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거핀의 인체 친구들 3 - 뉴런, 번쩍 배송을 부탁해! 소맥거핀의 인체 친구들 3
김기수 그림, 서후 글, 박상민.샌드박스네트워크 감수, 소맥거핀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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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맥거핀의 인체 친구들>이 벌써 세 번째 이야기로 찾아왔다. 이 시리즈는 920만 구독자를 보유한 소맥거핀의 인기 콘텐츠 ‘인체 친구들의 하루’를 어린이 메디컬 개그 만화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1권에서는 몸속 기관들을 하나씩 살펴봤다면, 2권에서는 소맥이의 몸속에 들어온 독감 바이러스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번에 나온 3권에서는 뉴런 캐릭터가 전면에 등장해 신경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들려준다.




우리 몸의 주요 인체 기관들을 캐릭터화해 몸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코믹하게 담은 메디컬 개그 만화이지만, 초등 과학 연계로 재미있게 책장을 넘기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을 배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주인공 소맥이 몸속의 인체친구들이 독창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해 각자 몸의 기관들이 하는 일을 보여주는데, 뇌와 뉴런을 비롯해 혀, 눈동자, 폐, 심장, 근육, 피부가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 




친구들과의 약속을 깜빡하고 늦잠을 잔 소맥이의 정신없는 하루부터 마을 체육 대회에 강제로 참여하게 된 소맥이의 좌충우돌 에피소드, 코피가 나고, 멍이 드는 이유와 외부의 자극을 감각기관이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 등 자극부터 반응까지 모든 순간에 함께하는 뉴런의 활약을 만나볼 수 있다. 


소맥이가 겪는 일과 소맥이 몸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른 모양의 만화 칸으로 구분해서 표현했다. 몸 밖과 몸속 세계가 자연스럽게 구분되어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가족 중 최약체이자 서열 꼴지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주인공 소맥이, 부동의 서열 1위 엄마, 소맥이 괴롭히기가 제일 재밌는 누나에다가 이 시리즈에는 다양한 몸속 친구들이 잔뜩 등장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쉬지 않는 운동 중독자 심장, 소맥이의 움직임을 책임지는 근육, 열정적으로 운동해서 소맥이를 숨 쉬게 하는 폐, 자주 다치는 소맥이 때문에 상처나 멍에 예민한 피부, 열심히 몸속의 각종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 온몸과 신호를 주고받느라 늘 분주한 뇌, 입에 뭐가 들어올지 몰라 쉽게 놀라는 혀 등 귀여운 인체 친구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인체 상식을 알고 읽으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인체 비밀 노트와 '특!' 지문을 꼼꼼히 살펴 보며 이야기를 따라가보자. 그리고 ‘인체 친구들 탐구 편’ 코너에서도 짚고 넘어가면 좋을 인체 지식을 알차게 수록했으니 놓치지 말고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모든 만화와 정보 글은 의사이자 소설가인 박상민 선생님의 감수를 통해 정확도를 높였다. 


이상형을 만나면 뇌에 설렘 경보가 울릴까? 왜 머리카락은 잘라도 아프지 않을까? 긴장하면 정말 오줌이 마려울까? 운동은 정말 건강에 좋을까?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귀여운 만화적 표현과 친절한 설명을 통해 알려줘 인체 필수 지식에 대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과학에 흥미를 붙여주고 싶은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초판 한정으로 구급상자 만들기도 받을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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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무법자
크리스 휘타커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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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 나쁜 짓 했어, 엄마.'

'누구나 나쁜 짓을 해.'

'근데 바로잡을 수가 없을 것 같아.'

스타는 두 눈을 감고 아직도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했고, 딸이 그녀에게 부드럽게 기댔다. 

더치스는 너무나도 간절히 같이 노래 부르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내가 널 지켜줄게. 그게 엄마들이 하는 거니까."

