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봤다.

작품도 궁금했지만 무엇보다도 신구, 박근형 배우님의 연기가 보고싶었다.

지난 3월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박근형 배우님의 무대 위의 모습을 처음 봤다.

무대 위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놀라웠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되었다.

작년에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예매했었지만 

이순재 배우님의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되면서 아숴웠었다.

책을 먼저 읽고 갈까 생각하고 펼쳤는데 눈에 들어오질 않아서 과감히 포기.

연극을 보고 책을 읽으면 이해가 더 쉽겠지 생각하고 미뤄뒀다.


연극의 감흥이 끝나기 전에 읽는 것이 좋을듯해서 오늘 드디어 읽었다.

연극 속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읽으니 몰입은 잘 되었다.

그렇다고 책을 이해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같다.

연극을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앞 뒤 맥락을 이해하려 하고, 논리를 따지자면 미궁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느낌.

하지만, 순간 순간 훅 치고 들어오는 지점들이 있었다.

고도를 만나게 될 시간까지의 긴 시간을 메우기 위해 끊임없이 주제를 찾아서 이야기를 하고,

포조와 럭키의 등장으로 혼란스러움이 찾아오지만 인류애를 보여주는 등.

제정신인 사람은 블라디미르 밖에 없는건가? 싶기도하고.

항상 이 작품을 이야기하면 하게 되는 질문이 고도는 있는 거야? 정말 오긴 오는거야? 라는 거였는데.

막상 연극을 보고 책을 읽고 나니 '고도'가 뭐 그리 중요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있으나 없으나. 나타나거나 말거나......

고도를 기다린다는 것이 삶에 대한 포기가 아니라 희망을 부여잡는듯한 처절한 몸부림으로도 보였는데,

인간에게는 그런 것 하나쯤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 번 읽기는 어려웠지만 조용히 다시 음미하면서 읽고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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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7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30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5-05-28 04: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희곡 예전에 한번 읽기는 했는데, 잘 모르겠더군요 고도가 뭔지 몰라도 사람들은 여러 가지 기다리는 게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사는 게 기다리는 거겠지요 연극도 쉽게 알기 어려울 듯합니다 march 님은 연극을 보고 책을 만나셨군요


희선

march 2025-05-30 23:21   좋아요 1 | URL
연극도 책도 쉽지는 않았지만, 이해가 안되면 또 어때라는 맘도 들었어요.
연극을 책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무언가를 얻은 기분도 들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