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버리기 연습 - 한국어판 100만 부 돌파 기념 특별판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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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잡음이 현실감각을 완전히 지배할 대, 사람들은 둔해진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눈앞에 일어나는 일은 지나치게 평범한 일상이기 때문에 별 볼일 없게 느끼고, 부정적인 생각이 주는 자극에 휘둘리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은 새로운 자극을 얻기 위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몰고 가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사고병, '생각병'이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국내에 불었던 코이케 류노스케 열풍을 기억한다. 초판 표지였던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평온해 보이는 모습과 '생각 버리기 연습'이라는 제목에서 오는 어감이 너무도 잘 맞아 떨어지는 책이기도 했고 말이다. 물론 나도 당시에 이 책을 읽었었고 특별판이 출간된 지금,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 나는 과연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는 습관을 버릴 수 있었던지 돌아보게 된다. 실패를 자주 하거나 부정적인 사람들은 대부분 생각이 많은 편이다. 지나치게 많은 생각이 사려 깊은 결정을 내리게 도와주기도 하지만, 오히려 부정적인 사고를 통제할 수 없게 해 마음을 피곤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로 생각을 멈춰야 한다고 결심해도, 실제로 '생각 버리기 연습'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실행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 책에서는 오감을 갈고 닦아 실제적인 감각을 강화시키는 연습을 통해, 생각을 자유롭게 조종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생각 버리기 연습을 통해 충전 시간을 가지고, 충전을 끝낸 뒤 예리함과 명철함으로 가득 찬 새로운 세계로 들어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불교의 명상법이 생각을 다스리기 위한 트레이닝으로 무엇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잡다한 생각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으로 시작해, 일상생활에서 습관을 다잡는 연습을 시작한다. 말하기, 듣기, 보기, 쓰기와 읽기, 먹기, 버리기, 접촉하기, 기르기의 영역으로 나누어서 바로 생활에서 해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다.  특히나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마음 조절법은 유용한 방법이다. '마음이 불안해지거나 긴장이 되면 일단 눈을 반쯤 감고, 호흡에 의식을 집중'하는 걸로 시작하는데, 이런 게 뭐 대단한 거냐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마음이 어지러워지는 순간이 찾아 왔을 때 이 방법을 떠올리고, 직접 실천해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럴 때 일단 시야를 차단하고 자기 마음의 움직임에 집중한다면, 그리고 자신의 호흡에 집중한다면 당신도 지나치게 많은 생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소유하고 있으면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우리 마음이 늘 '이것은 내 것이다. 잃고 싶지 않다!'라고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기억이 잡음과 같은 생각을 일으키며, 무의식에서 마음을 어지럽힌다.

우리는 욕망에 쫓겨 불필요한 것을 쌓아두는 경향이 있다. 두 번 다시 읽지 않을 책을 서가에 늘 꽂아두고, 필요 없어 보이는 것도 거의 버리지 않는다. 버리기는커녕 필요 없어 보이는 것들이 점점 쌓여만 간다. 이런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충동이 항상 마음에 부담을 준다.     

2010년 한국어판 초판 발매 이후 100만 부 돌파 기념으로 이번에 특별판이 출간되었다. 코이케 류노스케의 <생각 버리기 연습>, <나를 지키는 연습>, <화내지 않는 연습> 세 권이 지금 계절과도 닮은 화사한 컬러의 표지로 새로 옷을 갈아 입었으니 누군가에게 선물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언제부턴가 자려고 누우면 이런 저런 생각들이 찾아와 쉽게 잠이 들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기본적으로 늘 시간에 쫓겨 생활하는 탓에 가급적 수면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인 생활 패턴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몸과는 정반대로 생각병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불면증까지는 아니지만 누워서 편하게 바로 잠에 드는 사람들을 부러워할 정도로 피곤한 습관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만난 이 책이 더욱 반갑고 도움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쓸데없는 생각의 잡음을 누르기 위한 명상법부터 일상생활의 소소한 습관들까지 제시되어 있어, 복잡한 머리 속을 비우기 위한 가이드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나도 생각의 잡음이 사라진 상태에서 하루를 상쾌하기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기분도 들었고 말이다. 생각하지 않고 오감으로 느낌으로써 어지러운 마음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그렇게 뇌를 쉬게 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생각이 많아 잠 못 이룰 때, 부정적이고 고통스러운 생각을 비우는 일상의 기술이 당신을 또 다른 세계로 이끌어 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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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었다
모에가라 지음, 김해용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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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오리의 체온이 아직 남아 있는 《은하철도의 밤》을 받아 들었다.

