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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맨 9 - 못된 고양이 캣맨 ㅣ 도그맨 9
대브 필키 지음, 노은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워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는 거야!
미워하는 게 항상 나쁜 것은 아니야."
"그래요?"
"아무렴! 미움은 살아갈 힘을 주기도 한다고!
... 때로는 남는 게 미움뿐일 때도 있다고!!!"
"아빠, 그러면 사랑은 어때요?" p.110~111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조차 푹 빠져서 읽게 된다는 마성의 그래픽노블 <도그맨> 시리즈! 드디어 9권이 나왔다. 이 시리즈는 개 머리에 사람 몸을 한 경찰관 도그맨과 못된 짓만 일삼던 고양이 피티의 아기 고양이 '리를 피티', 그리고 그들의 로봇 친구 애디에칭디까지... 세상의 모든 악당들로부터 도시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나서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도그맨> 시리즈는 전 세계 40개국에 4000만부 판매되었으며 아마존 어린이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독자 리뷰가 무려 15,800여 개가 달린 책이 있다. 드림웍스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시리즈가 흥미로운 것은 도그맨이 보통의 영웅들과는 꽤 다르다는 점일 것이다. 도그맨은 사람 말을 못할 뿐만 아니라 개의 본능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툭하면 사람들을 핥아 대고 심지어는 오줌과 똥을 아무 데나 싸는 경찰서의 골칫덩어리이니 말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선한 마음을 가졌고, 매 사건마다 놀라운 기지와 용기를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고야 만다.

이번 9권에서는 사고뭉치 도그맨 때문에 화가 난 시장이 도그맨을 경찰서에서 내쫓으면서 시작된다. 서장이 '시에서 가장 훌륭한 경찰 서장'으로 뽑혀 상을 받는 날이었는데, 도그맨은 시장의 장미밭을 마구 파헤쳐 엉망으로 만들고, 진흙이 잔뜩 묻은 상태로 달려들어 시장의 옷을 흙투성이로 만든데다, 모자를 찢고 결국 시청을 와르르 무너뜨리는 사고를 치고 만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시장이 그 자리에서 도그맨을 바로 해고해버린 것이다.
단짝이었던 서장도, 경찰서 식구들도, 그리고 도그맨도 펑펑 울며 슬퍼한다. 너무 너무 슬퍼서 눈물로 홍수가 날 정도로 경찰서에 난리가 나고, 축 쳐진 도그맨은 집으로 돌아온다. 상심한 도그맨에게 리틀 피티와 애디에칭디는 그림책을 그려주며 위로해주고,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어 낸다. 바로 고양이 머리 모자! 그렇게 고양이로 변장한 도그맨은 경찰서로 향하는데, 고양이 머리로 다시 경찰관이 될 수 있을까.

"아들, 난 못하겠다.
나는 너처럼 무조건 사랑할 수가 없구나."
"아빠...
꼭 사랑하지는 않아도 돼요.
그냥 미워하는 마음을 버려 봐요." p.198~199
한편, 피티의 아버지이자 리틀피티의 할부지는 교도소를 탈출하기 위해 꾸질이로 변신한다. 그렇게 거미처럼 생긴 이상한 고양이 꾸질이가 도시를 공격하기 시작하는데, 이번에도 도그맨은 악당을 막고 도시를 구해낼 수 있을까.
닥치는 대로 못된 짓을 하는 악당은 사실 좀 심심하고 외롭다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걸 보던 서장은 악랄한 고양이에게 조수가 필요하다며, 도그맨에게 위장 근무를 지시한다. 꾸질이가 같은 악당이라고 믿을 수 있도록 도그맨은 '나는 못된 고양이'라고 쓰인 명찰을 달고 캣맨이 되어 출동한다. 꾸질이가 너무 외로워서 못된 짓을 했던 거라면, 같이 놀 짝꿍이 생기면 꾸질이도 바르게 살 수 있을까. 그렇게 도그맨이 변신한 못된 고양이 캣맨이 꾸질이를 만나게 되는데, 캣맨은 꾸질이를 속여서 체포할 수 있을까.

도그맨 시리즈는 '어린이가 직접 쓰고 그린 이야기’라는 콘셉트로 서두를 시작하고 있어, 글과 그림이 더욱 기발하고, 엉뚱하고, 재미있다. 하지만 한번 웃어 넘기고 덮어 버리는 책이 아니라, 깔깔대고 웃는 이야기 속에 뭉클한 진심과 따스함이 숨겨져 있다. 사악하고 못된 짓만 골라서 하는 악당으로 등장한 피티는 아들인 리틀 피티가 나오면서부터 나쁜 마음과 착한 마음 사이에서 늘 갈등한다. 너무도 천진무구한 표정과 행동으로 핵심을 찌르는 말들을 툭툭 내뱉으니 천하의 악당 조차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게 생겨 먹었지만, 그런 세상도 움직이는 것은 아주 작은 마음들이다. 아기 고양이 한 마리, 개의 머리를 한 경찰관 등 사랑과 친절한 마음씨가 세상 무엇보다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들이 있어 조금은 살 맛나는 것 아닐까.
이 시리즈는 가벼운 유머로 시작되었지만, 갈수록 보편적인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시리즈이다. 단순함이 만들어 내는 통쾌함과 유쾌한 상상력, 그리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만들어 내는 뭉클한 진심과 감동은 보너스다. 자, 아이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 주고 싶다면 도그맨 시리즈로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