더치스는 우는 법이 없었지만 그때는 거의 울 뻔했다.                    p.130



열세살 소녀 더치스는 스스로를 '무법자'라 칭한다. 술과 약에 빠져 사는 엄마를 대신해 다섯 살인 어린 남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맞서 싸울 자세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도 우리를 괴롭힐 수 없어. 아무도 우리를 비웃을 수 없어. 내가 너를 지켜.' 라는 말로 소녀는 오직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 사실 소녀와 소녀의 남동생이 태어나기도 한참 전에 비극은 시작되었다. 30년 전, 열다섯 살의 '빈센트 킹'이 '시시 래들리'라는 아이를 죽이고 살인죄로 교도소에 수감된 사건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기 때문이다다. 더치스의 엄마인 스타의 삶이 잿빛이 된 것도 일곱 살이던 동생 시시가 죽고 나서부터였다. 그리고 이제, 빈센트 킹이 마을로 돌아오면서, 비극의 서막이 다시금 시작된다. 


경찰 서장인 워크는 어린 시절 빈센트 킹과 스타 래들리와 모두 친구 사이였다. 그의 시계는 30년 전 그 사건 이후로 멈춰 있다. 그는 친구를 30년 동안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스타의 아이들을 늘 신경쓰고 보살피며 살고 있다. 빈센트 킹이 출소해 마을로 돌아오고 나서 얼마 뒤 또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번에야말로 친구를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은 워크는 친구의 결백함을 믿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더치스의 삶에는 계속해서 위기가 생기고, 한번도 찬란한 시기를 보내지 못했던 소녀의 삶은 활짝 피기도 전에 무채색으로 물든다. 극중 더치스는 코코아를 들어 숟가락으로 마시멜로를 퍼서 입에 넣는 장면이 있다. 소녀는 너무 달아서 깜짝 놀라는데, 그렇게 삶의 좋은 것들을 잊어 버린 채 살아온 것이다. 할아버지는 더치스에게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라고 늘 말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밤이 되어 달이 아타야 캐니언으로 숨고 운전기사가 속도를 늦추더니 실내등을 끈 뒤에야 더치스는 로빈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막지 않았다. 가슴이 아팠다. 누가 좌석 등받이에 버려두고 간 반질반질한 잡지에 나온 연애 이야기 같은 아픔이 아니라, 영혼을 잡아 뽑아버리는 종류의 고통이었고, 너무 격렬해서 소녀는 몸을 웅크리고 숨을 헐떡이며 가방에 손을 넣어 물병을 꺼낸 뒤 병에 대고 얕은 숨을 쉬어야 했다. 운전기사가 소녀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의 눈에 걱정이 어려 있었으나, 헛된 걱정이었으니 소녀는 괜찮지 않을 것이었다. 앞으로 소녀 인생의 그 무엇도 괜찮지 않을 터였다.               p.517



