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런웨이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6
윤고은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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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의 한단락이 끝나는 36번째로는 최근 「밤의 여행자들」로 대거상을 수상하신 윤고은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도서관 런웨이」입니다.
1999년에 왕따관련 보험이 2000년에는 반려견과 수족관의 물고기 관련 보험이 2004년 주 5일제가 시행될 때에는 그와 관련한 보험이 생겨났는 데 2012년 AS손해보험사에서 (물론 자세한 내용은 허구입니다만) 안심결혼보험을 내놓게 되고 2017년까지 가입자를 모집하다 2018년경에 돌연 중단되고 회사도 없어지는 그러한 사항에 이르러 그게 무슨 상관일까 싶었는 데 바로 도서관에서 걸음을 걷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오안나라는 인물이 불현듯 행방불명되고 거기에 AS손해보험사가 발행한 600여페이지가 넘는 양장의 안심결혼보험 약관집과 연관이 깊다는 것을 20여년전 어떠한 계기로 거리를 두게 되며 코로나에 더욱더 바빠진 심프보험회사에 일하는 이유리(이름보고 짐작했어야 했지만 여성인 줄은 중반부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는)는 직감하여 오안나의 행적과 안나가 빌렸던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약관집을 대출하여 손해사정사인 조를 만나 결혼안심보험에 대해 파헤치는 내용인데 앞서 출간된 작가님의 소설들처럼 기발하면서도 잘 읽혀지더군요.
저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이 보험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보장받을 수는 없어도 카페를 운영하던 안나의 남편인 신정우처럼 가입이 가능할지 궁금해지기는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도 미루고 결혼식장에 제한된 인원만 출입이 가능한 이 때에 안심결혼보험 있다면 물론 요리조리 다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어놓겠지만 어떻게 될지 또한 궁금해집니다.
윤고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늦었지만 대거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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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 마음산책 짧은 소설
박서련 지음, 최산호 그림 / 마음산책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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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것에 흥미가 떨어져 책을 읽기가 힘들었어요.
억지로 의무감으로 읽는 것은 또 아닌 것 같아서 시간이 다 해결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마음산책에서 10번째 짧은 소설이 나왔고 박서련작가님의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라고 합니다.
첫번째로 실린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의 만화카페 ‘코믹 헤븐‘에서 일하는 인물이 큰 맘 먹고 지른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CCTV로 보고 전화를 걸어 ‘그림 잘 그리네‘라고 말하는 사장님에게서 읽는 순간 흠칫하여 저도 모르게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제 머리 위에 바로 달려 있는 CCTV를 혹시나 사장님이 보시고 바로 전화가 올까봐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PC방에서 밤을 새운 적은 있지만 만화카페에서 밤을 새본 적도 가본 적도 없어서 가보면 어떨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저 역시 (제자리)의 지수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지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지수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너무 현실적이어서 잊어버렸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었고 (거의 영원에 가까운 장국영의 전성시대)나 (Love Makes the World Go ‘Round)의 아주 먼 미래에는 제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이든 바로 눈 앞에서 만나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그것 참 멋진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민영이)는 어느 날 내가 병원에서 눈을 뜨는 데 ‘민영이‘라고 부르며 자신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일들을 이야기한다면...... 짧지만 많은 느낌을 주었고
마지막에 실린 (우유병)의 이야기는 저도 알고 있으며 자주 생각을 앞서나가고 있어서 공감이 갔습니다.
그외에도 선을 보고 애프터로 만난 자리에 조카를 데리고 나오게 되는 (공룡광 시대)와 가발을 맞추러 사촌동생과 나들이를 가는 (추석 목전) 꾸나에게 줄 선물을 First Class, 이른바 퍼클의 방식대로 똑같이 하는 (아이디는 러버슈)까지 총 9편의 짧은 이야기들이 실린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를 재미있게 읽으며 최산호작가님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어서 여러가지로 의미있던 책이었습니다.
박서련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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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틴더 유 트리플 7
정대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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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의 7번째로는 「GV 빌런 고태경」으로 2020 한경신춘문예에 당선된 정대건작가님의 「아이 틴더 유」입니다.
이 단편집에는 표제작인 (아이 틴더 유)를 포함하여 (바람이 불기 전에), (멍자국) 이렇게 3편의 단편과 짧은 에세이 (네모가 되기를 빌고 빈 세모)가 실려있는 데 영화를 전공하셔서 그런지 과거에 단편영화로 상을 받았지만 현재는 여러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틴더 앱에서 솔을 만나 연인같지만 연인은 아닌 사이로 지내는 호(아이 틴더 유), 10년 전에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부산에서 상영되어 어머니와 함께 부산으로 가게되는 승주(바람이 불기 전에), 영화에 꽂혀 영화판에 있었으나 지금은 잡지사에서 일하며 데이팅 앱에서 만난 서아와 여행도 다니는 영선(멍자국), 그리고 짧은 에세이 속의 작가님의 모습이 분명 다른 인물들인 데 같은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사랑이나 연애같은 것에 관심도 없고 해본적이 없어서 주로 맞선이나 소개팅이 아닌 손가락 몇번 터치하여 가볍게 만나게 된 인물들이 깊은 관계로 가기에는 부담스러워 선을 긋거나 점점 멀어지는 이러한 만남이나 그 사람의 분명한 잘못이 없음을 아는 데도 단지 애정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헤어지는 것에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사실 잘 이해가 안되기는 합니다.
