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해지기 시작한 즈음이었을 것이다. 오랜 만에 전해들은 고교 동창생의 근황에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2 년 전에 대기업 상무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후로 한동안 소식이 없었는데 최근 후두암 말기 진단 받고 수술을 기다린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담배를 피지 않는다고 알고, 나이를 생각해봐도 아직 수명을 다하기에 멀었고, 가족도 있고, 촌놈이 출세하여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던 터라 암이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음에 병의 무서움을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그 친구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는 부음을 받았다. 갑작스런 비보에 잠시 멍해짐을 느꼈다. 조문을 위해 채비하면서 삶의 고단함과 죽음으로 맺음하는 마지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무거운 마음을 간신히 추스리고, 그를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