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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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에 둔 마요에게 고향에서 홀로 살고 있던 아버지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이 오고 그 이튿날 10년 동안 소식도 없던 전직 마술사였던 삼촌 다케시가 찾아온다. 존경받는 교사였던 아버지는 마요의 동창생들과의 동창회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었고 한적했던 고향 마을은 인기 애니메이션의 배경지로 등장한 덕분에 그 인기를 활용해 관공지화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 계획이 무산된 상황이었다. 이 동창회에 참석 대상이 될 사람들과 그 건설 계획과 연관된 사람들이 용의 선상에 오르고, 형사들의 수사와 함께 블랙쇼맨 다케시의 추리가 빛을 발해 범인을 찾게 된다.

나는 히가시고 게이고가 창조한 가가 형사도 참 좋아했는데, 이 책에 나오는 블랙쇼맨 다케시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안 좋아할 수가 없었다. 음흉한 듯하고 능청스러우면서도 놀라운 연기력과 번쩍이는 관찰력과 사고력이 아주 재미있었다. 혹시 속편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드디어 이번에 속편이 나왔다.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다. 이것도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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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자전거 여행 3 - 그 애와 함께 창비아동문고 328
김남중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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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자전거 여행1>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이혼을 결정한 부모에게 반발해 초등 6학년생 호진이가 집을 뛰쳐나가 가족들로부터 사회부적응자로 낙인찍힌 삼촌을 찾아가 그가 진행하는 자전거 여행에 동행하는 내용을 담은 것인데, 그 여행에서 호진이는 왕따였던 청소년, 알코올 중독 실업자, 자전거 세계일주 중인 외국인 커플, 초등 예비교사, 말기 암 환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으며 저마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보면서 부모님의 입장도 헤아리게 된다.

이번 편은 그 호진이가 공부는 보통이지만 자전거 여행가로 소문이 나고 여행기도 잘 쓰기로 명성을 얻자 동급생이지만 학교에서 공부를 제일 잘해 그동안 호진이가 말도 잘 못 붙여본 동급생 은찬이로부터 자전거 전국일주에 참여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우연찮게 제주도로 자건거 여행을 떠나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았다. 이 여행을 통해 신호의 삼촌은 결혼에는 결혼 당사자의 사랑뿐 아니라 가족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함을 깊이 느끼게 되고, 늘 부모의 뜻대로 움직이느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은찬이는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여행을 소재로 한 이야기여서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 또한 여행에서 만난 외국인들인 노라 가족과 동행하고 그들이 가는 게스트하우스에서마다 환대를 받는 장면 등이 사는 재미를 느끼게 하며 마음이 따뜻해지게 한다. 트로트 아저씨 등 같은 자전거 여행자로서 타인이지만 동료의식으로 무언의 응원을 하는 모습도 따스하게 보인다. 이처럼 이 책은 서로가 도우면서 배려하고 위로하고 응원하며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기분이 좋아진다. 학생들에게는 호진이와 은찬, 지우의 삼각관계 이야기도 있어 더 흥미롭게 읽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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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러브 존
서석영 지음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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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 여학생들은 로맨스 소설을 많이 찾는다. 요즘은 대부분의 학교가 남녀공학이라 남자친구를 사귈 기회도 많고 실제로 이성 교제를 하는 학생들도 많지만 그래도 여학생들은 로맨스 소설을 찾는다. 아마 여자가 더 사랑에 대한 낭만을 가져서일까?

어쨌든 이 책도 그런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어 읽게 됐다. 중학교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도 청소년소설을 많이 읽는 편인데 청소년소설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예전보다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청소년들의 이성 교제에 관한 책은 드문 편이어서 이 책에 더욱 관심이 갔다.

이 책의 주인공 선우는 기숙사가 있는 남녀공학에 진학한 고등 1학년 여학생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보니 여기저기 커플투성이다.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푸는 돌파구의 하나로 이성 교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공부에만 몰입하겠다던 학년 초의 다짐과 달리 선우도 우연찮게 많은 여학생이 사귀고 싶어 하는 전교 1등에다 의사 집안의 아들이며 의대 진학을 노리는 명석이를 사귄다. 처음에는 그런 행운을 잡게 되었다는 것에 어떨떨해 하지만 그 만남을 통해 성적도 올라 좋아한다. 하지만 명석이는 바른 인간이 아니었다. 결국 선우는 명석이로부터 큰 상처만 받고 다른 학교로 전학까지 가게 된다.

많지 않지만 학창 시절에 좋은 이성 친구를 만나 원하는 대학에도 들어가고 결혼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같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서로 응원하는 사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앞서도 말했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고, 학창 시절의 이성 친구야 추억만 주고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만 끝나면 좋겠지만, 이 책에 그려진 남학생들처럼 자기의 성적 욕구를 풀기 위해 여자친구에게 데이트 폭력에다 성폭력까지 가하는 나쁜 인간들도 있다.