저도 한때는 막연하게 유명한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마음만 먹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영화학교를 다닌다거나 단편영화를 만들어보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좋아하여 1~2년전까지만 해도 제 분수에 맞지 않게 영화DVD를 구매하였으나 잘 보지도 않아 방치하고 있다 아주 최근에 다 처분하게 되었을 때 그동안 하나씩 사모았던 것이 기억이 나서 몇번 망설였고 처분한 후에도 생각이 나기는 했지만 다 지나갔기에 아름다운 기억으로만 남아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소설 속의 인물들의 행복도 함께 빌어보면서......
정대건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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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만우절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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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희작가님의 소설을 읽고 ‘특별한 사건이 없고 소소한 웃음을 주기도 한다‘고 예전에 리뷰를 한 적이 있었는 데 오늘 읽은 새 소설집 「날마다 만우절」에 실린 단편들 속에서 교통사고로 부인이 죽고 다리를 절게된 전에 만난 인연, 40도 못 넘기고 절명한 막내오빠 (여름방학), 심장마비로 죽은 절친, 6번이나 다쳐 총 6번의 깁스를 해야하는 인물(여섯 번의 깁스), 암이 폐로 전이되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인물(남은 기억), 잔치국수를 먹으러 마을회관에 가던 중 떨어진 감을 밟아 넘어져 정신이 오락가락하게 되신 작은아버지, 화장실에 쓰러져 생을 마감한 산악회 총무, 훔친 킥보드를 타다가 넘어져버린 인물(어느 밤), 브레이크가 고장 난 트럭이 구둣방을 덮쳐 장기를 두던 남편과 구둣방 사장이 죽고(어제 꾼 꿈), 부모 몰래 중학생이 몬 승용차가 분식집을 덮치는 가하면(네모난 기억), 버스가 앞서 달리던 승합차의 뒤를 받아 그 승합차가 정류장을 덮치고(눈꺼풀), 산책을 하다 방파제에 미끄러져 바다에 빠진 엄마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아빠가 구하고 난 후에 심한 몸살을 앓고(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밤), 옆집 할아버지가 부모님 집 감나무에서 떨어진 감을 밟고 넘어져 허리를 다치고 그 책임을 부모님에게 물며 판결을 받고 감나무를 자르다 나무가 쓰러지고 담또한 무너져 발등을 다친 아버지가 깁스를 풀기 전에 화장실에 갔다가 슬리퍼를 잘못 밟아 넘어져 골반을 다치고(블랙홀), 막걸리를 마시고 무단횡단을 하다 자기 자동차 앞에서 꽈당 넘어지는 등(스위치) 사람이 사고로 죽거나 다치고 또 사고로 의식불명이 되거나 집안이 망하고, 가게가 망하며 애인과 헤어지고 가족이나 친구의 연을 끊게 되는 일들이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데 이것이 우리의 인생에도 이러한 일들이 저와 제 주변인들에게도 벌어지는 일이라 공감간다기보다는 ‘아이고‘ 소리가 저절로 나오더군요.
그래서 표제작인 (날마다 만우절)처럼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하여 다치거나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부 다 거짓말이야.‘라고 날마다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도 ‘날마다 윤성희‘를 읽고 싶습니다.
아무튼 윤성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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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사랑
장은진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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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다른 분처럼 장은진작가님의 ‘감성 연애 소설‘ 이라는 띠지 문구에 집어들어 읽기 시작한 「날씨와 사랑」.
표지의 장우산을 펼쳐 그 우산을 잡고 있는 코트 이미지에 어울리게 아르마니 슈트와 아테스토니 구두를 신고 카날리 가방을 메며 크로노스위스 손목시계를 차며 마리오 탈라리코 사의 장우산을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꿋꿋하게 펼치며 광장을 누비는 정체모를 남자 ‘우산씨‘와 근처 장갑공장에서 24시간 장갑을 짜며 인생을 장갑에 저당잡힌 해주씨의 사랑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지만 그 주변을 부유하고 있는 재개발로 인해 해주의 장갑공장과 재하의 목공소가 철거될 위기에 하루라도 빨리 철거되기를 기원하며 구청에 민원을 넣고 이들을 저주하는 주변사람들, 불현듯 학교가는 날도 아닌데 해주와 영주의 도시락을 싸주고 떠난지 벌써 13년째나 되었음에도 소식하나 없는 엄마, 그런 엄마가 떠나감으로 점점 시들시들해지는 게으름뱅이 아빠, 밥은 많이도 먹으면서 일할 생각은 없고 죽음이나 불행을 노래하는 예술가는 아닌 늙어버린 동생 영주, 꿈이라는 것을 꿈꾸기도 전에 집안을 먹여살려야 했으며 아까운 청춘을 장갑 짜는 일을 보내버린 해주. 그리고 해주를 좋아하지만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영화감독의 꿈을 접고 목공소를 운영해야 했던 재하의 이야기가 있어서 마냥 아름답지는 않았어요.
‘애초에 꿈을 꿔보지도 못한 삶과 꿈을 접어야만 하는 삶 중 어느 쪽이 더 참담할까. 사막과 지옥의 차이일까.(90쪽)‘ 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지금 편의점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저는 어느 쪽이었는 지 생각이 나지 않네요.
첫 문장만으로도 이야기가 되는 소설, 첫 문장만 읽었는 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소설과 그렇지 않은 소설 중에 「날씨와 사랑」은 어떤 쪽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 데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지만 끝까지 읽었으니 적어도 후자는 아니라고 확신이 듭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날씨는 비가 왔었지만 가끔씩 맑은 하늘도 보여 조만간 더워지겠구나 싶은 날씨라 저는 아직 사랑을 잘 모르지만 아무튼 사랑하기에는 좋은 날씨겠죠?
장은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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