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동물학교 1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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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이는 언제나 착한 개였잖아. 반찬 투정도 안 하고.

언제나 우리를 지켜주잖아. 거짓말하는 것도 한 번도 못 봤어.

그럼 동동이는 어떻게 되는 거야? 언제나 착한 동동이는 사람이 되는 거야?

<고양이 낸시>의 엘렌 심 작가가 색다른 설정의 판타지 동물 만화로 돌아 왔다. 이 작품은 <환생동물학교>라는 제목대로 동물들이 인간으로 환생하기 전 인간에 대해 배우는 학교를 그려내고 있는데, 그 설정만으로도 뭉클해지는 건 나뿐이 아닐 것이다. 반려 동물과 함께하고 있거나, 언젠가 반려 동물을 떠나 보낸 적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테니 말이다.

 

만약 정말 '착한 동물들은 죽어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그럼 얼마나 좋을까. 대부분의 반려 동물들이 사람보다 수명이 많이 짧기에, 언젠가 한 번은 가족 같은 그들을 떠나 보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나도 어린 시절 벌써 두 번이나 함께 살던 반려 동물들의 죽음을 견뎌야 했고, 지금 함께 하고 있는 토토 역시 나이가 벌써 열다섯 살이 넘었으니 남은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환생, 윤회라는 의미가 그들에게도 해당이 되어 다음 생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럼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더라도 훨씬 기쁜 마음으로 보내줄 수 있지 않을까. 토토 너는 살아 있는 동안 말도 잘 들었고, 큰 사고도 안 쳤고, 우리를 늠름하게 지켜줬고..... 등등의 착한 일을 많이 했으니 다음 생에서는 개가 아니라 사람으로 태어나서 해보지 못했던 것들 실컷 누리라고 빌어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환생센터 동물 섹션에 새로운 선생님이 부임해서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곳은 인간으로 환생하려는 동물들이 꼭 거쳐 가야 하는 곳으로, 동물들은 이곳에서 인간의 삶에 대해 배우며, 동물의 본성을 지워간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생님들도 동물이지만, 이번에 부임하는 선생님은 사람이다. 그러니까 이 선생님이 독자들의 입장이 되어 '순수한 동물의 관점에서 바라본 인간들의 세상'과 그 반대의 경우를 함께 보여주는 시점인 셈이다.

 

헤어스타일이 멋진 샴고양이 쯔양, 수줍음이 많은 셰펴드 맷, 반장 처럼 의젓한 리트리버 블랭키, 명랑하고 밝은 시바견 아키, 주인과의 추억때문에 여전히 입마개를 하고 있는 하이에나 비스콧, 시크하고 까칠하지만 똑부러지는 고슴도치 카마라, 매사에 툴툴대는 고양이 머루까지.. 이들과 함께 인간으로 환생하기 위한 교육이 시작된다.

 

동물이 인간으로 환생하기 위해선 남아 있는 짐승의 본능을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 신발 뜯기, 발로 긁기, 물기 등등 인간이 하지 않을 행동을 하면 즉시 가르쳐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러다 꼬리가 없어지면 환생을 할 준비가 됐다는 증명이다.

 

그.... 그럼 난.... 어차피 잡히지 않는 것을 쫓으며.... 평생을... 허비한 건가....

내... 노력.... 내... 세월...

주인이 나를 가지고 놀았어!!!!!!!!!

세상은 쓰레기야!!!!!!!

 

레이저 포인터를 주술막대라고 부르며 주인과 놀았던 추억을 떠올리다, 레이저가 원래 잡히지 않는 거라는 선생님의 말에 주인이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며 충격받는 쯔양, 도구를 잡는 법을 배우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원래 안 다치는 자신의 습성만 생각하고 바닥에 넘어지고 만 머루. 사람은 고양이처럼 운동신경이 뛰어나지 않으니 조심하라는 선생님에게 그럼 대체 사람은 할 줄 아는 게 뭐냐고 반문하는 모습 등... 동물과 사람의 그 경계에서 이들에게 배움은 매사 이해안되고 어렵기만 하다.

