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수동 도그 워커 클럽 오늘의 젊은 작가 55
현이랑 지음 / 민음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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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작가 시리즈의 55번째로는 현이랑작가님의 [갑수동 도그 워커 클럽]입니다.

갑수동에서 비숑프리제 구름이를 키우는 유명한 강아지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이 꿈인 풍족하지만 가족에게 사랑받지 못한 진이, 가족에게 사랑을 받기는 커녕 아프신 할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여러가지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벌지만 나아지지 않는 현실과 암울한 미래에 허덕이고 있는 요크셔테리어 노견 금순이도 보살피는 소은, 직장을 그만두고 편의점을 운영하며 덩치는 크지만 차분한 리트리버를 키우는 지호 이렇게 세 여자가 갑산 공원에서 개를 산책시키다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되어 ‘갑수동 도그 워커 클럽‘을 결성할 정도로 친밀해지며 서로에게 엮이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데 평소에도 개를 싫어하며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자들을 보며 못마땅해하던 호루라기 할아버지가 파란색 리드줄(개 목줄)에 목이 졸린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을 시작으로 세 여자 주변에서 알 수 없는 이상한 일들 벌어지자 두려움이 앞섰으나 자신들의 손으로 이 사건을 일으킨 범인을 잡기 위해 사건을 파헤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때 혼자 살고 있는 저에게 개 키워보라고 권하시던 분이 계셨는 데 그때마다 제가 먼저 키우는 개보다 개 곁을(정확히는 세상을) 떠날까봐 그 두려움에 차마 키우지 못할 것같다라는 말을 하며 둘러대곤 했던 적이 있었고 [갑수동 도그 워커 클럽]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편의점에 귀여운 포메라니안 두 마리를 데리고 온 손님과 마리노이즈 세퍼트를 데리고 온 손님을 보며 서로를 보살피며 살아가고픈 마음도 들지만 자발적 고아로 살아가는 저로서는 제 자신조차 보살피기 벅차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점점 사건의 전말 앞에 다가가며 생각하지 못하였고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던 뜻밖의 인물이 사건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저또한 세 여자들처럼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왜 이렇게까지 하는 지 다 읽은 지금도 이해되지 않지만 비로소 서로를 넘어 자신들을 돌보기 시작한 그녀들이 행복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이랑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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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희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8
조해진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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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8번째로는 조해진작가님의 [우리 세희]입니다.

이 소설은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에 전쟁과 내전의 흔적을 주제로 전시한 예술가 제이비 류를 취재하러 간 연주가 3일간의 여정에서 겪게되는 인종 차별과 자신이 이방인이라는 것을 몸소 실감하게 되고 그 속에서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 세희를 가르쳤던 선생님, 그리고 제주 출신의 조부를 둔 제이비 류의 가족사를 반추하고 있는 데 읽었을 때에는 180여쪽(작품해설과 작가의 말 포함)밖에 되지 않아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나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표현하려고 하니 딱 무엇이다라고 이루 설명하기 어려운 데 물론 이 소설에 담긴 이야기들이 자이니치(재일교포)들이 살아가며 무수히 받는 차별과 억압받던 그 시절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도 했지만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감정들을 이렇게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제 주변에서 연주의 외조모인 정순애와 제이비 류의 외조모인 노리코 같은 인물들이 ‘각자의 아이를 유아차에 태워 외출하기도 했을 테고 횡단보다 앞이나 신사의 뜰에서는 눈인사를 나누었을(140~1쪽)‘ 모습을 보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며 소설의 모델이 된 인물들을 살아가는 동안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조해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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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만개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초엽 지음, 박지숙 그림 / 마음산책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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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행성어 서점] 이후 마음산책에서 출간된 김초엽작가님의 두 번째 짧은 소설집 [해파리 만개]를 읽었습니다.

김초엽작가님의 작품들을 많이 접하지 않았던 것 같은 느낌을 줄곧 받아 왔었는 데 두 번째 장편 [파견자들]과 소설이 아닌 작품들을 제외하곤 그동안 출간되었던 작품들을 출간된 궤적에 따라 읽어 보았고 이번에도 읽게 되었는 데 처음에 실린 (모래 이야기)부터 나날이 도시 전체에 증식되어 부유하고 있는 해파리들을 목격하면 저 역시 가만히 두게 하고 싶은 (해파리 만개에 관한 기록)을 읽으며 작가님의 설정해놓은 세계 속을 탐사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는 데 미친 과학자는 아니어도 괴짜 과학자라고 불러도 될 것 같은 미라 아주머니가 남겨 놓은 (끈적이)와 홀로 남겨져 있던 니모가 아닌 네모 NEMO로 읽는 인공의식을 구조하고 ‘연필‘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게 될 (사각의 탈출)의 새로운 이름인 ‘사각‘ 을 지어준 은수와 구조선 안에 있던 구조대원들에게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전염시키며 자신에게 딸려 온 젤리를 제거하지 않고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젤리의 우울)의 은수, 그리고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에 마지막 남은 과학교사이자 생태조사원에게 배우고 떠난 많은 석상들과 달리 곁을 떠나지 않고 의외의 선택을 하는 석상 골렘의 모습이 인상깊었던 마지막 작품인 (사모나)까지 읽었을 때에는 소설 중간 중간에 삽입된 박지숙작가님의 몽환적인 그림도 같이 보면서 분명 낯설었지만 그 안에 깃들어 있던 몽글몽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젤리가 저에게도 약간의 슬픈 기분을 전염시킨 것이 아닐까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과 같이 동봉된 마음산책 편집자의 말 속 QR코드를 스캔하여 저 또한 ‘해파리 만개 게시판‘ 에 접속하여 글을 남기고 싶지만 삭제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지금 당장은 이 마음을 가만히 두려고 합니다.
김초엽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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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통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9
정용준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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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N°(노벨라) 시리즈의 19번째는 정용준작가님의 [겨울통]입니다.

