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와이즈베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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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의 차이는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엔트로피가 아직 최대치에 도달하지 않은 현재에서 시간이 더 흐르면 제2법칙에 의해 엔트로피가 증가할 확률이 엄청나게 높으므로, 과거와 다른 미래가 펼쳐지는 것이다. 최대 엔트로피에 도달하지 않은 배열은 며칠을 굶은 상태에서 음식을 찾는 사람처럼 엔트로피가 최대인 상태를 향해 달려간다. 성급한 물리학자가 과거와 미래의 다른 점을 찾다가 이 사실을 깨달았다면, 드디어 답을 알아냈다며 쾌재를 부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p.64~65

 

이 책은 《엘러건트 유니버스》《우주의 구조》등으로 칼 세이건 이후 최고의 ‘대중 과학 전도사’로 불리는 브라이언 그린이 10여 년 만에 쓴 신간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2020년 출간되어 즉각 아마존 과학 분야 1위를 차지했던 정말 따끈따끈한 신작인데, 카이스트 출신 과학전문 번역가 박병철 박사의 번역으로 국내에서도 빨리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엔드 오브 타임>이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우주의 시작에서 끝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보여준다. 입자물리학과 우주론을 바탕으로 '시간이 처음 흐르기 시작했던 시점부터 종말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우주가 어떤 길을 걸어 왔고 또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지' 만날 수 있다. 빅뱅에서 시간의 종말까지 우주의 시공간을 여행하는 가이드는 바로 '엔트로피'이다. 물질의 열역학적 상태를 나타내는 엔트로피는 '열역학 제2법칙'으로 어느 정도 익숙한 개념이다. 엔트로피는 시간이 흐르면서 항상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거다. 질서 있는 것들이 점점 무질서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것이 세상의 모든 물질이 따르는 법칙이다. 하지만 진화는 엔트로피 증가 법칙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별과 은하, 행성 등 질서 정연한 천체를 형성하고, 우주에서 가장 정교한 구조를 가진 생명체까지 만들어낸 것이다. 이 책은 시간대를 거슬러가면서 언젠가 붕괴될 우주에 별과 은하, 그리고 생명과 의식 등 질서정연한 피조물을 창조한 물리학 원리를 차근차근 살펴본다.

 

 

 

과학은 언제나 변하지 않을 것 같은 현실의 저변에서 역동적인 드라마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아냈다. 모든 만물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이 캐스팅한 '진화'와 '엔트로피'라는 두 캐릭터가 서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드라마의 플롯은 간단하다. 진화가 어떤 구조를 애써 만들어 놓으면 엔트로피가 그것을 파괴하는 식이다. 이야기 자체는 깔끔한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앞에서 보았듯이 진화와 엔트로피는 적대적 관계가 아니다. '전체의 대강'이 항상 그렇듯이, 이야기를 단순화시키면 중요한 진실이 흐릿해지거나 아예 사라져 버린다.     p.353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물리학의 기본 원리를 이용해 빅뱅과 별, 행성의 탄생 과정, 별의 내부에서 복잡한 원소가 합성되는 원리 등을 설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딱딱한 과학서의 느낌보다는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술술 읽히며, 마치 인문서나 철학서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분명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의식의 진화와 인간 존재의 의미, 우주의 종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재미있게 읽힌다는 점도 놀라웠다. 과학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설명하는 과학 이론들이나 용어들이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만 보아도, 저자가 얼마나 공들여 문장을 썼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이렇게 깊이 있고 심오한 내용을 명쾌하고,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재미있게 쓸 수 있는 과학자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감탄하면서 읽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이 동일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동일한 물리 법칙을 따른다고 하면, 사람 또한 물리 법칙의 지배를 받는 입자의 집합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빠져 있는 것은 바로 '의식'이다. 생각하고, 느끼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두려워하고, 동경하고, 희생하고, 상상하고, 창조하는 능력 말이다. 의식에 관한 이야기는 엔트로피와 진화, 그리고 생명의 '바깥에서' 연구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의식의 수준에서 우주를 이해하려면 완전히 개인적이면서 자율적이고 주관적인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대단히 흥미롭게 읽었다. 거기다 철학자의 사유가 등장하고, 일상생활 속의 유사한 사례와 비유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 어려운 전문 용어가 남발하는 과학 서적을 상상했던 독자들에게조차 책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으니 그야말로 '대중적인' 과학책 이었다. 자, 이 책과 함께 과학이라는 엔진이 장착된 우주선을 타고 인간과 우주를 향해 '신나는 모험'을 떠나 보자. 여기서 방점은 '신나는'에 있다. 지금부터 호기심과 상상력, 재치와 감동까지 안겨주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될 테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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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의 내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3
하라 료 지음, 문승준 옮김 / 비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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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지마는 어울리지도 않게 슬픈 표정을 지었다. "나는 몰라도 과장님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편이 좋아.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경찰서 선배들에게 물어도 아무도 모르는 것 같더군. 이렇게까지 관계가 파탄 나려면 대체 어떤 일이 있어야 하는 거야?"
"이유를 들으면, 우리의 어른스럽지 못한 태도가 이해가 안 될걸."
"그렇다면 왜 그런 태도를 그만두지 않는 건데?"
"'습관이 성격이 되다'라는 거지."         p.101~102