“미야자와 겐지는 도호쿠에서 성장기를 보냈어. 누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도쿄로 이주해 살았지만 단 한 번도 일본을 떠나본 적이 없었지. 그런 사람이 은하여행을 그린 책을 쓴 거야.”

가오리가 차창으로 들이비치는 아침햇살에 눈이 부신 듯 커튼을 반쯤 내리며 말했다.

가오리가 내 눈을 바라보며 한 마디 덧붙였다.

“어디로 떠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미야자와 겐지는 아마도 병든 누이와 은하여행을 떠나고 싶었을 거야.”

만약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어떤 시간 속으로 가고 싶을까 생각해 본다. 누구에게나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 혹은 그런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게 첫사랑일 수도 있고, 뭔가에 대한 첫 번째 경험일 수도 있고, 잊을 수 없는 이별의 순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모에가라는 과거에 만났던 연인 가오리를 평생 잊을 수 없었다. 분명 그녀를 만난 날 자신의 인생이 달라졌으며, 비로소 오래도록 멈춰 서 있던 고장 난 생의 시계가 째깍거리며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기억한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생의 가장 특별했던 순간, 바로 그 시절로 돌아가게 만들어 준다. 나 자신보다 더 소중했던 존재가 누구의 삶에서나 단 한번은 있었을 테니 말이다.

이 책이 만들어진 배경은 굉장히 특별하다. 일본의 평범한 샐러리맨이 트위터에 올리기 시작한 글이 9만 명이나 되는 팔로워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며 결국 단행본으로 출간이 된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트위터에 140자씩 글을 써서 올리다 보니 ‘140자 문학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게다가 저자인 모에가라는 문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도 없는, 그저 평범한 마흔 세 살의 중년 남자에 불과했다. 그저 자신이 살아온 생의 경험들을 글로 풀어내는 것만으로는 소설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모에가라는 수많은 독자들의 열광과 공감을 얻어냈던 것일까.

"국회도서관에는 우리가 앞으로 50년쯤 더 살고,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는다고 해도 끝내 다 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출판물들이 있어. 세계인구는 70억을 넘어 점점 더 불어나고 있지. 우리가 앞으로 50년을 더 산다고 해도 모든 인류를 다 만나볼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는 뜻이야.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가 이렇게 만난 건 기적이나 다름없어."

그렇다. 세키구치가 그나마 이런 녀석이었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까지 함께 해올 수 있었다.

아트디렉터로 일하는 모에가라는 흔들리는 전동차 안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가 '알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글과 함께 한 여성의 이름을 보게 된다. SNS를 하다 보면 종종 내가 아는 사람 혹은 아는 사람과 연결된 다른 아는 사람들이 추천 목록에 떠오르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여성은 바로 지난날 자신보다 더 소중했던 여자 가오리였다. 지나치게 친절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덕분에 그는 가오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현재 남편과의 생활과 일상들을 둘러보게 된다. 그러다 전동차 안의 밀려오는 사람들의 물결 속에서 그만 실수로 가오리에게 친구 신청 버튼을 누르게 된다. 그렇게 그녀와 함께했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문이 열리게 된 것이다.

20대 초반 시절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별다른 꿈도 없이 에클레어 공장에서 포장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취업정보지 펜팔을 통해 가오리와 연락을 하다 만나게 되고, 연인이 되었다. 이야기는 17년 전 펜팔로 만났던 연인을 17년 후 페이스 북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기까지의 그의 삶을 그리고 있다. 그가 살아낸 시간과 사는 동안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평범하고 소소하게 들리지만 8,90년대의 색채와 풍경들이 고스란히 묻어 있어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불운의 연속이었던 어린 시절을 거쳐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귀여워해주었던 스트립걸 누나, 에클레어 공장의 인간미 넘치는 동료 나나미, 오랜 세월 함께 일해 온 동료 세키구치 등등... 지금의 그를 잊게 만든 소중했던 사람들과의 관계들 속에 잊을 수 없는 연인 가오리도 있었다.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담담한 어조로 풀어내는 그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 내 이야기가 된다. 자연스럽게 지나온 내 생을 돌아보며 나를 스쳐간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었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이를 만난 것이 바로 기적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우리가 만난 건 기적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그런 기적이 찾아올 것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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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래빗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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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규칙을 어기는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거야. 우리는 꾹꾹 참으며 규칙을 따르는데 너는 왜 안 참느냐, 너 때문에 질서가 망가진다, 라고 느끼도록 되어 있지. 큰 영향이 없는 규칙 위반이나 소소한 반칙이라도 화가 나. 거기에다 상대가 부끄러워하는 기색 하나 없으면 더더욱 용서가 안 돼. 집단을 위기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으니까 자신이 피해를 입든 말든 불쾌해져."