 

 

주인과의 추억이 담겨 있는 물건 때문에 울고 자기가 없어서 아무 것도 못할 주인 걱정에 곧잘 시무룩해지는 동물 친구들의 모습에, 나는 과연 반려동물들의 관점에서 볼 때 어떤 주인이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모든 것이 어설픈 초보 선생님이 과연 이들을 무사히 사람으로 환생시킬 수 있는 가에 대한 과정도 매우 흥미롭지만, 이렇게 동물의 입장에서 보는 주인과의 추억이나 관계, 인간들의 세상에 관한 이야기는 뭉클하기도 하고, 공감이 되기도 한다.

 

그런 건 사랑이 아니라고!!!!! 나는 이해가 안 돼.

거짓말로 얻은 믿음이나 사랑은 어차피 다 진짜가 아니잖아.

 

입마개를 소중히 간직하는 하이에나 비스콧의 사연은 인간들의 관점에서 본 행동과 동물의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그것의 차이가 너무도 달라 안타깝고, 슬프기도 했다. 상처 치료 때문에 깔때기를 쓰고 와서는 너무 불편해하자, '역사상 그걸 뺀 동물은 아무도 없었다'고 진지하게 충고를 건네는 동물친구들의 모습은 너무도 귀여웠고, 주인이 화장실 갈 때마다 문 앞에서 지켜줬었는데, 이제 누가 지켜주나.. 혼자 잘하고 있을까.. 걱정하는 모습에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실제로 가끔 티비 뉴스에서도 보도 되곤 하지 않나.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린 반려 동물들의 뭉클한 사연들 말이다. 만화지만 뭉클한 부분이 너무도 생생하고 진짜 같아서 공감되는 대목들이 참 많았다. 동물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 어디로 가게 되는 지에 대한 소재로 이렇게 멋진 작품을 그려낸 작가의 따뜻한 상상력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고 말이다. 이들이 과연 환생해서 인간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자신들의 주인을 만나게 되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어서 빨리 이 작품의 다음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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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 - 힘겨운 삶에 지친 이들을 위한 철학 처방전
오카다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책세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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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쇼펜하우어는 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노년까지 살았다. 지극히 난관적으로 살고 있다고 보였던 사람이 자살하는 일도 있고, 자신감이 넘치고 늘 긍정적이며 어떤 어려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인물이 어이없이 꺾여 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을 생각하면 그의 염세적인 철학은 역설적인 방식으로 그의 인생을 지켜준 것은 아닐까 싶다. 인생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음으로써 상처받는 것을 피하려는 그의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사랑 받기를 포기하면 배신당해 낙담할 일도 없는 것이다.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서 가끔 그런 말을 듣는다.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인생을 살다 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한 일이 생기기도 하고, 불합리한 상황에 처해지기도 하며, 평온한 생활을 갑작스레 빼앗기기도 하고, 슬픔의 수렁에 빠져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 과연 삶의 의미를 어떻게 되찾아 다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은 바로 그 의문에 대한 철학적인 대답을 건넨다. '철학'이라니, 어쩐지 딱딱하고 어려운 용어들이 가득하거나, 피상적이고 실체 없는 이야기만 난무하지 않을까 싶을 수도 있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저자인 오카다 다카시는 책 속에 있는 철학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철학'을 시도하는 정신과 의사 겸 작가이기 때문이다.

죽음을 떠올릴 정도로 가혹한 위기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철학을 전공했지만 탁상공론이 되어버리기 십상인 학문에 한계를 느껴 중퇴하고 다시 의학부에 입학해 정신과 의사가 된 저자의 이력이 평범하지 않다. 그는말뿐인 철학은 쓸모 없다고 하면서 삶이라는 시련의 근저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철학을 추구한다.

 

인생은 페르시아 양탄자의 무늬 같은 것. 어떤 무늬를 짤 것인지는 각자 다르고, 어느 쪽이 좋거나 어느 쪽이 나쁜 것이 아니다. 필립이 자살의 유혹에 시달린 것은 자기 인생이 기대했던 것과 너무 멀어져서 삶에 긍정적인 의미를 찾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생이 처음부터 무의미했다면 자신이 기대한 인생은 단순한 선입견에 불과하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 어떤 삶이든 상관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필립은 자기 인생을 파멸로부터 구원했다.

