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라도 늦지 않다
김재진 지음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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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팠던 내 영혼을 달래기 위해 찾아가는 행로이해수욕장이 될리 내는 듯한 그 이름을다워 가는 것이 아니라, 겨우내 "아아야진, 얼마나 예쁜 이름인가. 그곳에서 늦은 점심을먹었다. 여전히 아름다움이 남아 있는 초로의 벗을 앞에둔 채.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때로 얼마나 좋은 일인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이성도 동성과 같이 벗이 되는 일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간절하게 매달려야 할 어떤것도 없어지는 일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거 ..
부서지는 월정리들었던 벽을 스스로 허무는 일이다. 나 나이는 나이 관계가 존재의 관계로 바뀌는 것

욕구로부터 비켜나와 바라보면 마음은 이미 많은 것을가지고 있다. 얻거나, 갖거나, 구하려는 욕구를 버리고 존재의 차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마음은 평화를 얻는다.
고요와 평화는 존재의 에너지이다. 인생 후반기에 필요.
한 것은 그런 고요와 평화의 에너지이다. 산 넘어 더 높은 산이 기다리듯 언제나 인생은 절정을 향해 열려 있다.
그러나 오래 살아 알만큼 아는 삶은 찬란하지만 이내 내려가야 하는 절정보다 밋밋하더라도 고요한 일상에 머물기를 좋아한다.

인생 학교니 치유 학교니 이름을 걸지만 그것을 가르칠 수 있는 이야말로 여여하게 살 수 있을 만큼 마음이 큰 사람다. 제 마음도 마음대로 못 하면서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을가르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자. 가르친다는 것은 인생의험한 길을 제대로 경험하고, 제대로 넘어온 사람이나 가능한 일이다. 가르치기보다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삶에서 조금안다고 스승이 되려 하지 말자. 조금 안다는 것은 아무것도모른다는 말이다. - P47

둥근 우주같이 파꽃이 피고

살구나무 열매가 머리 위에 매달릴 때

가진 것 하나 없어도 나는

걸을 수 있는 동안 행복하다. - P134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사건 그자체보다 그것에 저항하는 내 마음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일어난 사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강하게 밀쳐내려는 저항이 나를 더 고통 속으로 빠뜨린다는 사실을 길 위에서 알아차린 것이다. - P135

아무것도 찌르지 못할 가시 하나 내보이며

찔레가 어느새 울타리를 넘어가고,

울타리 밖은 곧 여름

마음의 경계 울타리 넘듯 넘어가며

걷고 있는 두 다리는

길 위에 있는 동안 행복하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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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탐정 이상 5 - 거울방 환시기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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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탐정 이상 시리즈 완결판, 우리의 슬픈 이야기와 반전 읽다보면 어느새 5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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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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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세는 눈을 감았다.
각 지역마다 추억이 있었다. 그곳에만 있던 새며 꽃, 나무들이그리워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나이를 먹을 때까지 한 번도과거에 살았던 지역을 찾아가 보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었다. 불안정한 생활, 단절된 기억. 그것들은 서로 교차하는 일 없이 마음의그늘에 맥락도 없이 드러누워 있었다. 인생의 기로에 섰을 때, 혹나도은 도무지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절로 떠오르 더는 곳을 고향이라 부른다면 아오세에게는 숫제 고향이 없었다.
남은 건 빛의 기억뿐이다. 부드러운 빛 속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갈망이 솟아오를 때가 있다.

떠돌던 건설 현장의 숙소에는 희한하게도 북쪽 벽에 큰 창이나 있었다. 새어 들어오는 것도, 쏟아져 들어오는 것도 아닌, 왠지 조심스레 실내를 감싸 안는 부드러운 북쪽의 빛, 동쪽 빛의총명함이나 남쪽 빛의 발랄함과는 또 다른 깨달음을 얻은 듯 고요한 노스라이트(north light),

알 것 같았다. Y주택 2층의 커다란 창문 앞에 타우트의 의자가놓여 있던 까닭을, 요시노가 아버지 이사쿠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어쩌면 그건 유골함이었는지도 모른다. 하늘을 보여준 것이다. 타우트의 추억과 함께 이 한촌(寒村)의 푸르른 하늘로 돌아가라는 마음을 담아 요시노는 하늘을 보여준 것이다. - P322

칠이 지나도 마찬가지였다. 세월을 새기는 집‘은 아이러니하도 세월에 지고 만 것이다. 먼지를 뒤집어쓴 채 힘없이 스러져..
고개를 들려는 기척조차 없었다.
- 아오세는 목조주택‘을 받아들였다. 그 직감이 굴복도, 과거청산도 아닌 무구한 충동이라 믿고 유카리와의 인연에 베일을씩웠다. 애초에 그녀의 생가처럼 전통적인 일본식 가옥을 짓는다는발상은 머릿속에 없었던 까닭에 마음이 흐트러지는 일 없이 자문에 빠질 수 있었다. 재래 공법의 틀에 갇히지 않는, 양식미에 구애받지 않는, 진정 내가 살고 싶은 집‘이란 어떤 집인가. - P40