우사기타 다카노리는 젊은 기업가가 설립한 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사람을 유괴하니까 제대로 된 회사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의 담당은 지정된 사람을 끌고 오는 역할로 매입 담당이다. 30분 전에도 여자 하나를 매입해 회사의 다른 담당자에게 넘긴 참이다. 그리고는 느긋하게 아내가 퇴근하기를 기다리는데, 밤늦도록 아내 와타코 짱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끔찍한 상상을 하며 안절부절못하고 있는데, 그날 밤 자정이 되기 직전에 전화가 온다.

"네 아내를 유괴했다."

 

유괴범의 아내가 유괴되다니, 대체 이게 무슨 어이없는 사건이란 말인가. 이사카 고타로는 이 심각한 장면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 1년간 하늘에 대고 뱉은 침이 한 덩어리로 크게 뭉쳐서 머리에 떨어졌다.' 라고. , 대충 이 작품의 분위기가 짐작이 되는지. 이번 작품 역시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사카 고타로만의 위트와 기상천외한 상상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탄생과 죽음 사이에는 이런저런 일이 있다. 그 말마따나 나쓰노메는 날마다 크고 작은 다양한 사건과 크고 작은 다양한 잡일에 힘쓰며, 지금은 이렇게 딸과 함께 걷고 있다. 우주를 기준으로 보면 찰나에 불과할 시간을 슬로모션처럼 늘려서 자신들의 인생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그건 그것대로 득을 보는 기분이었다.

사실 우사기타의 아내를 납치한 것은 바로 그가 일하는 조직의 보스였다. 조직의 컨설턴트였던 오리오오리오가 경리를 꾀어 조직의 돈을 빼돌렸는데, 보스 입장에서는 조만간 거래 상대한테 돈을 보내야 해서 급박한 상황이었다. 보스인 이나바는 오리오오리오를 찾기 위해 우사기타의 아내를 납치해 그를 협박하고, 다급해진 우사기타는 사라진 컨설턴트를 쫓다 센다이시의 어느 단독주택에 침입하게 된다. 그리고 세 사람을 인질로 잡고, 경찰들에게오리오오리오를 찾아내라며 농성을 시작한다. 이게 바로 일명흰토끼 사건의 서막인데, 사실 이야기는 '유괴범의 아내가 유괴된 희대의 사건'이 시작에 불과할 정도로 기발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더해 놀라움을 준다.

이사카 고타로는 이 작품의 서문에서 10대 시절에 읽었던 '누워서 읽다가 어느 부분에 다다르면 놀라서 몸을 벌떡 일으킨다'는 아이라 레빈의 <죽음의 키스>처럼, 독자가 읽다가 깜짝 놀랄 만한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 마음으로 완성한 작품이라 그런지 독특한 트릭과 깜찍한 반전과 구성으로 세상 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인질극을 만들어 낸 것 같다. 특히나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흰토끼'와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그리고 별자리 '오리온자리'가 이야기의 중요한 코드로 작용하는데,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을 즐겨 읽어 왔던 독자라면 이번 작품 역시 대만족일 것이고, 처음 만나는 경우라면 제대로 이사카 월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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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의 기술 - 추락하는 의지를 상승시키는 심리 스프링
제이슨 워맥.조디 워맥 지음, 김현수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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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속에는 타성에 안주하고 싶은 고장 난 스프링이 있다. 이 스프링은 처음에는 탄력이 강해 조그만 자극에도 쉽게 튀어 오르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탄력을 잃고 만다. 솟구치던 의욕이 바닥을 드러냈을 때, 하기 싫은 일에 뛰어들어 야 할 때, 성과는커녕이만하면 됐지라는 타성에 지쳤을 때 우리는 마음속 스프링에 탄력을 주어야 한다.

