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논산 훈련소를 수료하고나서 경찰수련원에 입소했다. 2 주간 의경 교육을 이수하고 실무 배치된다고 했다. 지지난 주에, 우리 품을 떠난 아들이 여전히 건강하고 씩씩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직접 봤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지난 주 월요일에 퇴근이 늦었다. 현관에 들어서기 무섭게 아내가 마중 나와서 기쁜 소식을 전했다. 아들이 전화했다는 것이다. 논산 훈련소에서도 한 번 전화를 걸어온 적이 있기 때문에 입대한 아들의 전화는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일 전화할 수 있다고 했다는 말을 전해듣고 좀 놀랐다.
정말 매일 전화를 했다. 처음에 낯선 번호가 걸어온 터라 받기를 꺼렸던 전화가 매일 저녁, 주말을 가리지 않고 걸려왔다. 집을 떠나있는 아들 목소리를 매일 들을 수 있다니! 아내는 전화를 무척 반겼다.
며칠 전에 아내가 그랬다.
˝일요일에 아들 면회 가요. 부모가 면회를 오면 외출이 가능하다면서 제발 자기를 좀 꺼내달라고 하네요.˝
˝벌써?˝
(벌써라니, 일주일도 더 지났네. ^^;;)
아들은 훈련소 담벼락 너머에 있는 바깥 세상이 참 그리울 것이다. 나도 이미 경험한 바 있지만, 그 안에서 시간은 멈춘 듯이 더딘 법이다. 나는 경험해보았기에 너무나 잘 아는 현상이지만, 아들도 이에 대해 눈치를 챈 것 같다. 희한한 일이다.
그래서 오늘 아들 면회를 했다. 훈련소를 찾아가서 영외면회를 신청하고, 주의사항이 빼곡이 채워진 확인서에 서명하여 제출하고서, 훈련소 안에서 아들을 다시 만났다. 아들, 참 반갑다! 오늘은 너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자꾸나.
아들의 소원대로 훈련소 철벽 너머 바깥 세상으로 함께 외출했다. 훈련소 정문을 나서며 아들은 주변 풍경과 일일이 눈맞춤했다. 오랜 만이라 낯설다고 추임새도 넣었다. 열흘 동안 못 본 사이에 얘깃거리가 더 생겨난 것처럼 시끌벅적 담소를 나누면서 훈련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나가서 반반나절 동안 어울려 지내다가 해가 지기 전에 함께 다시 훈련소 가까이로 돌아왔다. 아들 말이 이렇다. 훈련소 안에서 지겨워 죽겠는데 바깥에 나오니 시간이 줄줄 새서 금세 없어지는 것 같다고.
아들한테 허용된 외출 시간이 끝에 다다르자 우리는 재회를 약속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아들은 거수경례로 다짐했다. 아들은 복귀시간을 지키기 위해 훈련소 철벽 안으로 뚜벅뚜벅 사라져갔다.
이렇게 해서 아들이 간절히 원했던, 훈련소 담벼락 너머 바깥 세상으로 짧은 외출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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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31 2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렇죠.지나고나면 그 때는 어떻게 지나며 살았는지요...어쩌면 그때 그시간을 견딜 수 있는 이유는 한번이었으니 지나 칠 수 있었던 건지도요.^^.

서니데이 2016-02-01 0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드님 면회 다녀오셨군요. 훈련소를 수료하고 다시 교육을 받는 모양이네요. 앞으로 면회 자주 가시겠네요.^^

비로그인 2016-02-01 0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싱숭생숭할듯하네요.
반갑고 아쉬운...

컨디션 2016-02-01 0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도 지난 번 논산훈련소 때처럼 맘이 짠해지네요. 군생활이 아무리 예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군대에서 `면회`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아직은 안겪어봤지만(저 역시 아들 둔 엄마라서 곧 다가올테지만) 그 맘이 느껴지네요.

yamoo 2016-02-01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드님이 이제 막 군생활에 접어들었군요! 누구는 사지 멀쩡한데 면제던뎅~~
마음 고생이 심하시겠습니다.
아드 님의 건투를 빌어드립니다~

서니데이 2016-02-01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거서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samadhi(眞我) 2016-02-01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잠시 경찰서에서 일 해봤는데요. 예전엔 경찰들을 흰 눈으로 보다가(군경으로 싸잡으며 대놓고 싫어했어요) 이제는 제복을 입은 그 사람들(의경 포함)을 보면 짠하다는 생각부터 합니다. 물론 집회를 막을 때는 적이지만.
아드님이 힘든 단체 생활 잘 이겨내서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멘델스존 무언가(無言歌)
Lied ohne Worte

• 작품 해설

무언가(無言歌)는 독일어로 Lied ohne Worte(영어로 Songs without words)를 번역한 한자어로, 가사가 없는 음악으로 사물과 기분을 표현하는 노래이다.