 

니시신주쿠의 변두리 쇠락한 거리에 있는 와타나베 탐정사무소, 와타나베가 죽은 지 이미 십칠팔 년쯤 지났지만 여전히 같은 이름으로 사와자키가 파트너 없이 혼자 일을 하고 있다. 이제 오십대에 접어든 탐정 사와자키는 근처 흥신소에서 하청 받은 잠복근무를 마치고 사흘 만에 사무실에 들른 참이다. 잠시 후 노크 소리가 들리고 방문한 것은 오십대 중반의 남성으로 '신사'처럼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는 은행의 지점장으로 자신의 회사에 대출이 예정된 요정 여주인의 사생활 조사를 의뢰한다. 그는 일주일치 요금과 경비 일부라며 30만 엔을 선지급하고, 다음 주 토요일에 자신이 연락을 하거나 방문할 때까지 먼저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사와자키가 그 의뢰인을 만난 것은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다.

 

 

다음날, 한 달 가까이 계속해왔던 잠복 근무 업무가 끝이 나서 의뢰인에게 의뢰 받은 일을 시작하는 사와자키는 조사를 하자마자 그 여자가 이미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의뢰인과는 연락이 되질 않고, 사와자키는 그를 만나러 의뢰인이 근무하는 은행을 찾아간다. 자리를 비운 의뢰인을 기다리고 앉아 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일어난다. 권총을 든 남성 이인조 복면 강도가 은행에 나타난 것이다. 그 와중에 자리를 비운 의뢰인은 나타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은 흘러가고, 결국 행방불명 상태가 된다. 의뢰인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그가 의뢰한 일은 당사자의 사망으로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의뢰인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조사를 맡는 바람에 결과를 보고조차 할 수 없는 얼빠진 상황에 놓이게 된 사와자키는 난감해진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비교하기도 어리석지만 탐정의 업무란 참으로 애잔한 것으로, 내가 지금까지 해온 일은 나 이외에 누구도 모른다. 흥신소에 소속된 탐정이라면 개략적인 사항을 보고서로 작성할지 모르지만, 와타나베 탐정사무소에서는 어디를 찾아도 보고서 한 장 발견할 수 없다. 내가 관여한 조사의 의뢰인이나 관계자들은 '나의 일'을 기억할까? 기억한다고 해도 대개 하루빨리 잊고 싶은 불쾌한 기억이리라. 불평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는 그런 '탐정의 일'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p.354

 