정말 오랜만에 탄탄하게 잘 쓰인, 밀도 높은 범죄 소설을 만났다. 별 다섯 개를 주는 것조차 부족하다고 느껴질 만큼, 완벽한 작품이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뒤에도 결코 눈물을 흘리지 않던 어린 소녀의 삶이 그 뒤로 어떻게 됐을지 궁금해졌을 만큼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기도 했다. 출간된 해 골드대거상, 식스턴 올해의 범죄소설상, 네드 켈리 국제상을 휩쓴 이 작품의 원제는 'We Begin at the End'이다. 번역본의 제목도 좋지만, 작품을 읽는 내내 원제의 의미가 가슴을 먹먹하게 해준다. 희망은 세속적인 것이다. 삶은 쉽게 깨지는 거고. 하지만 우리는 이따금 너무 꽉 매달린다. 곧 부서질 거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던 엄마, 30년 동안 친구를 믿고 포기하지 않은 경찰 서장, 동생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세상과 맞서 싸운 누나,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손녀의 뒤에서 묵묵히 버틴 할아버지, 그리고 병원에 있는 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거는 한 남자... 모두 각자의 소중한 대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차곡차곡 쌓인 이야기의 끝에 도달해서 가장 슬펐던 점이 바로 그것이다. 각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는 것. 모두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는 것. 하지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는 것이 생의 아이러니이자 비극이다. 잘못에 따른 대가를 치른 인생, 다시 찾아온 기회, 구원을 바라는 애처로운 간청,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 겉으로 보여지는 서사는 범죄소설이지만, 이 작품은 훨씬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하루하루 분투하며 살아가는 여자아이와 과거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경찰관에 관한 이야기, 실수에 관한 이야기, 다시 일어나서 한 걸음씩 발을 내딛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선악의 개념과 희생과 구원에 관한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단 한 페이지도 허투루 넘기지 못하도록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단 시작하면 절대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을 만한 작품을 만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경이로운 작품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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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마거릿 미드 Who 세계인물 33
스튜디오 울림 지음, 스튜디오 청비 그림, 경기초등사회과교육연구회 감수 / 다산어린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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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개정판으로 출간된 <who? 세계인물> 시리즈! 정치, 경제, 인문, 사상, 인권,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늘날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세계인물' 시리즈에서 이번에 골라본 것은 자연과 하나가 된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원시 부족을 연구한 인류학의 어머니 마거릿 미드이다. 학습 만화를 통해 인물의 삶을 이해하고, 통합 지식 플러스 코너를 통해 다양한 배경지식과 상식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다. 




이 시리즈는 다양한 직업군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장점인데, 각 책의 후반부에는 진로 탐색 워크북을 구성해 인물의 직업 세계를 이해하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해볼 수 있다. 이번에 만난 두 책을 통해 문화 인류학자와 수필가라는 직업의 세계에 대해 배워 보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쓴 <월든>은 19세기의 가장 중요한 책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아이가 읽기엔 조금 어려울 수 있을 만한 책이다. 대신 이번에 자연의 순리 속에서 욕심 없이 사는 것이 가장 멋진 삶이라고 생각한 그의 가치관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되었다. 마거릿 미드는 넓은 세상을 탐험하겠다는 꿈을 어른이 되어서도 실현 시킨 인물로, 밀림 속 원시 부족을 찾아가 연구한 그의 삶을 통해 자기만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용기에 대해 배워볼 수 있었다. 




who? 시리즈 중에 '세계인물' 편에서는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에이브러햄 링컨을 시작으로 워런 버핏, 넬슨 만델라, 체 게바라, 헬렌 켈러, 마더 테레사, 알베르트 슈바이처, 프리드리히 니체, 존 스튜어트 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 40명의 인물을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영어 지문으로 만나본 적이 있었던 헬렌 켈러와 신화 속 도시를 발굴해 낸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을 읽었고, 이번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마거릿 미드를 만나 보았다. 다음에는 또 어떤 인물을 만나볼 지 선택의 폭이 넓어 기대가 된다. 아이가 처음 만나는 인물이 많은 편인데, 학습 만화로 풀어가는 내용이라 부담없이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 더 좋다. 딱딱한 역사도 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도록 풀어내고 있고, 낯선 인물들의 삶도 공감이 갈 수 있도록 그려내고 있어 학습 만화 형식이지만 더욱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는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who? 시리즈만의 독보적인 장점은 대통령, 변호사, 성직자, 애널리스트, CEO, 사회 운동가, 의사, 철학자, 환경운동가, 문화인류학자, 고고학자, 수필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해당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Who? 시리즈는 세계인물뿐만 아니라, 한국사, 인물 중국사, 아티스트, 인물 사이언스, 세계 인물, 그리고 스폐셜, K-pop라는 다양한 카테고리로 위대한 인물들을 소개해왔는데, 세계 인물 편을 완독한 뒤 다른 시리즈도 하나씩 찾아 읽어볼 예정이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그들 또한 평범했던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가졌던 꿈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노력과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어 아이들이 스스로 꿈을 찾고 이루어 가는 방법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나 who? 시리즈는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독후활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더 좋다. 문해력도 기를 수 있고, 다양한 영역의 통합 교육도 가능한 who? 시리즈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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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룩헤이븐 1~2 세트 - 전2권 비룡소 걸작선
파드레이그 케니 지음, 에드워드 베티슨 그림, 김경희 옮김 / 비룡소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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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어도 밤에는 절대로 이 방을 떠나선 안 돼. 자정이 지나고 나서는 더더욱.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아침까지 반드시 이 안에만 있어야 해."

