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디에도 살 만큼 살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어요."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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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어야 할 때 짖지 않고 짖지 말아야할 때 짖는 개새끼들은 어디다 써먹을 데가 없다고...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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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한국희곡명작선 115
김정숙 지음 / 평민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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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
#김정숙
#평민사
#한국희곡명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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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작가겸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대표이자 상임연출가인 김정숙의 작품은 단적으로 표현해서 ‘무조건‘ 믿고 보기에 손색이 전혀 없다.

탄탄한 구성력은 기본이고, 작품의 시대성이나 이야기의 대중성마저 어느 하나 흠잡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에 가깝다고 할만하다.

그의 숱한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랄 수 있는 <블루 사이공>은 뮤지컬로 작화되어 1997년에 백상예술상 희곡상을 거머쥐었고, 특히 <오아시스세탁소습격사건>은 대한민국 연극사에 공연 횟수, 누적관객수에 있어 유례 없는 신기원을 장식하기도 했다.

김정숙의 작품은 역사적인 색채 뿐만 아니라 현대적 일상의 색채까지 아우르며 작품적 스펙트럼도 폭넓다.

한 마디로 극작가 김정숙은 이 시대의 진정한 ‘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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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곡 <소녀>는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결혼식을 앞둔 어느 평범한 가족에게 어느 날 유골단지 하나가 도착했다. 먼 옛날, 12살 때 실종됐다던 고모할머니의 유골이다. 단지를 들고 미얀마에서 온 여인은 “나는 할머니의 의붓딸”이라며 “고향에 묻어달라는 유언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다. 가족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유골단지를 흉사로 여기며 긴장한다. 얼굴도 모르는 고모할머니가 낯선 이국 여인의 품에 안겨 돌아오다니! 집안에서는 마침내 해묵은 감정들이 드러나면서 형제간에 쌈박질이 벌어진다. 할머니를 받아들이고 위로해야 한다는 측과 그럴 수 없다는 측이 팽팽하게 부딪치면서 ‘우리의 민낯’이 드러난다. (출처: 경향신문 2016년 11월 16일자 기사)

초연 당시 극작가 김정숙은

“위안부 문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것을 ‘내 문제’로 느끼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라며, “이 역사적 진실을 우리 안의 유전자로 기억해야 하기 때문에”라는 말로 작가의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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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명분 아래 이상한 논리를 내세워 일본 만행으로 더럽혀진 치욕적인 과거사를 지우려는 시도를 일삼고 있다.

극작가 김정숙이 말했듯 과거 역사적 문제를 ‘내 문제‘로 느끼지 못하는 지금 우리 정부의 저급한 역사인식이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기에 급급한 모양새로 변질되고 있는 현실이 가히 개탄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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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대디 한국희곡명작선 124
정재춘 지음 / 평민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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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대디
#정재춘
#평민사
#한국희곡명작선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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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성에 대한 문제는 인간으로서 가장 근본적인 고민거리다. 특히 그 정체성이 性과 관련을 맺을 경우는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파장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성 정체성에 대해 폐쇄적이다. 예전보다는 나아졌다며 그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평가하려는 부류도 있지만, 당장에 퀴어축제가 지자체장에 의해 또는 특정 세력들에 의해 저지 당하거나 비난의 대상으로 치부되는 현실에서 그 말은 전혀 현실적이지 못하다. 나아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아니, 나아졌다는 판단을 하는 자체가 이미 차별과 편견이 만연함을 자인하는 꼴에 지나지 않는다.

성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언제나 사람, 즉 한 개인의 개성과 특성이 철저하게 외면 당한다. 오직 그들의 다름이 틀린 것, 나쁜 것, 옳지 못한 것의 판단 기준이 되거나 다름의 행위와 결과만을 놓고 차별과 편견으로 지탄하기 바쁘다.


✏️
그런 의미에서 희곡 <미스 대디>는 주목할 만하다. 그 이유는 성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가장 인간적인 면에서, 더욱이 지탄과 갈등의 대상이 아닌 화해와 화합이라는 희망적인 언어로 다뤘기 때문이다.