2025년 최정화작가님의 [호르몬 체인지] 이후 1년만에 출간되는 N° 시리즈인데 제목이 [겨울통]이라 겨울에 출간되면 더 좋았겠지만 봄의 끝에서 만나는 것도 좋네요.
정용준작가님의 작품에는 유독 쉽사리 대화하기 어려운 인물들이 주로 등장하는 데 이번 [겨울통]에도 농구를 하다 뇌를 다쳐 무언증을 앓고 있는 인하라는 인물에게 사랑에 빠지는(사실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동아가 여름에 발병하기 시작하여 한 겨울로 접어 들어가는 동짓날에 신체의 일부나 심지어는 신체 전부가 물로 변해버리는 겨울통에 걸리게 되며 시한부의 삶을 선고받게 되는 이야기로 사실 4부로 구성되었지만 2부만 읽어도 이야기의 윤곽이 거의 그려지지만 3부 그런 동아를 지켜내기 위해, 정확히는 겨울통 발병 전의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많은 논문과 기사들을 읽고 많은 이들에겐 그저 오로라로 유명하지만 한줄기의 희망을 부여잡으며 핀란드까지 가는 다소 무모하고 동아가 이 사실을 알면 부담을 넘어 싫어하겠지만 동아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는 인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하가 동아의 겨울통을 낫게 하기 위해 의미 있는 연구 결과 중 중요한 몇 가지를 노트에 적는 부분이 있는 데 ‘액체를 얼릴 정도로 지속적이 추위가 대략 2월 초까지 유지되어야 한다.(146쪽)‘라는 부분이 아마도 인하가 노트에 받아 적으니 실수로 틀린 것이라고 생각들었지만 아무튼 이렇게 동아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아끼지 않았기에 4부까지 이야기가 갈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용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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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차와 미래의 문장들
이소정 지음 / 강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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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농경 사회]보다 조금 먼저 출간되었지만 [우리들의 농경 사회] 먼저 구매하고 조금 늦게 구매하여 읽게 된 이소정작가님의 첫번째 소설집 [우리의 차와 미래의 문장들]을 [우리들의 농경 사회]를 읽고 여운이 남아있는 채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처음 임수정과 임수용의 이름을 보고 혈연관계인 줄 알았으나 생판 남이며 연인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조금 놀라웠던 (날씨에 대해 우리가 했던 말), 형이 과로사로 죽음을 맞이하고 형의 여자친구였던 정미숙이(아버지가 부르는)가 오기를 온 가족들이 기다리는 (테라스), 점점 불어나는 몸으로 인해 안전바 없이는 움직이기 힘든 언니 해영을 패키지 여행 간 엄마를 대신하여 맡게 된 것도 모자라 남자친구 민석과 함께 경주로 같이 가게 된 (오영과 해영)의 오영, 마트에서 일하며 아들 윤을 돌보지만 자꾸만 엇나가버리는 윤 때문에 힘들어하던 차에 윤이 토끼를 키우는 사육장에 임신한 개를 같이 넣어 토끼 두 마리가 죽게 된 사고로 인해 학교에 가게 된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작 (밸런스 게임)의 워킹 맘, 무거운 택배 물품들을 로켓같이 빠르게 배송해주는 맨과 화려한 옷을 입고 퍼레이드 공연에 나서지만 늘 외로운 진, 그리고 24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지구의 밤)의 인물들, 아무도 없는 폐허가 된 도시에서 자신의 차로 친 판과 ˝나‘가 정처없이 떠도는 (수영장), 아이들을 잘 돌보고 집안일을 완벽하게 하며 남편의 내조를 하고 싶으나 늘 술 앞에서 하염없이 무너지는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앨리스 증후군)의 앨리스, 한날 한시에 죽음을 맞이한 가족들이 부패가 시작된 자신들의 육체를 목도하지만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유령으로 남아있는 (훠궈), 은행에서 높은 연봉을 받으며 비교적 성공한 이름이 해태인 남편과 그와 자신을 닮아 완벽에 가깝지만 학교에서 정학처분을 받은 아들 지욱이로 인해 위기를 겪게 되는 아내 지숙이 의문의 전화를 받게 되는 (배드민턴)을 포함하여 총 10편의 단편들이 실려 있는 데 표제작이자 해움어린이집에서 일하던 누나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장례를 치르고 있는 동생인 캐나다 킹스턴에서 유학생활했던 보숭에게 은영이 찾아오는 (우리와 차와 미래의 문장들)이라는 단편에서
147쪽 ‘보숭과 전혀 닮지 않았지만 보숭과 비슷한 어딘가 축축한 분위가 느껴져서 낯설지 않았다.‘ 라는 문장에 잠시 머물렀다가 소설이 줄곧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되다 160~1쪽 ‘보숭과 나는 조금 떨어져 그 모습을 보기만 했다.‘ 라는 문장 속의 ‘나‘는 누구일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는 데 바로 다음 문장인 ‘그런 우리를 부모님은 손짓으로 불렀다.‘를 통해 대략 짐작할 수 있었지만 다시 ‘보숭은 관에서 눈을 떼고 은영을 쳐다봤다.‘로 다시 시점이 되돌아오는 신기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고 단편들 곳곳에 [우리들의 농경 사회]에서 발아된 씨앗들을 볼 수 있어서 의미있던 작품이었습니다.
이소정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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