너무 너무 좋아하는 하라 료의 사와자키 탐정 시리즈가 돌아 왔다!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내가 죽인 소녀>, <안녕 긴 잠이여> 이후 9년,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시즌 2의 개막을 알리며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가 출간되었고, 이번에 나온 <지금부터의 내일>은 시즌 2의 두 번째 작품이자 사와자키 탐정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 되겠다. 중간에 단편집 <천사들의 탐정>도 있었으니, 사와자키가 등장하는 작품은 현재까지 여섯 작품이 출간되었다. 전작인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 이후로 무려 14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출간된 시즌 2의 두 번째 작품이다. “소설의 진정한 재미, 그것만을 생각하며 쓰고 또 썼다. 그 밖의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제법 두툼한 페이지에다 천천히 진행되는 이야기이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페이지 넘어가는 게 아까울 정도였다.

 

 

하라 료의 작품에 대해 말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단어는 ‘하드보일드’이다. 하라 료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광팬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텐데, 사와자키 탐정은 챈들러의 필립 말로만큼이나 시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그가 툭툭 뱉어내는 말투, 그리고 행동에 대한 묘사에서 빚어지는 그 분위기가 문체와 스타일을 구축해낸다. 불필요한 수식을 뺀 무덤덤하고 시크한 행동, 가끔은 위험한 순간에조차 무모하게 용기 있는 순수함, 머릿속으로 손익을 계산한다거나, 자신이 피해를 볼만한 상황에서 빠진다거나, 정의롭지 못한 일에 가담한다거나 하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캐릭터인 사와자키는 그야말로 온몸으로 '하드보일드'를 보여주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음식으로 치자면 '맛'이 아니라 '풍미'가 좋다고 해야 할까. 논리적인 사고보다 인생관에 대한 사색을 중시하지만 사건 해결에 있어서는 날카로운 예리함으로 기지가 번뜩이고, 트릭이나 의외성보다는 분위기로 그 모든 것을 압도하는 사립탐정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을 따라가노라면 어디선가 그가 담배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 진짜 보일 것만 같은 착각에 휩싸이게 된다.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는 내용이 연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각 권을 골라서 읽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기왕이면 걸작이었던 시리즈 첫 작품부터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자타공인 일본 하드보일드 문학의 대표 스타일리스트 하라 료가 그려내는 근사한 세계로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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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가 능력이 될 때 -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법
야스다 다다시 지음, 노경아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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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면 인생이 수동형에서 능동형으로 바뀝니다. 상사가 시킨 일만 하는사람은 수동적인 사람으로, 대개 '내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해?' 라고 속으로 투덜거리기만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남이 하라는 일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일이 시시하고 하찮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이는 열정을 식게 만들어서 일을 하면서도 일찍 퇴근하고 싶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맴돌게 만듭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시간낭비가 아닐까요?     p.58

 

저자는 서른다섯이라는 이른 나이에 독립을 결심하고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경력을 시작한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직급의 사회인들을 만나게 되었다. 점차 성공한 기업의 임원이나 경영자와 대화할 기회도 늘었고, 만날 때마다 성과를 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뭐냐고 물었다. 그런데 모두 '태도'라고 입을 모아 말한 것이다. 태도가 좋은 게 나쁜 것보다야 낫겠지만, 그게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오랫동안 비즈니스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과 일해온 경험에 근거해, 사실상 '태도가 전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은 '능력이 되는 태도'를 조감력, 공감력, 논리력, 사교력, 존중력의 5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의 협업 기술을 31가지로 정리해서 보여준다. 일 잘하는 사람의 보고, 일정 관리, 타이밍, 사고방식, 공감표현, 배려력, 소통 수단, 논리적 화법, 피드백, 리액션, 말센스 등 깨알같은 팁들도 가득하다.  사실 하는 일마다 술술 풀리는 것 같고, 주위에서도 센스 있게 일 잘한다고 인정받는 동료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내가 실력이 없어서인지, 노력이 부족한 것인지,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도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에게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의성어와 의태어를 능숙하게 활용합니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하기로 유명했던 애플의 설립자 스티브 잡스 역시 흔하지 않은 의성어와 의태어를 효과적으로 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사교력이 있는 사람은 분위기를 잘 띄우는데, 의성어와 의태어를 자주 쓰는 것도 그들의 기술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들은 "이대로 쭉 가자!" "후다닥 끝내자!"와 같은 말을 자연스럽게 씀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의욕을 북돋우거나 축처진 분위기에 생동감과 에너지를 불어넣습니다. 특히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다면 의식적으로라도 자주 쓰려고 노력합시다.    p.184