미러벨의 진지한 목소리에 젬은 멈칫했다. 자신이 입을 떡 벌리고 있다는 걸 알지만, 다물려 해도 어쩐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빵 덩어리를 씹는 둥 마는 둥 삼켰더니 목에 턱 걸렸다.

"왜?" 젬의 물음에 미러벨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그냥 이 방을 떠나지 마. 무슨 소리가 들려도 방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약속해."                - 1권, p.68



톰과 젬 남매는 벌써 6개월째 떠돌이 신세로 길 위를 전전하는 중이었다. 전쟁터에 나간 아빠가 돌아오지 못했고, 이후 엄마마저 돌아가신 뒤 외삼촌과 함께 살았지만, 외삼촌은 조카들을 개 취급을 하고, 눈곱만한 흠만 보여도 업신 여기고 핀잔을 주고, 폭력을 휘둘렀다. 남매는 외삼촌한테서 달아나 이 도시 저 도시를 떠돌며 구걸을 하거나, 오빠인 톰이 도둑질한 음식으로 버텨왔다. 학대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남매는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땅 위에 둥둥 뜬 커다란 타원형 구멍을 발견한다. 구멍 너머에는 초호화 저택이 있었는데, 그 주변으로 마치 보초를 서는 것처럼 가시덤불과 기묘한 모양의 나무들이 심겨 있었다. 그 저택은 룩헤이븐 가문의 가족들이 사는 곳으로 오싹하고, 이상한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곳이었다. 투명한 머리가 벽에서 걸어 나오고, 허공에 포털을 만들어 공간을 이동하고, 거울 속에 갇히기도 하며, 햇볕에 활활 타 죽을 수 있는 방도 있는, '괴물'이라 불리는 이들이 사는 곳이었다. 


룩헤이븐 가문의 가족들은 막내인 미러벨을 비롯해 이넉 삼촌, 일라이자 이모, 버트럼 삼촌, 그리고 미러벨보다 300살쯤 많은 오드, 짓궂은 쌍둥이 자매 도티와 데이지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평소에는 박쥐, 거미, 곰 등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지내곤 하지만 미러벨에게는 좋은 가족들이다. 그런데 가족들과 달리 미러벨은 배고픔을 전혀 느끼지 않았고, 잠도 자지 않았으며 다들 한 가지씩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도 없었다. 하지만 바깥세상 사람인 이방인에게도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 룩헤이븐 가문의 가족들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날고기를 즐겨 먹고, 한때 인간을 잡아먹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인간들과 평화 협정을 맺고, 서로 간의 균형과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서로를 건드리지 않고, 각자의 세계와 분리 된 채 '글래머'라는 마법의 보호막에 둘러싸여 그 안에 머무리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열쇠로 열어야 하는 부분의 글래머가 찢어졌고, 인간 남매가 그 찢어진 틈으로 들어온 것이다. 인간 세계에서 도망쳐 온 남매는 이곳에서 무사할 수 있을까.





"나는 내 작은 삶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단다."

미러벨도 엘런비 선생님의 두 손을 꽉 잡으며 대답했다.

"'다 했다'가 아니라 '하는 중'이겠죠."

엘런비 선생님이 쿡쿡 웃더니 벽난로 위 선반으로 눈길을 들었다. 두 눈에 아득한 빛이 어렸다.