누구나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하길 원하고, 어제와는 조금은 달라지기는 변화를 바란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하지만'이 있다는 게 문제라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뭔가에 정체된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말들은 이렇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늘 하던 대로 살래요. 이 정도로도 괜찮아요. 예전에 시도했지만 실패했어요. 새로운 걸 해보고 싶긴 하지만, 그랬다가 제 삶의 다른 것들을 망치면 어떡해요? 제가 정말로 원하는 변화는 너무 엄청난 것이라서 엄두가 안 나요. 등등..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변명들이다. 저자는 솟구치던 의욕이 바닥을 드러냈을 때 '심리 스프링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진정 원하는 내가 되기 위한 행동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추진력'이라는 뜻의 '모멘텀'을 저자는 '의욕을 솟구치게 만드는 심리적 스프링'으로 정의하고 있다.

솟구치던 의욕이 바닥을 드러냈을 때, 하기 싫은 일에 뛰어들어야 할 때, 심리 스프링의 스위치를 켜라!!

저자가 독자들에게 권하는 것은 전세계 수십만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직접 실천하며 증명해 보인 실용적이고 과학적인 방법들이다. 무엇보다 뜬구름 잡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시도해볼 수 있는 행동들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당신에게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줄 수 있는 사람, 그래서 당신이 따라가고,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들을 찾아내서 만나고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을 공유하도록 한다. 당신의 목표인나는 어떤 사람으로 알려지길 원하는가?”의 진가를 인식하는 멘토를 만나면, 당신은 힘을 받아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빨리, 쉽게 배울 수 있다.

포춘이 선정한 변화를 선도하는 500대 리더 중 한 명이자 미국의 100대 최고 행동 변화사상가인 제이슨 워맥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도 시작을 미루거나, 인생을 붙잡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 미루는 사람들의 심리를 연구해왔다. 그는 의욕을 갖지 못해 꽉 막힌 상태에 머무른 사람들에게서 공통된 행동 특성을 발견했고, 그 속에 숨겨진 심리와 행동의 비밀에 관해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시작부터 이야기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동기나 부여하자고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진부한 문구들로 가득 찬 자기 계발서를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이 읽어 왔다. 이 책은 그런 뻔한 말들이 아니라, 실제로 용기를 내고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게 만드는 전략들을 제시한다.

행동할 수밖에 없는 마음의 지점을 정확히 간지럽혀라.는 문구 아래 이미지는 과녁의 중앙을 건드리는 깃털이다. 심리 스프링의 스위치를 켜라는 문구 아래에는 머릿속에 숨겨 있던 스프링을 통해 뛰어 오르는 사람의 이미지가 있다. 잘 정리되어 있어 한 눈에 쏙 들어오는 글만큼이나, 중간중간 삽입된 도표나 이미지들 또한 인상적이다. 이미지를 보는 것만으로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거나, 너무 유쾌하고 재미있어 깔깔대면서 읽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지점에 쿠션을 깔아둬라. 한 번에 세 달씩 나의 미래를 창조해보라. 당신의 현재 상황을 수치화하라. 당신의 내비게이션은 믿을 만한가? 잘못 들어선 길이란 걸 어떻게 재빨리 알아챌까? 저자가 던지는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 가다 보면 어느 새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해 있다. 그만큼 흥미진진하고, 유익한 책이었다. 일단 제일 쉬운 것부터 시작해보자. 남의 속도에 억지로 맞추지 말고, 속도를 늦춰 자신의 페이스로 차근차근 해나가다 보면 결국엔 나만의 작은 승리를 거머쥐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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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잘 먹겠습니다 1~2 세트 - 전2권 여행, 잘 먹겠습니다
신예희 지음 / 이덴슬리벨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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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의 사람들과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공기를 마시며 같은 똥을 싸기. 이것은 내 마음대로 공표하는 내 여행의 핵심이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그 나라, 그 지방, 그 민족의 맛있는 음식들 속에는 기후가, 지형이, 역사가, 그리고 문화가 오롯이 담겨 있다. 냠냠 씹어 꿀꺽 삼키는 이 행복한 행위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서 삶에 필요한 활력소를 얻고, 일상에서 얻지 못하는 지혜를 얻고,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이라는 선물까지 받는다. 거기에 하나 더, 그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들! 먹는 것이야말로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현지의 생활을 느끼고 이해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래서 나에게 여행이란 맛있는 음식, 현지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음식들을 찾아 다니며 즐기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자 즐거움이었다. '한 나라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곳의 음식을 직접 맛보는 것'이라는 말처럼 요즘은 아예 '미식여행'을 작정하고 떠나는 경우도 많고, 예능 프로그램 중에는 '원나잇푸드트립'이라고 해서 1 2일 내내 먹고, 또 먹는 먹방 해외 여행이 있기도 하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미식여행의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저자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40회가 넘는 해외 미식여행을 다녀온 이력으로 세계 음식 탐방을 리얼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나라는 총 네 곳인데, 불가리아, 신장 위구르, 말레이시아, 벨리즈이다. 그저 요거트가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었던 동유럽의 불가리아, 베이징에서 기차를 타고 50시간이나 쉼 없이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낯선 곳 신장 위구르, 멜시코와 과테말라 사이에 있는 아주 작은 나라인 벨리즈는 나에게 너무도 낯선 나라들이어서 어떤 음식이 소개될 지 너무도 궁금했다. 그나마 싱가포르에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익숙한 말레이시아의 음식들만 덜 낯설었는데, 여기서 소개되는 음식들 중에는 먹어보지 못한 것들이 더 많았다. 불가리아의 아침을 책임지는 바삭한 페이스트리 바니차, 귓속까지 얼얼해지도록 매운 벨리즈의 하바네로 고추, 신장 위구르의 양고기로 속을 채운 따끈한 군만두 쌈싸, 말레이시아의 국민 음료인 달콤한 떼 따릭 등... 다양한 음식들이 눈을 즐겁게 해주고, 감칠맛 나는 저자의 설명들이 보는 것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이게 만들어 준다.