 

좋은 태도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고, 나아가 그들의 능력을 얻는다. 태도란 결국 연결하는 힘이자 종합하는 힘으로, 일의 토대이자 성과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태도'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갈고닦는 것이라는 사실이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사람을 얻고 성과를 내고 결국 자신의 가치를 압도적으로 높여주는 중요한 자질'이 타고나는 거라고 한다면 얼마나 기운빠지겠는가. 하지만 누구라도 노력한다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거다.

 

그러기 위해선 높은 이상과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조감 안테나, 친절하고 배려심이 깊어 타인을 이해하고 관용하는 자세인 공감 안테나, 감정을 통제할 줄 알며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인 논리 안테나, 밝은 에너지로 주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교 안테나, 분위기를 잘 읽고 협조적인 자세를 취하며 적응력이 뛰어난 존중 안테나, 이렇게 5가지 영역에서 '안테나'를 높이 세워야 한다. 그리고 섬세하게 관찰하고 감지한 것을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이 책은 각각의 5가지 영역을 세분화해서 현장의 일 잘하는 사람들에게서 채집한 태도과 함께 알려주고 있다. 실력과 노력이 그만한 성과로 이어지면 좋을텐데, 언제나 세상 일은 그렇게 굴러가지 않는다고 한탄한 적이 있다면, 당신이 놓치고 있는 일의 핵심이 따로 있는 게 아닐까 의심해 봐야 한다. 일본 최고의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멘토인 저자가 이 책에서 들려주는 스킬을 통해서 당신도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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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허밍버드 클래식 M 5
찰스 디킨스 지음, 김소영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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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시간이면서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지만 어리석음의 시대이기도 했다. 믿음의 신기원이 도래함과 동시에 불신의 신기원이 열렸다. 빛의 계절이면서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지만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다가도 모든 것을 다 잃은 것 같았다. 다 함께 천국으로 향하다가도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지금도 물론 그런 식이지만, 언론과 정계의 목소리 큰 거물들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 시대가 극단적으로만 보여지길 원했다.     p.13

 

1859년 출간된 <두 도시 이야기>는 단행본 역사상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다. 프랑스 대혁명을 배경으로 하는 역사 소설인 동시에, 한 여인을 위한 한 남자의 숭고한 희생을 담은 사랑 이야기인 이 작품에 대해서 찰스 디킨스는 "내가 썼던 작품 중 최고의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야기는 1775년, 프랑스 혁명(1789년)이 시작되기 몇 년 전에 시작된다. 당시 프랑스는 '열심히 종이돈을 찍어 내고 탕진하며 순조롭게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중'이었고, 영국은 '매일 밤 무장 괴한들의 과감한 도둑질과 노상강도가 빈번'했던 무질서의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파리에선 수도승 행렬 앞에 무릎을 꿇는 예를 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젊은이가 산 채로 화형에 처해졌고, 런던에선 어떤 농부 아들에게 6펜스를 빼앗다가 잡힌 좀도둑이 교수형에 처해지고 있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18년간 무고하게 옥살이를 하며 '산 채로 묻혀 있었던' 한 남자가 ‘되살아났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런던에서 파리로 향하는 우편마차에서 시작된다. 갑작스럽게 사라진 아버지가 죽은 줄로 알고 있었던 딸은 이제 백발 노인이 된 초췌한 모습의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구출된 마네트 박사와 그의 딸 루시, 그녀를 흠모하는 프랑스의 귀족 찰스 다네이와 런던의 변호사 시드니 카턴, 이렇게 네 사람의 삶이 18세기 런던과 파리를 휩쓴 혁명의 불길을 통과하며 생생하게 그려진다.

