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볼 때 당신은 누굴 보나요 - 수필가 배혜경이 영화와 함께한 금쪽같은 시간
배혜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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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0일 배혜경수필가님의 첫 책인 「앵두를 찾아라」가 출간되었고 2년마다 배혜경작가님의 책을 어느정도 시간 차가 있었지만 접하였는 데 스마트에세이 & 포토포에지인「화영시경」이 재작년 11월 20일에 출간되었으니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올해에 혹시 책을 내시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바로 얼마전에 2017년 「고마워 영화」이후 두번째 영화에세이인 「내가 당신을 볼 때 당신은 누굴 보나요 : 수필가 배혜경이 영화와 함께한 금쪽같은 시간」가 출간이 되어서 이번에는 늦지 않게 일찍이 주문을 하여 읽어보았습니다.
저는 중학생때부터 영화를 보고는 싶었지만 극장에서 볼 정도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극장에서 영화를 보지 않고 극장에 비치되어 있는 영화전단지를 2012년까지 모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동네에 있는 비디오대여점에 가서 1500원주고 1박 2일동안 빌려다보거나 공공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DVD를 디지털자료실에서 보고는 했거든요. 물론 성인이 되고 나서도 그다지 주머니사정이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아르바이트하기 전이나 하고 난 후에 시간을 내어 돈이 생기는 즉시 영화관에서 관람하고는 했답니다. 주로 롯데시네마에서 보게 되었는 데 대부분 상업영화들이어서 독립예술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보다 훨씬 이후에 지금은 없어진 국도예술관이나 아트씨어터 씨엔씨에 한 번씩 가게 되었을 때였고 그렇게 제 집처럼 드나들지는 않았는 데 폐관이 될 줄 알았다면 자주 가서 보는 건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수필가님과 제가 살고 있는 부산에는 영화의전당과 또 최근에는 모퉁이극장이라는 곳이 새로 생겨 상영시간표를 챙겨보지만 직접 가보지는 않았어요.
특히 2012년부터는 우연히 핫트랙스에서 DVD에 꽂혀서 조금씩 야금야금 한국영화DVD를 사모으곤 했었는 데 아르바이트로 받은 월급의 대부분을 DVD 사는 데에 쓰고 모은 DVD들을 보물단지처럼 쌓아놓다가 급전이 필요하면 알라딘중고서점에 팔았다가 새로 DVD를 사모으고 2017년에는 극장에서 살다시피 했고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그 중에는 이상일감독님의「분노」도 있었네요.)가 DVD로 나오면 국내,해외영화 가리지 않고 사모으게 되었는 데 버는 것에 비해 쓰는 것이 많다보니 감당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는 것은 시간문제였죠.
결국에는 다 처분하고 지금도 여전히 알라딘에서 예약판매 중인 DVD를 검색을 하기는 하지만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실「고마워 영화」 때도 느낀 것이지만 저도 나름대로 영화를 많이 봤다고 자부해왔는 데 여기에 등장하는 영화목록들을 보며 독립영화나 상업영화를 떠나 저는 아직 갈길이 멀었구나 싶더군요.
그래도 「고마워 영화」를 접하였기 때문인지 영화에 담긴 메시지나 영화 속의 등장하는 인물, 시대적인 배경들을 영화를 직접 보지 않았는 데도 머릿 속에 펼쳐졌고 수필가님이 지나온 삶의 내력들이 영화와 함께버무려져 있어 사진만 보고 직접 얼굴을 보지는 않았지만 수필가님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갈 수 있었던 제게는 의미있는 시간들이었어요. 다음에 혹여나 이 책에 소개되었던 영화들을 보게 된다면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었어요.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인생또한 한 편의 영화이고 그 영화 속에 주인공은 저라는 것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자주 가는 작은도서관에 갔다가 「고마워 영화」와 「화영시경」이 비치되어 있어 한 장 찍어놓은 것을 남기며 이 글을 마칠려고 하는 데 「고마워 영화」가 알라딘에 검색해보니 품절이더군요.
그런데 품절되었다고 중고 책가격이 정가의 두 배에 심지어는 9만원 가까이나 해서 자본주의라지만 혹여나 구매하고 싶어도 너무 무시무시해서 망설여질 것 같습니다.