실패한 결혼생활로 인해 자신의 아이에게 그 어떤 애정도 주지 않았던 부모, 그로 인해 유복한 생활을 하면서도 어린 시절 내내 고독했던 아들이 있다. 아들은 자라면서 어머니에 대해 말할 때는 저절로 불쾌한 표정을 지을 정도로 사이가 나빠졌고, 어머니 역시 신경질적인 아들을 무거운 짐처럼 느낀다. 그는 바로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였다. 그는 아버지의 자살 이후 어머니와 갈라서는 등 반목을 계속했고, 결국 그의 철학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행위로부터 발생하게 된다. <달과 6펜스>라는 작품으로 알려진 작가 윌리엄 서머싯 몸의 자전적 장편소설 <인간의 굴레>역시 그가 소년이던 시절 느꼈던 불안한 상황을 고스란히 작품으로 반영했다. 극중 필립은 부모를 여의고 가난하고 궁색한 예술가로 살며 재능의 한계를 깨닫게 되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버림받고, 주식이 폭락해 돈을 전부 잃고, 불편한 다리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웠고, 자존심 때문에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던 그때 그는 자살을 생각한다. 하지만 '인생에 의미가 없다'는 것이 결국에는 그를 구원하는 계기가 되고, 이런 필립의 이야기는 작가인 몸 자신이 갖고 있던 그것이기도 했다.

이 작품이 여타의 심리학 책들과 다른 부분이 여기에 있다. 대부분 정신과 의사가 이런 류의 책을 낼 때 사례는 자신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절망에 빠진 여러 사람들의 사례를 만나게 되며 공감도 하고, 이해도 하지만... 그들의 삶 전체를 볼 수는 없기에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되었다는 건지는 대부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작품 속에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역사 속 철학자와 문학가의 삶들이 마치 소설 속 이야기처럼 들려지고 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삶에 대해서 기승전결의 파노라마를 모두 만날 수 있다는 특별함이 있다. 어머니에 대한 애정 결핍으로 생긴 욕구불만이 결국 쇼펜하우어를 염세주의 철학자로 만들고, 가출과 자살 기도로 점철된 청소년기를 보냈던 헤르만 헤세가 어떻게 위대한 작가가 되었고,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온 빅토르 프랑클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것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들의 업적과 그 뒤에 숨겨져 있던 삶의 비밀을 엿보면서 커다란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무언의 용기를 받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삶에 있어서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사례들을 통해서 살아간다는 것이 개인적인 행위가 아니라 여러 인간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거라는 걸 깨닫게 된다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살아가는 게 너무 힘겨운 이들에게도, 삶의 고통으로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도, 자신답게 살 수 없는 이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삶의 고통을 안고 있는 사람의 대부분이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신이 누군가의 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굉장히 커다란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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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팩스 부인과 꼬마 스파이 스토리콜렉터 61
도로시 길먼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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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저희에게 꼭 필요하긴 하지만 이 임무는 이전 임무들하고는 다르다고 미리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이건 택배 일이 아닙니다.”

폴리팩스 부인이 샌드위치를 내려놓고 그를 빤히 바라봤다. “승진된 거로군!”

카스테어스가 껄껄 웃었다. “그런데 연봉은 안 오르고 위험도만 오를 것 같습니다. 폴리팩스 부인, 이 위험천만한 러시안룰렛에 아직도 거부감이 없으신지, 아니면 생각이 바뀌셨는지 궁금하군요."

최고령 CIA 비밀 요원 폴리팩스 부인의 활약상을 그린 이 시리즈가 벌써 네 번째 이야기 모험을 떠난다. 멕스코, 터키, 불가리아에 이어 이번에는 스위스이다. 폴리팩스 부인은 거실 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고난도 요가 자세를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이웃인 하츠혼 여사가 속달 우편물이 왔다며 전달해준다. 이름도 모르는 사위가 그녀를 위해 특별한 병원에서의 요양을 준비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는 카스테어스 부장과 보좌관 비숍의 연락으로 그녀의 이번 임무에 대해 전달받고, 그녀는 스위스로 떠나게 된다. 몽브리종은 의료 시설이면서 전 세계 부자들이 휴식과 요양 목적으로 모여드는 호텔 같은 곳이었다. 특별하고도 위험한 물건을 도둑맞았고, 그것이 몽브리종에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곳에 미리 잠복해 있던 요원은 죽은 상태, 어쩌면 이번 임무는 생각보다 위험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폴리팩스 부인은 망설임 없이 새로운 임무에 도전한다.