"인생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어 가지. 우리는 인생에서 여러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은 우리를 전혀 계획에 없던 목적지로 데려간단다..."                      -2권, p.70


이 작품은 <로봇 하트>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던 파드레이그 케니의 신작으로 카네기상 후보에 올랐고, 아일랜드 아동 도서상 아너상을 받으며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거대한 저택과 지하 깊숙이 자리한, 단단히 잠긴 거대한 문의 이미지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만약 괴물들도 두려워하는 괴물이 있다면 어떨까? 라는 의문으로 구체화되었다고 한다.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서로를 가족이라 부르는 괴물 가족과 진짜 가족들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괴물들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혐오와 차별을 통해 평범한 사람을 괴물로 바꿔 버리는 우리 사회의 그것을 돌아보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룩헤이븐 저택에는 지하 깊숙한 곳에 봉인해 둔 존재가 있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단숨에 그의 삶 전체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존재인 피글릿이다.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피글릿이 본 것을 동시에 보게 되는데, 그렇기에 그에게는 말이 필요 없고, 언어라는 것은 느리고 번거로운 수단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속하지 않기에, 시간을 뛰어넘은 존재이기에, 다른 이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피글릿은 어떤 모습도 하고 있지 않으며 어떤 모습이든 될 수 있는 존재였다. 누구보다도 나이가 많지만 누구보다도 어린아이 같은, 괴물들에게조차 미지의 존재이며 그래서 두려운 대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미러벨만은 피글릿을 보살피고 사랑해준다. 그리고 마침내 마침내 그를 지하에서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게 되기도 하고 말이다. 피글릿 뿐만 아니라 인간과 괴물 사이에서 태어난 ‘천출’이라는 존재를 통해 나와 다른 대상에 대한 차별을 보여준다. 전출로 태어난 아이들은 언약을 어기고 인간을 사냥한 자보다 더 혐오스러운 존재 취급을 받는데, 2권에서는 전출 소년 빌리를 등장시켜 더 다채로운 서사를 풀어내고 있다. 마음 둘 곳을 몰랐던 외로운 아이들의 우정 이야기와 신비롭고 아름다운 배경에서 그려지는 호러와 판타지의 조화 역시 이 작품의 특별한 매력이다. 낯선 풍경들을 섬세하고 세밀하게 구현해내는 삽화 또한 마음을 사로잡는다. 어린 시절 괴물 이야기를 좋아했던 적이 있다면, 괴물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해석으로 써낸 이 독보적인 이야기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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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의 기술 - 최소 노력으로 삶에 윤기를 더하는
이노우에 신파치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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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꾸준히 글을 쓰는 비결은 '매일 하기'다.

매일 하는 것이 곧 무조건 오래가는 '대단한 방법'이다. 정말, 정말로. 날마다 거르지 않고 하면 반드시 이어지니까.

'못 하는 날'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 못하는 날은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건 '매일 한다'고 결심하는 것이다.

꾸준함을 쉽게 손에 넣으려면 선택지를 줄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우선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를 없애버리자. '한다', '하지 않는다'를 날마다 일일이 고민하지 않게 만들면 된다.              p.72


정말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을 만나왔지만, 단연코 시선을 사로잡는, 너무도 흥미로운 자기계발서를 만났다. 바로 북디자이너이자 습관 부자인 이노우에 신파치의 <꾸준함의 기술>이다. 저자는 어시스턴트 없이 혼자 1년에 200권 가까이 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책을 디자인해왔다. 게다가 본업뿐만 아니라 연 1회 사진전 개최를 20년 동안 해왔고, 매일 루틴으로 조깅 25년, 일기 쓰기 22년, 블로그 글쓰기 9년, 춤 연습 3년, 책 한 권 읽기 3년 등을 지속하고 있다. 어떻게 이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는 걸까. 시간이란 모두에게 공평하게 하루 24시간이 주어졌던 게 아니었나. 이런 취미를 이리도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해온다는 게 가능한 일인 것일까.