아무튼 배혜경수필가님, 매번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매번 제자리인 제 글솜씨가 야속하게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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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6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자 시대의 아리아
신종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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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첫 책은 「고스트 프리퀀시」로 만나봤던 신종원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전자 시대의 아리아」입니다.
사실 「고스트 프리퀀시」를 읽었을 때도 범상치 않아서 「전자 시대의 아리아」를 읽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 데 인쇄된 글자 하나하나를 읽다가 보니 힘들기는 했었고 읽으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지 잘 파악이 되지 않았고 읽고 난 후에도 어떻게 풀어야 할 지 조금 막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작은도서관에 등록된 청구기호 일반 813.7 신75ㅈ, 등록번호 MD12564인 전자 시대의 아리아 : 신종원 소설집을 대출하여 읽었습니다.
도서관에 제가 찾고 싶은 책이 비치되어야 할 곳에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다면 답답하고 불편한 것은 당연할 겁니다. 어디에 있는 지를 모르니 찾을 수도 없어서 빌려가지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밴시의 푸가)를 읽으면서 했었고 (전자 시대의 아리아)속의 흘러나오는 음성신호들에 저도 모르게 병사들처럼 넋이 나갈 것 같았어요.
(멜로디 웹 텍스처)의 거미줄에 저는 꼼짝없이 걸려들 것이 분명하고 반복되는 ‘삐그덕, 찰칵.‘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습니다. (전자 시대의 아리아)에 일본어로 지시할 때 한때는 일본어를 배웠으나 이제는 읽기조차 힘들어져버린 것에 많이 아쉬웠고 또한 (옵티컬 볼레로)에 나오는 독일어대화를 소리내어 읽어보고 싶었으며 화면에 잡히는 것만으로도 존재자체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 저는 너무 두려워서 만지지도 못할 것 같아요. (저주받은 가보를 위한 송가집)에 전시되어 있는 엘가라는 이름을 가진 바이올린을 직접 본다면 볼품없는 외관이지만 경이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비밀 사보 노트)를 통해 잘 몰랐던 지금은 별이 되신 故 황현산 선생님에 대해 조금이나 알 수 있어서 픽션이 가미되었지만 의미있었으며 (보이스 디펜스)의 악마 바알즈붑에 맞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저 또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분명하게 하고 싶고 제가 사는 부산의 다대포가 나오는 (작은 코다)를 읽고 힘들겠지만 「다대포 후리소리」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잠시나마 들게 하던 신종원작가님의 「전자 시대의 아리아」를 대출에만 그치지 않고 읽을 수 있어서 의미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신종원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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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오늘의 젊은 문학 2
서장원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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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 문학 시리즈의 두번째로는 무려 작년에 등단(생각해보면 앞서 읽었던 「브로콜리 펀치」의 이유리작가님도, 「고스트 프리퀀시」의 신종원작가님도 다 작년에 등단하시고 올해 책을 내셨죠. 신종원작가님은 심지어 두 권이나 내셨고요.)하신 서장원작가님의 첫 소설집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엄연히 말하자면 2019년 문학3에서 발표하신 (주례)라는 짧은 단편이 있지만 아무튼 불과 작년에 (해가 지기 전에)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셨고 이 두 작품을 포함한 9편의 단편들이 불과 1년여만에 발표되어 벌써 단행본으로 출간된다는 것이 저는 놀라울 따름입니다. (바로 앞에 읽었던 「아직 살아 있습니다」의 나푸름작가님은 2014년, 조만간 읽을 예정인 「트랙을 도는 여자들」의 차현지작가님은 무려 2011년에 등단하시고 올해 첫 책을 내시는 데 말이죠.)