 

자연에 둘러싸인 조용한 호텔식 병원에서 휴양하는 것을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부인의 진짜 목적은 위험한 물건을 찾아내고, 그것을 빼돌린 도둑이 누구인지 파악해야 하는 것이었다. 폴리팩스 부인은 특유의 친화력과 관찰력으로 그곳에 투숙하고 있는 사람들과 조금씩 친분을 쌓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열한 살쯤 되어 보이는 작은 남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깡말랐지만 강단 있어 보이고, 검은 얼굴에서 눈만 엄청나게 커 보이는 소년은 다짜고짜 그녀에게 자신과 친구하지 않겠느냐며 나타난다. 그런데 점점 소년의 행동에서 뭔가 수상쩍은 기색과 이상함을 감지한 폴리팩스 부인은 아이가 겁에 질려 있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린다. 과연 그녀는 소년을 둘러싼 이상한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한 것일까. 베테랑 요원조차 찾아내지 못한 도둑의 실체는 알아낼 수 있을까. 충격적인 죽음의 현장을 목격하고, 냉혈한 살인범에게 쫓기고, 긴박한 납치극과 총격전에 이르기까지 버라이어티한 첩보 드라마 속에서 이번엔 폴리팩스 할머니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

 

 

"바로 그거야, 그래.... 통제 없이."

"그렇지만.... 그건 무서운걸요!" 코트가 외쳤다.

폴리팩스 부인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싸우는 것보다는 그편이 훨씬 덜 고통스러워. 그리고 삶을 마치 상차림처럼 딱딱 맞게 배치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훨씬 즐겁고. 애초에 그건 어차피 가능한 일도 아니잖아.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본다는 건 정말이지 퍽 짜릿한 일이야."

처음 우리의 폴리팩스 부인을 만났던 날로 잠깐 돌아가보자. 60대 중반이 된 평범한 할머니, 남편이 먼저 죽은 뒤로 혼자 몸으로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살아온 어느 날,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 누구에게나 푹.하고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는 허황되어 보이는 꿈을 직접 실천에 옮기기로 결심했었다.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이 되자 기차를 타고 워싱턴으로 가 지역구 의원을 만나고, 이후 버스에 올라 CIA 신청사가 있는 곳으로 향한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가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혹시 스파이 필요없냐고. 당연히 담당자는 황당함에 입을 쩍 벌리고, 설마 진심이냐고 멍하니 중얼거린다. 독자인 나 역시 마찬가지 기분이었다. 스파이라는 게 그렇게 무작정 찾아가서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할머니. 라고 말하고 싶었던 그런 기분이랄까. 그런데, 조그만 우연들이 겹치고 마침 그녀가 딱 필요한 임무가 생기고, 폴리팩스 부인은 그녀의 오랜 소원대로 스파이가 되어 멕시코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는 황당무계하다고 느껴질 만큼 유쾌 발랄했다.

 

