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파라다이스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임재희 지음 / 민음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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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여 출간되었던 임재희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당신의 파라다이스」가 민음사에서 새롭게 출간되어 읽어 보았습니다.

책 소개를 따로 읽지 않고 개정판 출간 소식을 접하였을 땐 하와이로 이주한 사람들의 고난과 역경을 그려냈다는 것을 어렴풋이 기억이 났었는 데 읽어보니 일제강점기에 꿈과 기회의 땅이자 황금빛 미래가 펼쳐질 파라다이스일 것이 분명했던 포와(하와이의 한자 표기)로 이주해 일본이 장악하던 우리나라에서 핍박받으며 스러져간 사람들과 달리 그러한 고난에서 빗겨나갔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생이별하여 생사를 알 수가 없고 한국과는 다른 기후와 문화 차이등으로 인해 포와에서 버티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거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사진 속 모습만 보고 결혼하기 위해 먼 곳인 포와로 떠난 이른바 사진 신부인 나영과 강희가 자신들의 남편이 될 상학과 창석을 만나게 되지만 나영의 남편으로 흰 머리가 센 상학을 보자 나영이 망연자실하며 다시 돌아가겠다고 하자 자매처럼 함께 살아왔던 강희또한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하다가 나영을 위해 행한 선택으로 인해 네 사람의 운명이 뒤바뀌는 것을 12년 전에 읽었을 때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지만 지금에 와서 읽으니 제멋대로인 나영이라는 인물이 나쁜 X이라고 초반부에 생각했고 저도 모르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는 데 시간이 지나고 네 사람에게 여러 사건들과 사람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창석의 말처럼 자신들 중에는 가장 이기적이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다는 점이 가슴 속에 와닿았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일들에 얽혀 있고 그 것을 책으로 옮겨내기에 다소 방대한 분량이었지만 금세 읽어나갈 수 있었고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 만나 볼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것만 여기에 남기고 이쯤에서 글을 마칠까합니다.
임재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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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미영 팬클럽 흥망사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5
박지영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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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시리즈 소설선 55번째로는 박지영작가님의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이고 첫부분을 읽자 마자 복미영 님의 팬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았습니다. (물론 복미영 님이 저를 선택할 지는 의문입니다.)

열 다섯 살부터 시작된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무한한 애정이 지천명을 넘어 이순에 다다를 때까지 이어졌으나 알고보니 죄다 쓰레기였다는 것에 충격을 받지만 그렇다고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복미영이 배우 W에 대한 사랑(음주운전 뺑소니에 불법촬영물 단톡방까지 온갖 범죄에 연루되어)을 접고 마침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대신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로 마음먹고 복미영 팬클럽을 창단해 그 팬클럽의 가입 첫번째 대상으로 동네북살롱의 ‘닫힌 엔딩 열기 북클럽‘ 2기에 최근 가입한 경기 북부에서 남부까지 지하철과 광역버스를 두 번 이상 갈아타야하고 왕복거리가 세 시간이 넘는 먼 거리를 이동하며 참여하는 수상쩍은 김지은을 선택해 W 의 굿즈 처분을 방해하며 W의 사랑을 접으려고 하는 복미영을 비난한 멍든 하늘을 만나러 부곡하와이(폐장)으로 차를 타고 가게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함부로) 그래도 되는 사람이지만 무엇이든 까짓것 할 수 있고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를 읽으며 알 기에 자신 만을 팬을 위한 역조공 팬 서비스가 매번 처참히 실패해도 멈추지 않고 무지개가 떠오르는 곳으로 계속 나아갈 복미영 님을 응원(그런데 저도 복미영 팬클럽 특전인 1회 버리기 신청권 갖고 싶네요. 혹시 북토크에 참여하면 받을 수 있을까요?)하겠습니다.
박지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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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
이주영 지음 / 교유서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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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작가님의 「성공한 사람」을 시작으로 감각적 책 다지인이 인상적인 교유서가에서 출간된 국내소설 책들을 구매만 하고 읽어 본 적이 없었는 데 이번에 출간된 이주영작가님의 첫 소설집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 을 시작으로 교유서가의 책들도 읽어보려고 합니다.