이 소설집에는 작가가 된 친구에게 사랑했던 연인의 죽음을 바탕으로 소설을 써달라고 부탁(당신이 모르는 이야기)하거나 알츠하이머로 요양원에 계신 친구의 엄마를 보러 가거나(이 인용 게임), 차별이 없을 것같은 선진국인 프랑스에 갈 준비를 하고(프랑스 영화처럼) 떠돌이 개를 키우려는 아들에게 손찌검하며 성적이 떨어지면 개를 버리겠다는 무정한 아버지와 (해변의 밤)하며 은사님에게 주례를 요청한 제자(주례), 아이를 갖는 것을 포기하며 해변에 있는 펜션에 여행 온 부부(태풍을 기다리는 저녁), 함께 키우던 개를 아내가 싫어한다는 이유로 전애인에게 맡기려는 남자와 그렇게 개를 맡게 된 여자(망원), 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아들을 보러 운전하는 부모(해가 지기 전에), 한때는 왕가위의 영화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좋아하지 않고 이혼을 결심한 친구와 그를 보살피는 친구(해피 투게더)가 등장하는 데 유별날 수도 있지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을 이야기들이라 읽으면서 많은 느낌을 받았고 오해로 인해 인간관계가 걷잡을 수도 없이 나빠질 수가 있다는 것과 오해를 풀어내려면 많은 인과관계가 거쳐야 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낍니다.
서장원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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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 있습니다 오늘의 젊은 문학 1
나푸름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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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출판사에서 야심차게 내놓는 ‘오늘의 젊은 문학‘ 시리즈의 첫번째로는 2014년 (로드킬)로 등단하신 나푸름작가님의 첫 소설집 「아직 살아 있습니다」입니다.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인 (아직 살아 있습니다)를 포함하여 총 9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데 분명 죽어서 장례식장에도 갔으나 로그아웃되지 않고 버젓이 살아 회사생활하는 박 대리(아직 살아 있습니다), 왼쪽 어금니가 흔들려 남편의 강력한 권유로 치과에 가는 쓸때없는 지출을 하지 않으려하는 아내(틈), 불의의 사고로 왼손을 잃어버리고 없는 삶에 체념한 순간에 불현듯 찾아 온 왼손 때문에 점차 삶이 망가지는 윌슨씨(윌슨과 그의 떠다니는 손), 낯선 이국에서의 삶에 적응하려고 하지만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쉽지 않으며 이웃집 속옷차림의 중국인 할아버지때문에 알 수 없는 방향으로 가는 부부(중국인 부부)의 이야기와 쉴틈없이 바쁜 사람들을 위해 대리 체험해주는 기버라는 직업(메켈 정비공의 부탁)이 있는 가하면 그 사고 이후로 아내에 대한 의심과 분노가 치밀어오르면서도 평소와 같이 삶을 유지하려는 남편(로드킬), 결코 막을 수 없는 ‘늙음‘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는 중년의 여성(목요일 사교클럽), 곧 돌아가실 아버지가 모아놓은 책들 사이로 여행하는 아들(책무덤), 5시에 점집에서 점을 보기로 약속한 M과 J의 이야기(한남동에는 점집이 많다)까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191쪽에 ‘처음앤, ㄴ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했다.‘라는 문장이 있는 데 오타가 난 것이겠죠?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오늘의 젊은 문학‘ 시리즈 또한 차례대로 접해보면서 작가님만의 매력을 느끼고 싶습니다.
두번째로는 서장원작가님의 작품인 데 이 책 또한 바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푸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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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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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이어서 읽은 김초엽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
저는 과학이나 자연에 대해 특히 식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스바나‘라는 식물이 더스트로 가득찬 지구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으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환경에 도태되지 않고 적응하고 거기에 맞게 변형하고 증식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 듯 했어요.
지금 이 순간에는 잘 떠오르지 않지만 2050년이 되어서 실제로 지구에 더스트같은 것이 생겨나 모든 것을 사라지게 만들고 그 속에서 유토피아같은 ‘프림 빌리지‘가 형성되어 생활하고 살아간다면 어떨지 생각이 드네요.
어릴 때 보았던 푸른 빛의 형상들이 연구원이 되어도 잊지 않고 생생하게 그려지며 행방이 묘연한 이희수라는 노인을 찾기 위해 멈추지 않고 끝까지 파헤쳐 본 아영, 아영에게 모스바나를 포함한 프림 빌리지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나오미와 아마라, 프림 빌리지의 유리온실에서 사람들에게 줄 분해제를 만들고 오직 식물들을 돌보았던 레이첼과 레이첼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지수등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전부 기억하고 싶은 데 저에게는 메모리 칩같은 것이 없어서 아쉬울 뿐입니다.
사실 읽을 때는 흥미롭게 잘 읽었는 데 막상 그 느낌을 표현하려고 하니 어려워 리뷰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그래도 읽는 것과 그 느낌을 쓰는 것을 멈추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김초엽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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