그렇게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그녀의 뛰어난 임기웅변과 호기심 많고 오지랖 넘치는 성격에 나도 모르게 동조해서 응원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말았다. 무대포로 천진난만하게 이 일에 뛰어 들 때부터 알아봤지만, 공포에 굴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는 그 특별함이야말로 세월의 무게만큼 나이를 먹은 '할머니'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너무도 순진해서 어수룩해 보이다가도,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어른이 젊은 사람 앞에서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지'라고 세월만큼의 현명함과 노련함을 보이는 이 특별한 캐릭터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너무도 명랑 발랄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가의 엉뚱한 그녀라서 전형적인 모습의 스파이와는 한참 동떨어져있지만, 바로 그 부분이 이 시리즈만이 줄 수 있는 기발한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 어떤 순간에서도 명랑 발랄하고, 무한 긍정의 마음을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어제까지 내 곁에 있던 누군가가 갑자기 시체가 되어 버리고, 자신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쫓기고, 말도 안 통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낯선 타국에서 어떤 행동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는 말이다. 폴리팩스 부인은 말한다. '어떤 일은 즐겁고 어떤 일은 전혀 즐겁지 않지만, 당연히 한쪽이 없으면 다른 한쪽도 없다'고 말이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우리의 삶도 그럴 것이다. 나도 그녀처럼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멋진 할머니로 나이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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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3. 화폐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오리진 시리즈 3
윤태호 지음, 홍기빈 교양 글, 조승연 교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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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을 해야지, 몸값을 해야지, 쉽게 말은 하지만, 그게 얼마여야 하는지 아무도 몰라. 하지만 누구나 자기의 몫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 앞으로 부여될 몫을 위해 준비하기도 하고 아직 혼란스러워 하며 제 몫을 찾아 나서기도 해. 그런데너는 어떤 몫을 하고 있니?

 

전체 100권으로 기획된 '오리진' 시리즈는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탐구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1권 보온에 이어 2권은 에티켓 편에 이어 3권은 화폐 편이다. 보온과 에티켓 모두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특히나 이번 시리즈가 기다려졌던 것은 바로 '화폐'에 관련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비트코인과 가상통화에 관한 뉴스 보도가 온 나라를 휩쓸었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슨 주제든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오리진 시리즈를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화폐'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다. 뭐든 그 기원을 알게 되면 사실 매우 간단할 수도 있는데, 사실 본질을 찾아서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봉황은 그가 맡고 있는 매장의 매출이 현격히 떨어져졌다고 상사로 부터 한 소리 듣는다. 당신이 받아가는 월급은 전부 남이 뛰어서 벌어온 돈이라고. 자기 몫을 하라고. 그러면서 오늘은 밥값, 몸값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내근을 하며 짐을 나르라고 지시한다. 나선녀는 봉투 때문에 아래층 가게에 돈을 물어주고 돌아와서 생각한다. 아무래도 저 기계를 팔아야겠다고. 때로는 기특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지만, 봉투가 이 집에서 자신의 몫을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봉투가 온 뒤로 전기 요금이 보름 만에 무려 백사십오만원이나 나오고 만 것이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감당이 안 되겠다고 당장 데리고 나가서 팔아 버리라고 소리치는 아내의 기세에 밀려 봉황은 봉원을 데리고 전자 상가로 간다. 봉투를 가족처럼 대할 때는 언제고 이제 돈이 많이 들어서 내다 팔겠다고 하니 봉원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난 돈 많이 안 들어서 키우는 거야?"

"아니야! 그런 말이 어딨어."

"나 키우다 돈 많이 들면.... 버려?"

 

봉황은 어린 아들의 말에 할 말을 잃는다. 돈... 돈이 뭐길래... 겨우 전자 상가에서 가게 한 집을 찾아갔지만, 봉투를 녹여서 고철로 팔겠다는 주인의 말에 화가 난 봉황은 봉투를 절대 팔지 않겠다며 문을 박차고 나온다. 그리고 하숙집의 과학자들과 봉투의 충전과 관련한 전기 요금 문제에 대해 의논한다. 과학자들은 태양광 발전기를 알아보고 있다며, 봉투는 절대 팔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오늘날에는 돈이 동전과 지폐에서 신용카드, 가상화폐 등의 보이지 않는 형태로진화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숫자로 세상 만물을 표현하는 하나의사고방식이며, 공동체가 합의한약속이고, 하나의사회적 기술로서 기능한다는 돈의 근본은 최초의 기원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돈은 기원에서부터 사물 이상의 의미를 지녔으며, 새로운 형태의 등장보다는 그 기원이 더 강력해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 돌아온 집에서 봉투는 집안 일을 하나씩 도와주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몫을 해내려고 노력하고, 봉원의 성적으로 고민하는 걸 본 이수재는 학원보다 훨씬 저렴한 금액으로 봉원의 과외를 해주기로 한다. 자신들의 월세를 세 과목 학원비로 대체하기로 한 것이다. 주인집 할머니는 분식집에서 김밥으로 식사를 하는 조건으로 관리비를 대체해주기로 하고, 주인집 딸은 유치원 수업을 추가로 해주는 걸로 과학 교사 계약을 연장하기로 한다.