 

 

먹는 것 좋아하지, 여행 좋아하지, 신기한 음식이다 싶으면 일단 입에 넣고 우물우물 해봐야 직성이 풀리지, 저 같은 사람에겐 다문화 거리는 놀이공원이나 다름없습니다. 길게 늘어선 노점들, 외국어 간판이 붙어있는 식당들. 그곳에서 만나는 음식 한 접시 한 접시에 각각의 길고 짧은 얘깃거리가 가득합니다. 때로는 이건 대체 무슨 맛이냐며 기겁하기도 하고 때로는 접시의 영혼까지 핥아먹을 기세로 열광하기도 합니다.

<여행, 잘 먹겠습니다> 1권은 <여행자의 밥>의 개정판이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2권은 굉장히 독특한 구성이다. 바로 '동네 속 세계 음식 탐방'이라고 해서 국내에서 지하철로 떠나는 세계 여행이라고 할까. 국내에서 해외의 맛을 찾는다는 설정도 흥미롭지만, 실제로 책에 실린 화보들을 보면 이게 대체 국내가 맞는 걸까 싶을 만큼 이국적인 풍경들이다. 이태원의 이슬람 거리, 가리봉동의 연변 거리, 광희동 몽골,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거리, 안산 다문화 거리, 건대 양꼬치 거리, 평택 미군부대 앞 거리, 인천 차이나타운 등등... 내가 알고 있던 곳은 이 중에서 겨우 몇 곳, 나머지는 전부 처음 듣는 곳들 투성이었다. 굳이 여권 챙겨서 비행기 탈 필요 없이 세계의 음식들을 현지인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주는 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니 얼마나 놀라운가. 이태원에 가면 달달한 중동과자가 있고, 가리봉동에 가면 대륙 스케일의 엄청 큰 왕 꽈배기가 있고, 광희동의 양고기 음식들과 혜화동의 따끈한 오리알과 코코넛 밀크향 디저트 등등... 세계의 매력적인 요리들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아직도 나는 여행지의 추억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그곳에서 인상적이었던 음식을 떠올리게 된다. 괌에서 먹었던 단맛의 극치를 보여주는 끝장나게 달콤했던 시나몬 롤, 오키나와에서 먹었던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고 은은한 닷맛이 인상적이었던 슈크림빵, 싱가폴에서 먹었던 매콤, 달달했던 칠리 크랩과 그 소스에 푹 찍어 먹었던 바삭한 튀긴 꽃빵, 오사카에서 먹었던 국물에 달랑 유부와 면만 들어 있었지만 쫄깃한 면발이 살아 있어 너무 맛있었던 우동과 대만에서 먹었던 엄청난 크기의 치즈카스테라 등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는 추억들. 그 음식들을 먹던 당시의 날씨와 풍경이 고스란히 머릿속으로 재현되면서 그저 떠올리는 것만으로 나는 잠시 그곳에 다녀오는 기분이다. 그러니 맛있는 음식은 미각에 기쁨을 줄 뿐 아니라 그곳의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는 통로 역할을 해낸다고 말하고 있는 이 책들이야말로 당장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위로이자 힐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생생한 사진과 유쾌한 카툰으로 만나는 세계 여행, 당신도 지금 떠나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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