이렇듯 이 책은 학생들에게 좋은 만남이 되면 좋겠지만 이렇게 나쁜 인간들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이야기와 그런 인간들과의 만남으로 피해자가 받는 고통,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애써야 하는지도 들려주며 나아가 그런 인간들이 더 이상 나쁜 짓을 할 수 없게 하려면 피해자의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준다.

뉴스를 통해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끔찍한 피해 사건 등을 자주 들어서 우리 학생들도 이성 친구를 사귈 때 조심하겠지만 다시 한 번 글을 통해 주의를 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일독을 강력하게 권한다. 학생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며 쉽게 쓰여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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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하재영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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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 꾸미기에 소질도 없고 관심도 없는 편이다. 내게 집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지 않고 쉬기에 충분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동안 집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으며 살았었다.

그런데 얼마 전 평소 즐겨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한 연예인이 낡은 지하 방에 세 들어 살면서 그런 공간에서는 삶의 응원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셀프인테리어로 집 안팎을 싹 바꾸는 것을 보며 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순원의 소설 <아들과 함께 걷는 길>에서 엄마의 책상에 대한 이야기도 읽게 되었다. 보통 집에 아빠와 자녀의 책상은 있지만 엄마의 책상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며 엄마의 책상이 얼마나 필요한 가구인지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무척 공감했고, 늘 갈망하는 부분이지만 내 방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가 에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 하재영은 자신이 나고 자란 집에서부터 성인이 되어 여동생과 분가해서 살던 집, 이후 여동생과도 독립해서 완전히 홀로 살던 집과 신혼집, 이후 장만한 자기 집에 이르기까지 그가 출생 후 거쳐온 집들을 통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그 집들과 관련해서 했던 여러 생각을 들려주는데, 삶을 집과 연관 지어 이렇게도 들려줄 수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며 너무나 흥미로웠다. 재개발지역 근처의 집과 재개발 지역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와 여동생에게 더부살이처럼 살았던 이야기는 마음이 아팠고, 진정한 독립을 이루기 위해 일산에 집을 마련하고 이후 결혼하고 자기 집을 장만하기에 이른 이야기는 내 일처럼 기뻤다.

이 책 135족에 내가 자기만의 방을 소망할 때 나는 무엇을 소망하는가? 그것은 단순히 물리적 공간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나 자신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망, 나의 고유함으로 자신과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욕망일 것이다.”라는 글이 있는데, 집은 바로 그런 존재이기에 많은 이들에게 좋은 집을 찾고 멋지게 꾸미려고 애쓰는 것 같다. 즉 집은 자존감의 표상인 것 같다. 특히 그녀가 자기만의 독립된 공간을 갖고 결혼을 꿈꿨던 것을 보면 공간을 주는 힘이 대단한 것 같다. 나도 앞으로는 집에 대한 태도를 바꾸어 내게 힘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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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마음을 위한 심리학 - 꼭꼭 숨겨진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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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경악하게 하는 범죄 사건이 벌어지면 그 가해자의 성향에 대해 조현병이나 사이코패스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럴 때마다 왜 그런 병이 생기는지 궁금했지만 따로 찾아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요즘 심리학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니 이 책 <특별한 마음을 위한 심리학>도 읽어보고 싶었다. 표지에 적힌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선 심리, 가장 어둡고 깊은 인간 심리의 비밀을 파헤치다!‘라는 표현도 매력적이었고, 이 책의 저자 야오야오의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이란 책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이다.

책의 첫 장에는 보통 심리 검사를 처음 시작할 때 많이 사용하는 HTP(-나무-사람) 검사 중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숨겨진 자신의 모습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그림을 통한 심리 진단 이야기는 항상 흥미롭다. 집이나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 다음 장부터는 자폐 스펙트럼, 반사회적 인격 장애, 동성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자폐 스펙트럼과 아스퍼거 증후군은 예전에 봤던 영화 <레인맨>도 떠오르고 얼마 전에 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생각나게 했다. 책에서도 외딴 별에서 온 아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이해 불가한 존재인데, 이 장 끝에도 나와 있는 존재하는 것은 모두 무시되어서는 안 되고, 다르다는 것도 마땅히 이해되어야 한다는 말처럼 이 책이 이들을 이해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다룬 부분을 읽을 때는 자녀의 양육 환경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며, 동성애 파트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조금은 개선할 수 있게 한다. 그동안 고차원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플라토닉 러브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새로웠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스톡홀름 증후군에 관한 것도 흥미롭다.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이 있고 자주 내 마음 같지 않아라고 속으로 부르짖을 정도로 타인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을 경우가 많다. 특히 알고 싶지도 않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을 가진 이도 있다. 책 뒤에 심리학자 카를 융이 했다는 자신의 어둠을 아는 것이 타인의 어둠을 대처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라는 말이 적혀 있는데, 이 책이 내 마음 속 어둠에 관한 것은 아닐지라도 타인을 이해하고 그에 대처하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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