희곡은 명예퇴직을 하게 된 아버지 박석구가 여자로 살아보고 싶다고 가족들에게 밝히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극작가 정재춘은 성 정체성의 문제를 한 가족 안에서 풀어내고 있다. 부부 간의, 부모자식 간의 이야기로 성 정체성을 건드린 것이다. 가족의 이해가 아니라면 그것이 사회적으로 풀 수는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희곡에서는 일단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인 면을 전혀 개입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성 소수자라는 특별 개념으로 성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기 보다는 한 남자가 여성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바람의 접근으로 보다 인간적인 면을 통해 그의 가족 안에서 그 문제를 풀어갈 뿐이다.

희곡은 갈등 구조를 심화하기 보다는 가족 간의 화해와 화합이라는 과정에서 이야기를 정감있고 따뜻하게 풀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소 유토피아적인 분위기가 강하지만, 가족이란 것이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가장 유토피아적인 곳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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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성 소수자... 이 단어가 성 소수자로 묶어버린 사람들을 얼마나 차별과 편견으로 몰아 세우고 있는지를... 성 소수자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그 안에 몰아넣고 지속적인 낙인찍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단어에 불과할 뿐이라는 시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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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의저편
#김세화
#몽실북스


......


💭
기시감이란 게 있다. 사전적 의미까지 들먹일 것 없이 ‘어디선가 본 듯한‘으로 통용되는 이 단어가 김세화 작가의 <기억의 저편>에서 강렬하게 느낀 바다.


소설은 일명 ‘개구리소년 실종사건‘과 많이 닮아 있다. 작가의 글쓰기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름으로는 그 사건이 이 소설의 모티프가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판단해본다.


소설의 내용은 세 아이가 실종되고 대대적인 수색작업에도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다가 10년이 지나서야 실종된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사건 해결을 위한 끈질긴 여정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이 과정의 이야기가 소설의 전체를 차지한다. 이 부분은 ‘개구리소년 실종사건‘과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은 11년 6개월 만에 실종된 아이들이 유골로 발견되지만 사건은 결국 미제로 남으나 소설 <기억의 저편>은 끝내 사건이 해결된다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소설을 읽는 동안 그랬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과 마찬가지로 소설 <기억의 저편> 또한 사건이 미제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 도중에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 3대 미제사건으로 기록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처럼 소설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안타까운 결말을 짓는 게 아닐까 내심 불안했던 것이다. 소설에서만큼은 꼭 사건이 해결되기만을 바랐다.


그런데...
사건은 해결되었으나, 실종된 아이들의 죽음의 이유가 너무나도 허무했고 너무나 안타까웠기에 차라리 미제로 남았으면 하는 아이러니한 감정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세상이 참...
세상을 원망하면서도, 그렇게 인간의 탐욕에 의해 세 아이가 죽음으로 몰린 상황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못내 작가가 원망스럽기까지 했으니...


결말은 직접 확인해보시길...


......


✏️
소설에서 주목할 인물은 역시 ‘김환‘이라는 기자다. 김세화 작가가 전직 기자 출신이어서 그런지 김환이라는 인물을 지독하게도 세심하고 현실감 넘치게 잘 그려냈다는 느낌이다. 무심한 듯 하면서도 사건 일면일면들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모습이 단지 소설 속에서 창조된 인물이라기 보다는 마치 살아있어 당장에 어느 기사면에서 만날 것 같은 실존 인물일 것이란 착각마저 든다.


소설 <기억의 저편>을 읽어 보시고 김환이라는 인물의 현실감을 여지없이 체감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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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접한 김세화 작가의 <그날, 무대 위에서>를 통해 늦깎이로 추리소설의 맛을 느끼게 되었다. <그날, 무대 뒤에서>는 ‘황금펜상 대상 수상 작품‘이기도 하다. 이후 개인적으로 바쁜 일상에 젖어 있다가 다시 들추게 된 것이 이번 <기억의 저편>이고, 역시 김세화 작가의 작품이다.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것은 또한 김세화 작가의 <묵찌빠>이다.


추리소설에 대한 매력을 느끼긴 했지만, 취향적인 것은 아니라 몰입의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김세화 작가의 작품은 사건의 구성력이나 이야기를 채우는 부차적인 배경들이 디테일해서 생생한 상황 인식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그것이 이야기를 보다 생동감있게 전개시켜 나가는 힘이 된다. 그래서 소설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사건 속에 젖어든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것이 또한 소설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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