그렇다. 누구라도 의문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러한 '괴물 루틴'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내 취미는 꾸준함'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삶이 너무도 궁금해졌다. 우선 기상은 대부분 4시견에 일어난다. 먼저 물 마시기, 베란다로 나가 하늘 사진 찍기,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기온 추측해 스마트폰에 기록하기, 어제 하루에 대한 감사 인사하기, 스트레칭하기, SNS와 뉴스 체크하기, 기획 구상하기, 명상까지 이 모든 게 20분 정도 걸린다. 이후 아침 업무를 처리하고, 어제 한 일을 체크하고, 오늘 끝낼 일들 순서를 정하하는데까지 9시 무렵에 마무리가 된다. 이후 취미, 기록, 운동을 번갈아 수행하는 루틴이 12시쯤 마무리되는데, 이 모든 루틴을 20년에 걸쳐 다듬으며 지금은 숨 쉬듯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퇴사 후 프리랜서가 된 이후 꾸준한 자기관리가 필수가 되었고, 그러다 점점 꾸준히 하는 것 자체가 취미가 되었다고 말이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처음부터 '성취'나 '발전'을 그리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달성해야 할 목표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발전 따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 재미있든 재미없든 상관없다. '이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 없이 시작하면 벽에 부딪힐 일도 없다.

이런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 건 모른다.

다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계속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이 달라진다는 사실 말이다.

눈에 보이는 발전이 없더라도 끊임없이 계속하면 반드시 변화가 찾아온다.                 p.168~169


저자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하면 무리 없이 모두 해낼 수 있을지 실험과 검증을 거듭하며 조금씩 고치고 또 고쳤다고 한다. 그렇게 20년이 지나고 보니 어느덧 모든 일이 순조롭게 돌아가게 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자동으로, 저절로 '꾸준히 이어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차례차례 연속으로 다양한 과제를 자동으로 처리하며 마치 각각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게임처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저자의 습관 루틴들은 생각보다 접근성이 어렵지 않아 누구라도 따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어떻게 해야 꾸준히 계속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지나치게 애쓰지 않고 쉽게 지속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바로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일'로 만드는 것이다. 물론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한다'와 '하지 않는다'를 날마다 일일이 고민하지 않도록 만들면, 그것만으로도 꾸준히 하기가 눈에 띄게 쉬워진다. 


이 책에 수록된 저자의 일상 루틴과 습관화의 비결은 그야말로 단순하고, 명쾌하다. 복잡하지 않고, 어렵지 않아서 읽다 보면 꾸준함이 이렇게 쉽게 할 수도 있는 거구나 감탄하게 된다. 없는 시간은 아침에 만든다, 기록하면 인생이 재미있어 진다. 하기 싫은 일일수록 해본다, 목적이 있든 없는 지금 눈앞에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은 되는대로 적당히 시작해본다, 매일 정해진 시간만큼 묵묵히 몰두한다, 쉬려면 내일 쉬자, 오늘은 하자! 등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팁들이 깨알같이 수록되어 있다. 꾸준함이 취미가 되면, 착실히 쌓은 것들에 의해 사람이 변화한다는 말이 점점 와 닿기 시작했다. 눈에 잘 보이지 않아도 변화는 틀림없이 일어난다는 것. 작은 일을 꾸준히 반복하는 사이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그것이 이윽고 '자신'이 된다는 것을 공감하게 되었다. 일본 서점가를 휩쓴 습관 책 1위답게 정말 실용적이고, 한 눈에 쏙쏙 들어오는 포인트들로 가득한 책이었다. 그저 그런 뻔한 말이 아니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희망이 아니라, 시간과 성실함이 만들어 내는 마법이다. 저자가 실천해 온 26가지 루틴 중에 당신에게 꼭 맞는 것을 부디 발견해보기를, 그렇게 되면 이제 당신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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