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마 병원에 가면서 가지고 간 책은 <꽃 피는 미술관> 가을 겨울 편이었다.
엄마에게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다.
고스톱도 치고, 보드 게임도 하지만 이런 예쁜 그림들을 보여드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싶었다.
엄마는 여성여성해서 이쁜 것을 좋아하시니까.
제목을 먼저 읽어보게 하고, 그래서 이 책에는 예쁜 꽃 그림이 가득한 것이라고 설명을 해드렸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림을 보여드리고
사연이 있는 그림은 간단히 설명도 해가면서 함께 봤다.
책 놔두고 가라고 하셨는데, 혼자 책을 옮기고 하는 것도 힘드실 것같아서
다시 가지고 오겠다고 했다.
엄마 덕분에 나도 여러 번 예쁜 그림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엄마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시는 그림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펠릭스 발로통(1865~1925) [마리골드와 귤], 1924

무슨 과일인것 같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다고 하셨다.
귤이라고 하지만 내 눈에는 납작한 청도 반시로 보인다.
엄마가 모르는 것도 당연한거네.
후안 그리스 (1887~1927) [꽃이 있는 정물화],1912

피카소와 함께 회화에 새로운 실험을 감행했던 화가 후안 그리스의 작품이다.
엄마가 그다지 좋아하시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선명한 색의 예쁜 꽃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엄마, 예뻐요? 어떤 것이 꽃인지 알겠어요?"
정확하게 집어내신다.
기타를 그려놓은 것은 그냥 막대기라고 하셨다.
울 엄마가 이상한 것이 아니야. 입체파 그림이 난해한 것이지.
윈슬로 호머 (1836~1910) [네 잎 클로버], 1873

어떤 그림을 보여드려도 예쁘다란 말씀을 먼저 하셨다.
이 그림은 창문이 눈에 들어오셨나보다.
"창문이 있네."
판뉘 브라테(1861~1940) [영명축일],1902

엄마 :우와 애들도 이쁘고, 그림이 너무 예쁘다.
나 : 근데, 엄마. 나뭇잎을 저렇게 늘어놓아서는 나중에 치울려면 힘들지 않을까?
엄마 : 뭐 어때? 금방 치울 수 있을 것같은데.
엄마가 지금 우리들을 키우시면 아주 창의적인 교육을 하실 것같은데......
엄마의 젊은 시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