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후, 엄마의 기억은 듬성듬성 구멍이 뚫리곤 했다. 엄마는 당뇨가 있는데도 믹스 커피를
끊지 못한다. 내가 없을 때면 혼자 타 먹는다. 엄마는 믹스커피를 담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한 잔을 마시고는 마셨다는 사실을 모르고 또 커피 마시기를 반복한다. -P 139
거동이 불편한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야하는걸까?
하루에 한 잔만 드시게 할 수 있으니까.
아침을 드시고 나면 아빠가 꼭 엄마에게 믹스커피를 타주신다.
당뇨가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좋아하시니까.
낮에 내가 가서 커피 드셨냐고 여쭤보면 안드셨다고 하신다.
아빠는 눈으로 나에게 말씀하신다. 드셨다고.
엄마 생각이 났다.
어쩌면 치매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바로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매 순간 엄마와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