 

 

당시 무시무시한 시간의 손아귀에 뒤틀어진 여인들이 많았지만, 지금 길을 걸어가는 이 무자비한 여인보다 더 끔찍한 여인은 없었다. 그녀의 강인하고 두려움을 모르는 성격과 날카로운 감각과 준비성 그리고 굳센 의지는 그녀를 단호하고 맹렬한 사람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그러한 특징을 인지하게 하여 더욱 아름다워 보이게 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요동치던 세월이 그녀를 추켜세워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지독하게 겪었던 불의와 계급에 박힌 뿌리 깊은 증오로 그녀는 어느새 암호랑이가 되어 있었다. 동정심 따위는 없었다. 설령 그런 미덕이 있었다 해도 지금은 단 한 조각도 남아 있지 않았다.      p.660

 

이 작품은 출간 이래 한 세기가 넘도록 영화, 뮤지컬, 오페라 등으로 재탄생되며 오랫동안 전 세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디킨스를 연구해온 수많은 학자와 비평가들은 이 작품을 가장 '디킨스답지 않은' 작품으로 손꼽아왔다.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 <위대한 유산>, <픽윅 클럽 여행기>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그의 다른 작품들을 떠올려보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두 도시 이야기>는 디킨스가 쓴 단 두 편의 역사 소설 중 하나이기도 하고, 다른 작품들에 비해 문체가 훨씬 건조하고 간결한 편이다. 디킨스 특유의 유머는 거의 찾아 볼 수 없고, 전체적으로 음울하고 비장한 분위기가 지배하는 것도 차이점일 것이다. 당대 사회에 대한 날선 풍자를 줄이고, 역사적 격변기에 처한 개인들의 복수극과 로맨스가 전면에 부각되어 있어 기존 디킨스의 작품세계와는 다소 이질적인 면도 있었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주요 뮤지컬과 오페라에 바탕이 된 서양 고전 문학들을 엄선한 <허밍버드 클래식 M>시리즈를 다섯 작품 만나 보았다. 영어 music 혹은 musical의 첫 글자 m을 따서 기획된 시리즈인 만큼 원작의 감동과 무대의 감성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이 시리즈는 최신 번역과 편집으로 가독성을 높였고, 보다 가벼운 사이즈와 판형으로 언제 어디서나 읽기 쉽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장점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프랑켄슈타인>, <오페라의 유령> 세 권은 모던 에디션으로 유니크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드롭드롭드롭의 패턴과 컬래버레이션하여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멋스럽게 구현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두 도시 이야기> 두 권은 빈티지 에디션으로 작품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재해석해 모던하게 표현한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감성적인 표지로 만들었다.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으로 <드라큘라>가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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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내 맘 같지 않아도 꾸짖지 않는 육아 - 스트레스 제로 육아 21일 프로젝트
니콜라 슈미트 지음, 장윤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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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벌어진다. 다 같이 기분 좋게 마트 안을 돌아다니다가도 아이가 갑자기 실랑이를 시작하면 몇 초도 되지 않아 격렬한 전쟁의 한가운데에 놓인다. 그저 오늘은 초코 과자를 한 상자만 사야 한다는 사실 하나로 말이다. 아침 식탁에서 아이가 유리컵을 떨어뜨리면, 컵이 멀쩡해도 부모의 멘탈이 대신 부서진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사무실이나 회의실에서는 무한한 인내심을 발휘했던 이성적인 성인들이, 자기 아이에게는 왜 단 몇 초 만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는 걸까?... 왜 이런 상태를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걸까? 비밀은 우리의 뇌 속에 있다.      P.24

 

