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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에 쓱싹 편의점 과학 - 삼각김밥부터 계산대까지, 세상 모든 물건의 과학 ㅣ 곰곰문고 18
이창욱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8월
평점 :
나는 편의점보단 슈퍼나 점방이 더 익숙한 세대다.
동네 어디쯤 꼭 하나씩은 있었던 슈퍼는, 그 동네의 이름을 따기도 했고 혹은 슈퍼 사장님 아이들의 이름을 달기도 했다. 가끔은 평화니 만복이니 조금 생뚱맞은 이름을 가진 슈퍼도 있었다.
어릴 적 시골에 가면 마을 어귀 간판도 제대로 달리지 않은 가게가 슈퍼 역할을 대신했다. 할머니들은 주로 그 가게를 점방이라고 불렀다. 그 곳에서 과자를 사면, 그 위로 먼지가 소복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제 우리 동네엔 편의점 서너개와 땡땡유통이란 꽤 규모가 있는 슈퍼 하나가 남았다.
아파트 초입에 있는 편의점에선 주로 과자나 음료, 요즘은 고구마도 가끔 사먹곤 한다. 집에서 쪄 먹는 맛과는 또 다른데다가, 군고구마의 냄새는 정말 유혹적이다.
우리 동네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것은 친절한 사장님이다.
푸근하고 친절한 사장님.
편의점의 낮을 지키는 것은 잘생긴 그러나 조금 까칠한 듯한 젊은이다.
그래서 가끔 생각한다.
푸근하고 친절함 VS 잘생기고 까칠함
무엇을 고를 것인가
며칠 전엔 <한입에 쓱싹 편의점 과학>이란 책을 읽고 삼각김밥을 사러갔다.
아이가 어릴 때 먹고싶다는 말에 한 두 번? 사먹은 기억...이 떠오르니 꽤 오랜만이었다.
삼감김밥만 사기는 뭐해서 1+1 우유도 챙겼다.
역시 아무리 봐도 잘생긴 젊은이다.
바코드를 찍으면서 슬쩍 내 눈치를 보더니
“어머님 안녕하세요.”
“네?”
“저 땡땡이랑 중학교 동창 댕댕입니다.”
아.....기억이 난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 곧잘 어울렸던 아이친구.
그땐 통통하니 볼살이 귀여운 꼬맹이였는데..
주책스럽게도 잘 자랐다, 어쩜 이렇게 잘생겼니, 엄마가 흐뭇해하시겠다... 온갖 주접을 떨며 나왔다.
아이랑 통화해보니 댕댕이는 휴학을 하고 알바를 하며 군대 갈 준비를 한단다.
남편이랑 오랜만에 삼각김밥을 먹으며 아이의 친구이야기를 했다.
바삭한 김의 식감.
삼각김밥은 아무래도 밥과 오랜 기간 붙어있다보면 김이 눅눅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런 문제를 해결한 게 바로 “스즈키 마코토”란 일본인으로, 김과 밥 사이에 비닐을 넣어 분리 포장 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세븐땡땡의 오니기리가 탄생했다.
밥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밥 짓기전엔 베타녹말(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이 규칙적으로 쌓인 결정상태)이던 상태가 짓고 난 후엔 그 사이에 물분자가 끼인 알파녹말이 된다.
그러다 점점 수분이 빠지며 딱딱해지는 베타녹말이 되는데 이런 밥의 노화가 가장 잘 일어나는 온도가 0도씨, 그래서 냉장일 때 떡이나 밥이 더 딱딱하고 맛 없는 이유라고 한다.
고추의 매운맛이 43도씨가 넘는 뜨거움인데, 조류나 나무 두더지는 매운 맛에 둔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75%가 유당불내증을 갖고 있다는 것, 닭의 선조인 적색야계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1세기 박물지에 유해물질을 막기 위해 동물 방광으로 마스크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 전자레인지에 석탄가루를 15분 돌리면 흑연이 만들어 진다 등....
주로 편의점에서 팔리는 물건 등에 담긴 간단한 과학사실들이 담겨 있다.
콘돔 실패의 원인이 담겨 있는 부분은 사진으로 첨부한다.
나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편의점에 더 익숙한 세대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 얼마전 남편과 들른 편의점, 사장님이랑 남편이랑 수다 떠는 중ㅠㅠ 연배가 비슷해서 나이 묻고 고향 묻고 떠들더니 … 편의점 사장님이 나보고 동안이란다. 좋아서 히죽히죽 웃었더니 남편이 비웃으며,
동안이라고 했지 예쁘다곤 안 했다.
그래…..나도 안다고 ㅠㅠ
이제 남편은 편의점 사장님과 친해져서 열심히 주전부리며 맥주를 사나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