았다.
아오세는 자신의 손을 보았다.
뭔가 달라진 걸까.
Y주택을 짓기 전과 짓고 나서, 제 안에서 뭔가가 달라졌을까.
달라졌을 터였다. 도망쳐 숨었던 패잔병의 소굴에서 기어 나.
와, 자학하는 태도를 벗어던지고, 새로 얻은 생명이 이끄는 대로자신이 만들고 싶은 집을 희구했다. 마음은 날개가 돋아난 것처럼 가벼웠다.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오갔다. 경험과 지식, 감성과 영혼 모두를 쏟아부었다. 완성된 집 앞에 서서 가슴 한가득공기를 들이마시며 끝없이 펼쳐진 하늘을 올려다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아버지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유카리에게 알리고 싶었다 - P119

이 땅에 은혜를 느꼈다.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에 자신을 다하게 맞아준 이곳에 감동했고, 감사했으리라. 하지만 죽은 특머나먼 이국땅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다니, 상식적으로 납득하기힘들었다. 한때의 고양된 감정으로 내뱉은 말은 아니었다.
트가 진심이었다는 건, 데스마스크를 가지고 이곳에 돌아온에리카의 존재가 증명했다. 이들 스스에리카가 있었기 때문일까. 아틀리에도, 테라스도, 서재도는 이국의 외딴집이었지만, 그곳에는 두 사람의 생활이 분명히있었기에 센신테이는 타우트의 마지막 집‘이 될 수 있었다.
마음이 검게 물드는 것 같았다. 롯폰기의 호화 맨션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서 있다. 이)
우리 그 집으로 돌아가자, 방 두 개짜리 집이라도, 차 없어도재밌게 살았잖아. - P162

"우리 모두 그렇다는 거야. 제 손으로 만든, 영혼을 담은 집에돌아가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지. 데스마스크를 쓰기 직전에 의식이 향하는 집으로, 너에게는 있지만, 나는 없어. 그게 다야."

뚝, 전화가 끊겼다. 한없이 이어질 것 같았던 대화가 무(無)에집어삼켜졌다.

마음을 더욱 굳건하게 했다. 안다. 어느 수준까지는 경험이 자사이나 이념을 이길 수 있겠지만, 그것을 넘어서면 한 인간의한 경험 같은 건 위대한 재능이 자아내는 이념과 이상 앞에꿇을 수밖에 없다.

만일 집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거나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면, 건축가는 신도, 악마도 될 수 있으리라.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거나 불행하게 만드는 건 인간이라는 사실을, 센신테이가, 그 소박한 공간이. 가르쳐주었는지도 모른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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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울할 때는 이 세상 가장 간단한 일‘도 해낼 수 없다. 그럴 에너지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당신의 마음에 관한 가장 유능한 전문가는 바로 당신이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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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이다. 오늘 아침,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유리창에 부딪쳐 죽었을 때와 같은 기분을 느낀다. 이토록 부당하고 잔인한 삶 이라니. 마음 한 켠이 아리다. - P85

기억 상실은 내게 비극이 아닌, 좌절이었다. 무엇보다도 애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현실이 한없이 못마땅했다. 서배스천 벨이라는 이름, 두 명의 친구 그리고 주석판 성경과 자물쇠로 잠긴 트렁크. 내가 지금까지 밝혀낸 것들이다. 이 땅에 태어나 사십 년을 살아온 흔적치고는 초라하기가 그지없다. 내게는 잃어버린 시간을아쉬워하며 함께 울어줄 아내도,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아버지를 걱정하는 아이도 없다. 서배스천 벨은 졸지에 그런 사람이 돼버렸다. 별로 그립지도, 그다지 아쉽지도 않은 사람. - P81

"겁쟁이면 좀 어때요? 그보다 나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적어도 당신은 비열하고 잔인하진 않잖아요. 이제 당신에겐 선택의기회가 주어졌어요. 우리처럼 어둠 속에서 자기 스스로를 조립하려 하지 말아요. 나중에 또다시 정신이 들면 그때도 지금처럼 어리둥절하게 될 테니까요. 그러지 말고 세상을 제대로 봐요. 주변사람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을 잘 추려내 자기 것으로 만들어보는 거예요. 이렇게 말이죠. ‘저 남자의 정직함과 저여자의 낙관주의를 배워야겠어.‘ 마치 새빌 로 에서 정장 쇼핑을하듯이 - P71