멘델스존은 무언가를 모두 49 곡을 작곡했다. 1830 년부터 15 년 동안 수시로 무언가를 작곡했고, 6 곡씩 모아 8 권에 수록했다. 별도로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곡(Op. 109)도 작곡했다. 이 작품으로, 음악이 사물을 표현하는 데 가사가 없이도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 감상 포인트

발터 기제킹은 무언가 작품집에서 17 곡 발췌하여 연주하였는데 타 연주자에 비해 느린 템포이지만 서정미가 돋보이는 명연주로 꼽힌다.

1. Op.19, No.1 Andante con moto `달콤한 추억`
6. Op.19, No.6 Allegretto `베니스 곤돌라의 노래 I`
12. Op.30, No.6 Allegretto `베니스 곤돌라의 노래 II`
16 Op. 38, No.4 Andante `젊은 날 (희망)`
18. Op. 38, No.6 Andante con moto `2중창`
20. Op. 53, No.2 Allegro non troppo `흰 구름`
21. Op. 53, No.3 Presto agitato `감동`
22. Op. 53, No.4 Adagio `영혼의 비애`
25. Op. 62, No.1 Andante espressivo `5월의 미풍`
29. Op. 62, No.5 Andante `베니스 곤돌라의 노래 III`
30. Op. 62, No.6 Andante grazioso `봄 노래`
33. Op. 67, No.3 Andante tranquillo `순례의 노래`
34. Op. 67, No.4 Presto `물레 잣는 노래`
40. Op. 85, No.4 Andante sostenuto `비애`
42. Op. 85, No.6 Allegretto con moto `나그네의 노래`
45. Op.102, No.3 Presto `말타기 (타란텔라)`
47. Op.102, No.5 Allegro vivace `즐거운 농부 (어린이를 위한 소품)`

• 연주자

피아노, 발터 기제킹 (Walter Gieseking)

https://www.youtube.com/watch?v=7BFGi80d91A

1956 년 9 월 런던에서 스튜디오 녹음

연주시간: 약 48 분 30 초.

글렌 굴드가 연주하는 무언가 제 1 번 Op. 19, No. 1을 비교 감상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ZjlPn-BEH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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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토끼 2016-01-31 0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친구신청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오거서 2016-01-31 07:50   좋아요 1 | URL
활동이 많은 회원으로 추천을 받았어요. 좋은 글을 받아 보고 싶어요~ ^^; 친구 수락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기를! ^^

yureka01 2016-01-31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휴일 아침에는 멘델스존과 함께^^.

오거서 2016-01-31 14:09   좋아요 1 | URL
멘델스존은 낭만파 중에서도 좀더 여유가 있는 것 같이 느껴져요 ^^

알츠 2016-01-31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6번, 베니스 곤돌라의 노래를 가장 즐겨 듣습니다.
뭔가 기존의 멘델스존 작품들과는 상반된 서정미를 풍기더군요.

오거서 2016-01-31 14:15   좋아요 0 | URL
전 1 번을 즐겨 들어요. 곡이 마치면 아쉬운 여운이 남는데 이어서 나오는 베니스 곤돌라 노래에 위안을 받게 되구요. 그래서 기제킹 음반을 좋아해요 ^^

서니데이 2016-01-31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거서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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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 헝가리 랩소디 제 2 번 c 단조
Hungarian Rhapsody No. 2 in c minor

• 작품 해설

랩소디는 원래 고대 그리스 서사시를 말하는 것이나 후대에 와서는 정열적이고 자유분방한 시를 일컫게 되었다. 리스트는 이를 음악에 적용하여 자유롭고 열정적인 작품을 썼고, 랩소디라고 불렀다.

리스트는 헝가리 광시곡을 19 곡을 작곡했다. 그 중 제 2 번이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 헝가리를 침입한 마자르 민족의 춤곡 차르다스(Czardas)가 헝가리 민족에 동화되어 민속음악으로 남았다. 헝가리 춤곡은 라싼(Rassan)으로 불리는 느린 템포 부분과 프리스카(Frisca)라고 불리는 매우 빠른 부분으로 구성된다.

리스트는 차르다스를 헝가리 랩소디의 주요 소재로 삼았고, 라싼과 프리스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헝가리 민족성을 예리하게 표현했다.

• 연주자

피아노, 조르주 지프라 (György Cziffra)

https://www.youtube.com/watch?v=E9S2CfDwNAg

연주시간: 약 10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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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30 2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해설까지 해주시니 더 와닿네요^^..감사합니다.~

오거서 2016-01-30 23:37   좋아요 3 | URL
아무쪼록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