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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단둘이 나주 여행
정서연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재작년 여름휴가 때 전남 목포-진도-강진을 거쳐 나주와 광주를 여행했던 적이 있다. 우리 가족은 일정 동안 최대한 많은 곳을 다녀오는 여행을 하는지라, 각 지역의 대표 명소만 들러보고 오는 편이다. 이 여행에서 나주에서는 국립나주박물관과 나주목 관아 주변과 영산강 황포돗배 체험터를 둘러보고 왔다. 그런데 나주시의 여행 목적지간을 이동하면서 보게 된 관광명소 안내판만으로도 나주에 봐야 할 곳이 아주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나주만 따로 여행 코스를 짜는 건데 하는 후회를 했었다.
국립나주박물관 안내 페이지. 마한의 역사 유물이 많았었다.
나는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는 책을 통해 해당 지역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코스를 짜는데, 국내 여행은 해당 지역의 행정관서 홈페이지에서 관광 정보를 찾아 코스를 짠다. 사실 그동안 나주에 대해서는 명소라고 들은 곳이 별로 없어서 내가 계획한 대로만 보고 나주곰탕만 먹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못 본 곳이 많아 미련이 남았던 곳이다.
그런 사연이 있는 곳인데, <엄마와 단둘이 나주 여행>을 보게 되었다. 게다가 저자의 고향이 나주란다. 얼마나 속속들이 안내하겠는가.
나는 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아 박물관이나 사찰, 유적지를 위주로 여행을 하는데, 나주에는 자연환경 명소뿐 아니라 이런 문화유산도 참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저자 정서연은 ‘찬란한 자연 유산’, ‘나주의 숨은 보물’, ‘나주 정신이 살아 숨 쉬다’, ‘부활의 서사’라는 4가지 테마로 나눠 나주의 명소를 알려주는데, 이것들만 봐도 나주에서 봐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음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여행 갔을 때 지나쳤던 왕건과 장화왕후의 전설이 서린 완사천 근처와 빛가람호수공원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이밖에도 나주가 정도전의 유배지였으며 신숙주의 고향이자 임진왜란 때 거북선을 만들어 이순신 장군을 도왔던 나대용 장군의 고향이었고, 표해록의 저자 최부와도 연관된 곳임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밖에도 금성산과 남산, 우습제 등 멋진 자연 명소를 비롯해 많은 관광지를 소개해 준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앞으로 국내 여행을 계획할 때에는 이런 책을 참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자가 어렸을 살았던 고향 동네(남외동)의 옛집을 찾아가 돌아가신 아빠를 추억하며 엄마와 지난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이다. 일반 여행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곳이긴 했지만 여행을 통해 가족 얘기를 더 많이 나눌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정겨운 옛동네의 모습 덕분에 나의 어릴 적 추억도 떠올려보기도 했다.
<엄마와 단둘이 나주 여행>처럼 해당 지역의 출신자나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 해당 지역을 자세히 알려주는 여행기가 우리나라 전국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전국의 명소를 소개하는 책은 많이 봤는데, 이 책처럼 한 도시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책은 별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아무튼 이런 책은 국내 여행 일정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직접 여행을 못 가더라도 지면으로나마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