싶습니다. 이번 신간 추천했던 책이기도 해서^^ 그럼, 나눔 이벤트기 성황리에 마무리 되길 빌며^^

피오나 2016-03-21 00:12   좋아요 0 | URL
하핫. 그러고보니 <그랜드마더스>는 담달 신간평가단으로 선정이 될 수도 있겠군요. 그렇게 되면 저는 책이 세 권이 되니 부디 다른 책이 선정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