 

 

 

 

 

 

2부 오리진 교양 편이 되면 '돈'이라는 사회적 기술에 대한 기원부터 만물을 측정하는 가치척도로서의 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돈이란 개념이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고, 물물교환의 시작에서부터 화폐의 기원이 된 역사적 사실까지 알려주고 있다. 무엇보다 고대의 법전에서 돈을 교환 과정에서 선택된 '사물'이 아니라, 하나의 '사고방식'이나 '약속'으로 보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늘날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사회적 기술이 바로 '돈'이다. 이러한 돈에 대한 이해를 역사학, 인류학, 고고학의 지식을 통해서 살펴보면서 돈의 기원과 발전과 본질이라는 수수께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점점 더 돈이면 다 되는 각박한 세상이 되어 가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 돈이 우리의 모든 삶을 장악하지 않도록, 돈을 넘어 더 좋은 삶을 향해 한 걸음 내딛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 같다.

 

 

 

 

그 동안 세 편의 이야기를 통해서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 미래에서 온 AI 로봇봉투 21세기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열의 의미와 보온의 중요성을 깨닫고, 비활성화된 하나의 '생각' 중에 '연민'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었고, 사회에서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습득해야 하는 생존 기술이자 본능이라는 에티켓에 대해서도 배웠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는 누구나 자기가 쓰고 있는 하루의 가치만큼, 혹은 밥을 먹는 밥값, 몸값 등 자신의 몫을 해내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을 배우고, 인생에서 치러야 하는 비용과 대가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다음 편인 '상대성 이론' 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정보를 배우게 될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윤태호 작가의 '오리진' 시리즈에서는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누구나 살면서 생각해보거나 고민해봤을 만한 부분들을 그저 일상 속 스케치로 쓱쓱 그려 보여준다. 5~6세 정도의 지능을 가진 AI 로봇 '봉투'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게 되고, 이해하고, 배우게 되는 그 과정들이 우리의 가슴 속에 있는 뭔가를 건드리기도 한다. 수많은 정보와 지식으로 목표한 백 권에 다다랐을 때 그려내고 싶은 마지막 이야기는 결국 '사람'에 대한 것이라고 했던 윤태호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시리즈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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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마음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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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공평한지도 모른다. 어쩌면 너무 공평해서 코끼리만 넘어지고 다른 이들은 아무도 넘어지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이 이 세상 모든 것 사이에 존재하는 가장 공평한 일인지도 모른다.

 

코끼리는 매일 아침 생각한다. 앞으로 다시는 나무에 오르지 말아야지, 결국 또 오르긴 하겠지만, 다시는 나무에서 떨어지지 말아야지. 그런데 다시 나무에 오르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그럼 나무에서 떨어지는 일도 없고, 그래서 아플 일도 후회할 일도 없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끼리는 또 나무에 오른다. 그리고는 곧 균형을 잃고 넘어져 쿵 하고 세게 땅으로 떨어지고 만다. 대체 코끼리는 왜 나무에 올라 가려는 걸까.

 

어른을 위한 동화 소설 <고슴도치의 소원>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 <코끼리의 마음> 역시 작은 숲 속 세상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전작에서는 혼자 사는 외로운 고슴도치가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기 위해 편지를 써놓고는 계속 고민을 했었다. 스스로에게 자신은 정말 외롭지 않다고 거울을 보며 말을 건네보기도 하고, 보고 싶은 동물 친구들을 생각하며 편지를 쓰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 한 발 다가가기가 너무도 두렵고, 어렵기만 했다. 소심한 고슴도치에 이어 이번에 등장한 건 대책 없이 무모한 코끼리이다. 세상에, 코끼리가 나무에 올라간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받고 놀림 당하고 결국엔 후회하더라도, 그저 나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말한다.

 

 

"코끼리야, 설명 좀 해줘, 왜 자꾸 나무에 올라가는 거니?"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냥 그러고 싶으니까."

