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세계의 명단편 중에서 카렐 차페크의 단편 <시인>을 집어들었다.
그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로봇이라는 단어를 최초로 썼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처음으로 읽었던 책은 <정원가의 열두 달>이었다.
한참 식물에 관한 책을 읽고 있던터라 자연스럽게 읽게 된 책이었다.
위트 넘치는 삽화들과 함께 매달 정원 가꾸기에 진심인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이 유쾌했다.
이후 그의 책을 찾아읽게 되었다.
20여 년전 그의 이름이 적혀진 책을 만났던 기억은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시인>에는 뺑소니 사고를 목격한 시인이 쓴 시를 이용해 차번호를 알아내는 과정이 있었다.
사고를 목격한 순간을 시 한 편으로 담아내는 작가의 시선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알폰스 무하의 그림이 삽화로 등장했다는 것이었다.
카렐 차페크는 체코인, 알폰스 무하도 체코인이다.
그린이의 배려였을까?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때는 알폰스 무하를 몰랐고, 오늘의 나는 알폰스 무하를 알고 있기에 삽화를 보는 순간
'우와'라는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는데, 특별하진 않지만 사소한 이런 것들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하는 것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