(디어 시스터)
병원에 입원 중인 외할머니의 부탁으로 통영에 계시는 외할머니의 펜팔 친구를 만나러 손녀가 간 곳은 다름 아닌 낡은 외관의 호프집이라는 장소도 뜻밖이었는 데 거기서 만난 이는 외할머니의 펜팔 친구가 아니라 그의 딸이며 그 사람이 들려주는 뜻밖의 진실에 숙연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산책)
아내와 별거중인 남자에게 아버지가 전해주는 사실은 자신의 생부가 따로 있고 배를 타다 납북되었던 과거로 인해 어쩔수 없이 호적을 지금의 친부에게로 올려놨으며 지금 요양병원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지만 생부를 만나게 되고 그런 생부의 부탁을 듣게 됩니다.
(이터널 선샤인)
동명의 영화제목에서 따왔으며 종종 홈 파티를 열던 지인인 교수가 이번에도 파티를 열며 초대하였는 데 이 파티는 자신의 장례식이며 드레스코드가 그린이라는 놀라운 소식과 그로 인해 자신이 이번 장례식을 준비하고 선택하는 것또한 읽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되는 얘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DJ인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ASMR을 하며 청취자와 팬들과의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북해서가)
제주의 독립출판 북페어에서 계속 죽쓰는 자신과 달리 꾸준하게 책이 팔리는 곳이 있는 데 알고보니 오래전 자신의 동창이었고 그 동창과 함께 만난 비니 모자를 쓴 반려자와 함께 술 마시고 동행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안녕한 하루)
동네서점겸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던 부부가 남편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문을 닫게 되었고 서점을 정리하는 중에 만난 단골들이 물어오는 악의 없는 질문들이 날카롭게 마음 속을 헤집는 것을 보고 제 마음도 이별 선물로 준 머리핀에 손이 찔린 뜻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캠프닉)
SNS로 신청한 독서모임에서 만난 현지가 갑자기 주말에 캠핑을 겸한 피크닉을 가자고 제안하여 따라가게 되었는 데 그 장소가 현지의 전연인이 묻혀있는 메모리얼 파크였고 거기서 이른바 캠프닉을 하는 모습이 색달랐습니다.
(돌스의 사생활)
(되는 얘기)에 이어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드신 경험을 토대로 쓰신 작품이며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최종 경연에 진출한 유닛 그룹이 생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벌어지는 일화가 생생하게 전해지는 데 후반부에 훅 들어온 반전에 저도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8편의 단편이 실린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단편들 속 등장하는 다양한 채도의 초록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고통 받지 않고 날마다 싱그러운 초록만 지녔으면 좋겠습니다.
이주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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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아이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8
김혜정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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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핀 시리즈 장르문학은 구매만 하고 읽어보지는 않았는 데 작년 12월에 출간된 연여름작가님의 「부적격자의 차트」를 시작으로 올해 3월에 출간된 김동식작가님의 「악마대학교」(이 책은 알라딘에서 구매시기를 놓쳐 교보문고에서 구매하려고 보니 벌써 2쇄본이 출간되어 동네서점에 갔더니 1쇄본이 있어서 거기서 구매하고 읽었습니다.)에 이어 6월에 출간된 PIN 장르 8번째인 김혜정작가님의 「돌아온 아이들」을 읽었습니다.

30년전 실종된 모습으로 고모라고 부르길 원치 않는 민진이 실어증을 앓고 있는 담희와 담희의 아빠이자 진영의 앞에 나타난 민진이 담희와 함께 생활하다 아프시던 할머니가 결국 세상을 떠나자 다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는 데 오백 년째 열다섯으로 사는 「오백 년째 열다섯」과 잃어버린 분실물을 찾으면 그 분실물이 있었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는 「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를 읽지 않아서 그런지 낯설었지만 작가의 말을 포함하여 165쪽 밖에 되지 않아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었으며 우리 곁에서 갑자기 사라진 아이들을 포함한 모든 잃어버린 사람들이 하루 빨리 돌아와서 일상을 살아가며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읽으면서 했습니다.

김혜정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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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게 묻다
김희진 지음 / 폭스코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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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진작가님의 「세주의 인사」에 이어 표지가 아름다웠던 「욕조」이후 13년만에 출간된 김희진작가님의 두번째 소설집 「오후에게 묻다」속 등장하는 작열하는 태양으로 인해 길 곳곳에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손에 들었던 아이스크림이 녹으며 핑핑 돌다 그대로 픽 스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여름 속에 꼼짝없이 갇혀있는 기분을 읽으면서 느꼈습니다.

(오후에게 묻다)에 느닷없이 정체모를 이들에게 붙잡혀 수갑이 채워진 채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번역가인 사내와 만두를 빚다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장례식과 동생의 결혼식에도 방의 인력으로 인해 집 밖을 나가지 않던 큰 아들이 10년 만에 집 밖에 나가 지하철을 타기 위해 교통카드를 구매후 충전하고 또 버스를 타고 배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을 구매해 집으로 돌아와 다녀왔습니다라고 외치던 (어떤 외출), 작년에는 인형탈을 쓰고 알바를 했으나 올해에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못해 차가워질 것 같은 빙과류 제조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힘겨운 노동과 텃세 가득한 시선으로부터 고통받는 (그들의 고전주의)의 법학과 대학생, 돌아올 수 없는 부모를 기다리면서도 새로이 보게 되고 접하게 되는 것들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지극히 어리지만 운명적으로 곧 알게 될 슬픔과 외로움으로부터 점점 자라날 (늙은 밤)의 은우와 자신이 누구이며 왜 장미아파트 404동 408호에 있는 지 기억할 수 없는 (방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의 사내인 K가 바라보는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의 습도높은 더위에서 벗어나고파 시원한 커피를 들이키며 에어컨을 최대온도로 낮추며 빨리 선선한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외에 그들 사이에 끼어든 이질적인 존재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과 각자의 물건을 나누며 헤어지는 이야기속에 생각하지도 못한 반전이 숨어있는 (헤어지는 중)의 수정이나 신발가게를 운영하며 오랫동안 신발을 팔고 싶다던 인주를 위해 다소 기이하기까지 한 행동을 하며 인주를 향한 삐뚤어진 (거슬림)의 적화원을 물려받게 될 랩퍼를 꿈꾸던 태인의 사랑, 매주 일요일마다 어딘가로 떠나가고 돌아오는 공항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안에 소설책만 있는 캐리어를 끌고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를 만나 공항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주는 (같은 일요일)의 중국집 배달원등 8편의 단편 속 인물들이 한동안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김희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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