온갖 매체에서, 각종 책에서 육아에 관련된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이지만, 사실 이론으로 배우는 육아 정보란 현실에서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기 전부터 수많은 육아서들을 섭렵했지만, 실제로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 적은 거의 없었다. 아이는 언제나 내 맘 같지 않고, 어디선가 배운 대로 아이에게 잘해보려고 해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마음의 여유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럴 때는 엄마들도 좌절하는 게 당연하고, 그게 쌓이게 되면 화로 표출되기도 하는데, 지나고 나면 꼭 후회하게 마련이다. 처음부터 부모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으니까, 누구나 다 이렇게 육아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서 좌절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아이에게 우리는 왜 자꾸 화가 나는 걸까. 그저 아이가 안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잘 키우고 싶은 것뿐인데, 왜 자꾸 불안하고 욱하는 순간을 제어하지 못하는 걸까. 언제쯤 아이를 꾸짖지 않고 대화할 수 있을까. 이번에 만난 독창적이고도 현실적인 솔루션으로 독일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육아 멘토 니콜라 슈미트의 책은 그에 대한 놀라운 대답을 들려 준다.

 

 

상당수의 엄마가 너무나 많은 것을 오롯이 혼자서 다 한다. 어쩌면 우리는 가족들이 손을 놓아버린 걸 무의식적으로 집어 드는지도 모른다. 식탁 위의 모든 그릇을 혼자 설거지하고, 아이들의 생일 파티 준비를 홀로 치밀하게 계획하고, 본인의 사소한 임무조차 제대로 계획하지 못해 허우적거리는 이들을 꾸준히 건져주고, 머릿속에 모든 계획이 항상 잡혀 있어야 하며 모든 걸 통제하에 두려 한다... 하지만 이런 마음가짐은 스스로에게 어마어마한 부담을 지운다.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아이를 가르치고 싶다면 이러한 사고부터 바꿔야 한다.      p.179

 

저자는 십 수 년의 연구 끝에 찾은 해답과 저자의 실제 육아 경험, 수백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코칭 활동의 결과물로 이 책에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행복해지는' 육아 21일 프로젝트를 제시한다. 가족에게 맞는 목표를 정하고, 엄마의 평정심과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줄 수 있는 감정 연습을 거쳐 일상에서 받게 되는 정신적 부담을 덜어내는 과정을 지나고, 대화를 지속할 수 없는 순간에 유머와 놀이를 통해 긍정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그리하여 단순하지만 분명하게 규칙을 가르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단계가 마무리된다. 크게 5단계로 구분되어 있는 육아 루틴 만들기를 책과 함께 따라해 보면서 그 안에서 매일의 계획들은 각 가정에 맞게 세워보아도 좋을 것 같다.

 

특히나 꾸짖지 않는 교육을 위한 긍정 육아 방법들이 인상적이었다. 부모의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아이의 뇌에 새겨지므로, 먼저 부모부터 행복해져야 한다는 것. 완벽한 육아라는 허상을 내려 놓아야 하고, 아이에게 사과하기를 망설이지 말 것.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지 말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과감하게 내던지고 도움을 요청할 것. 등등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이야기들이 너무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항상 내 아이에게 부족한 부모가 아닐까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매 순간 더 많이 인내하기 위해 이를 악물어야 하는 부모들에게 당신은 이미 충분히 좋은 부모라고 말해주는 그 마음이, 배려가 뭉클했다. 대부분의 육아서들이 각각의 상황에 맞게 이럴 땐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의 가르침을 주려 하는데 비해, 이 책은 부모들이 처해 있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지켜봐 주고,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이해시켜준 뒤에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제안을 해주고 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이지만, 동시에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끌어 안고 살아야 한다는 굴레와도 같다. 자신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많은 것을 포기하고 감수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매 순간 자신이 잘 하고 있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책이 아닐까 싶다. 엄마의 평정심과 아이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21일 프로젝트를 통해 스트레스 제로 육아라는 신세계를 경험해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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