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 여러 다양한 사건, 사람을 절묘하게 만나게 하는 이야기 구조 , 따라가다 보면 도대체 어떤 결말이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하게
만드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중 한명이다.
어느날 전 부인이 살해당한 사건때문에 형사로부터 방문을 받게 되는 남자, 그리고 그사건으로 인해 11년전 여덟살 딸이 살해되었던 과거를
회상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무참히 살해된 여덟살 딸은 집에서 죽음으로 발견되고 그로 인하여 서로에게 살인의 추억 즉 딸에 대한 추억때문에 이혼을 하게 되고 만다.
그러나 11년이 지난후 이번에는 전부인이 살해되었고 , 그부인의 행적을 따라다니다가 기이한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사건이 아닌 그속에 담겨진 " 사형제도" , 인간이 인간을 벌하는것이 합당한가? 또는 그 사형이라는 형벌로 인하여
진정으로 그들은 그들의 삶을 뉘우치는 것일까?
딸을 죽인 범인이 사실은 재범자 , 그전에 한건의 살인을 저지르고 무기징역에서 모범수로 가석방되어 나와서 단순히 배가 고프다는 이유로 딸을
죽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범인은 무기징역으로 지내면서 자신의 살인에 깊은 뉘우침을 받고 나왔을까? 라는 의문을 던져준다.
감옥은 그들을 가두는 역할만 할뿐 갱생이라는 것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느끼게 만든다.
이런 일련의 이야기들이 읽어가면서 불현듯 옛날 우리영화" 밀양" 이 생각나었다.
어린 아들을 유괴로 인해 죽고 그범인을 면회했을때 그범죄자는 공허한 눈빛으로 하나님을 통해 회개했다고 하는 어이없는 대목이 있었다.
.
영화에서 신애(전도연)는 허탈한 감정을 느끼면서 교회에 가서 대성통곡하는 장면과 소리지르고 하는 장면이 불현듯 생각난다.
그때는 그장면이 조금 감정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이책을 읽고 있으니 영화에서 신애가 느꼈을 허탈함과 공허함이 이해가 되었다.
내가 아직 용서하지 못했는데 국가가 또는 신이 멋대로 형벌을 주고 죄를 감해주고 , 진정으로 뉘우쳤다고 그들의 어께에 올려진 무거운
십자가을 걷어주는 것이 말이 된단 말인가? 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딸을 잃은 나카하라와 사요코, 아들을 잃은 신애(영화 밀양) 이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범인들이 사형당한다면 그들은 진정으로 " 살인의 추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책에서 나카하라와 사요코의 딸을 죽인 범인은 결국 사형을 당한다
그리고 몇년후 그범인을 변호했던 변호사와 피해자 아버지 나카하라의 대화 속에서 단순한 형벌은 피해자에게도 가해자에게도 남은 게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히루카와의 사형이 집행된 이후, 뭔가 달라진게 있나요?
나카하라는 즉시 대답했다.
아니요. 아무것도 ...... 무엇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아, 그래?" 하고 생각햇을 뿐이지요."
" 그렇겠지요. 그리고 히루카와도 결국 진정한 의미의 반성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사형판결은 그를 바꾸지 못했지요."
" 사형은 무력합니다"
사형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각자의 입장에서 설득력있게 이야기하면서 반대도 찬성도 쉽게 할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또한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어떤 한순간의 선택이 , 이기적인 욕심이 내 먼미래에도 선택진행형으로 가고 있음을 " 공허한
십자가를 통해 알수 있었다.
무력한 사형제도, 갱생하지 못하는 사법체계의 구조적 모순들이 공허한 십자가에 매달려 날개짓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 공허한 십자가에서 밀양의 신애처럼 상처받은 우리의 영혼들이 지쳐 누워있는 날들이 많아지게 되는것은 아닌지 살짝 걱정이
앞선다.
그녀는 외치고 싶었을 것이다 " 법은 너무나 무력하다" 가족을 잃은 피해자에게는.....
사진출저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