 

어느 날, 코끼리는 다람쥐 집에서 차를 마시며 묻는다. 다람쥐야, 네가 만약 나라면.... 그래도 올라가고 싶을 것 같니? 사실은 나무에 잘 오르지도 못하고, 결국 떨어져 아플 걸 알면서도 말이야. 코끼리는 사실 다람쥐의 대답이 궁금했던 게 아닌지도 모른다. 그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니까, 그리고 스스로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으니까.. 어쩌면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코끼리는 나무의 높은 꼭대기에 올라가 주위를 둘러보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런 먼 곳이 보인다면 너무 기쁠 것 같았다. 하지만 자신이 어쩔 수 없이 나뭇가지들 사이로 쿵 하며 떨어지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온몸이 쑤시고 여기저기가 죄다 부러지고, 결국 자신의 소원대로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는 건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혹시 나만 떨어지는 게 아닐까. 나 말고는 다들 기어서 내려가거나, 날아가거나, 굴러서 내려가거나, 둥둥 떠내려갈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동안 올랐던 나무들은 모두 공평했을까. 그런데 과연 공평하다는 건 어떤 걸까. 코끼리는 점점 생각이 많아 진다.

 

 

 

코끼리는 그렇게 친구들에게 "네가 나라면, 너는 어떻게 하겠니?" 라는 질문을 한다. 그리고 모두들 각자의 입장에서 "내가 코끼리라면...." 어떨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이 작품의 전체 스토리가 된다.

 

참새는 생각한다. 내가 코끼리라면, 나는 우선 나무에 오르고 떨어지는 법을 배울 거야. 곰은 케이크를 배불리 먹어서 오르기도 전에 이미 땅에서 넘어질 테니 나무에서 떨어질 일도 없다고 말한다. 나무좀은 생각한다. 나라면 나무 바깥쪽이 아니라 안쪽으로 올라갈 텐데.. 그래서 떨어지는 대신 미끄럼을 타고 내려올 텐데. 바닷가재는 생각한다. 내가 코끼리라면, 나를 떨어지게 한 나무들에게 복수할 거라고. 그렇게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서 코끼리는 잠 못 이룬 밤에 일기장에 뭔가 끄적거린다. 나는 깨닫고 싶지 않고, 맞서고 싶지 않고, 무언가를 알고 싶지 않고, 계산하고 싶지도 않다고. 나무에 오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떨어지는 건 나만 할 수 있는 예술 작품같은 거라고. 어쩌면 내가 떨어질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그냥 코끼리이고, 그냥 나무에 오를 뿐이라고 말이다.

 

 

 

주위에서 누가 뭐라든 나만의 길을 계속 걸어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도 어렵고, 그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물론 무작정 나무에 오르기를 시도하며 계속 떨어지는 코끼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떨어짐은 매번 통증을 동반하고, 누군가의 우려 섞인 걱정을 들어야 하고, 스스로에게도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아야 하니 말이다. 물론 누군가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왜 너는 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 거지? 왜 굳이 실패를 해가며 이루어질 수 없는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거지?

 

 

 

 

 

 

 

 

 

 

 

 

 우리가 뭔가를 하든, 하지 않든 인생은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치열하게 하루를 보내어도, 반대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흘려도, 오늘이 가면 내일은 오게 마련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새로운 길이 두려워 망설이면서 늘 안전한 길로만 가거나, 넘어지고 실패하면서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도전해 보거나. 중요한 것은 스스로 정말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에 있다.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흘러가 버린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이니 말이다. <고슴도치의 소원>을 읽고 나서는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나도 그랬어. 라고. 토닥토닥 위로해주고 싶은 기분도 들고, 안쓰러워 보듬어 주고 싶은 기분도 들고, 다들 그런거라고 괜찮다고 말해주고도 싶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코끼리의 마음>은 반대로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일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코끼리에게 내가 용기를 얻게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니,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세상 모든 것은 제각각 유일한 존재라고 말하는 코끼리의 마음이 고스란히 와닿아서 어딘가 뭉클하기도 했다. 구제불능, 제멋대로에 대책 없이 무모해 보이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건 확실히 뭔지 알고 있는 코끼리를 통해서 ‘나는 나’라는 당연한 사실이 특별한 깨달음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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