"의사였었지. 그랬다가 집사가 됐고, 오늘은 돈 많은 한량이 됐소. 내일은 은행가가 될 거고 말이오. 하지만 그들 모두 당신의 진정한 인격이 아니오. 당신의 인격은 당신이 블랙히스에 들어서는순간 당신에게서 벗겨져 나갔소. 그건 당신이 이곳을 떠나기 전까지 절대 되돌아오지 않을 거요." - P113

"오늘 밤 무도회에서 누군가가 살해될 것이오. 다들 그걸 살인으로 보지 않을 거요. 당연히 살인자를 잡으러 나서지도 않을 거고 말이오. 그 사건의 부당함을 바로잡으시오. 그렇게만 해주며 내가 이곳을 탈출할 방법을 알려주겠소."

시트를 꽉 움켜쥔 나는 온몸이 바짝 얼어붙어 있다. 11~여럽명시락
"언제든 나를 자유의 몸으로 풀어줄 수 있다면 왜 지금 당장 풀어주지 않는 거요? 왜 굳이 나를 그런 게임으로 끌어들이려 하느냔 말이오!"

"왜냐하면 영원은 아주 따분하거든. 게임 자체가 무척 중요한부분이기도 하고 말이오. 그 답은 당신 상상에 맡기겠소. 하지만너무 시간을 끌지는 마시오, 데이비스 씨. 오늘, 바로 이날은 앞으로 여덟 번 더 반복될 것이오. 그리고 당신은 여덟 명의 각기 다른호스트의 눈으로 같은 사건을 관찰하게 될 것이오. 벨은 당신의첫 호스트요, 집사는 두 번째, 데이비스는 세 번째 호스트요. 그럼 이제 다섯 명의 호스트가 남았다는 뜻이 아니겠소. 내가 당신이라면 잠시도 지체하지 않겠소. 답을 찾으면 그 증거를 챙겨 밤11시에 맞춰 호수로 나오시오. 내가 거기서 기다리고 있겠소." - P115

용없으니까. 당신은 각 호스트로 하루씩 살 수 있어요.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깨어난 순간부터 그날 자정까지 말이에요. 이해하겠어요?"
나는 쏟아지는 졸음과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그래서 당신이 다시 여기로 돌아온 거예요. 당신의 호스트가자정 전에 잠이 들면 당신은 다시 집사로 돌아와 이날을 계속 살아가는 거라고요. 만약 집사가 잠이 들면 당신은 다시 직전 호스트에게 돌아가고요. 만약 그 호스트가 자정 이후 잠이 들거나 죽으면 당신은 새로운 호스트로 다시 깨어나요." - P139

을 떠보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죽음은 이미 주사위를 던졌고, 에블린은 빚을 갚았다. 죽음은 가치를 지녔던 모든 것을 앗아가버렸다.
마이클은 누나의 젖은 머리에 얼굴을 묻고 격하게 흐느낀다. - P206

밀러는 거짓말에 소질이 조금도 없는 것 같다. 깊이 팬 주름과축 늘어진 살로 뒤덮인 그의 노쇠한 얼굴에 감정이 너무나도 선명히 드러난다. 모든 찌푸림은 비극이고, 모든 미소는 소극이다. 모든 공연을 한순간에 망쳐놓을 수 있는 거짓말은 그 사이 어딘가에숨어 있고, - P375

토머스 하드캐슬의 죽음이 폐허로 만들어버린 블랙히스는 절대로 회복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똑같은 손님을 똑같은 파티에 초대했다. 그것도 십구 년이나 지나서. 대체 암울한 과거를 공들여 치장한 이유가 무엇일까?

만약 밀러의 말이 사실이라면, 찰리 카버가 토머스 하드캐슬을죽이지 않았다면, 헬레나 하드캐슬이 우리 모두가 얽힌 이 끔찍.
한 거미줄을 쳐놓은 장본인이라는 뜻이다. 이 악몽의 중심에 선인물..

보나 마나 그녀는 오늘 밤 에블린을 죽일 계획을 세워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녀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또 어떻게막아야 할지 모른다. - P382

삼십 분 후면 사냥이 시작된다.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다.
의문은 넘쳐나고, 답들은 죄다 산탄총으로 무장을 했다. - P383

테이블에 도일리가 놓인 조용한 방에서도, 쓰러지는 나무에 깔려 죽기도 하고, 실수로 놓친 연장에 맞아 죽기도 한다. 사람들은늘 그래왔듯 신속하게, 성급하게 그리고 불운하게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굳이 이곳에서, 그것도 야회복 드레스와 재킷 차림의 손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을 벌이려는 속셈이 무엇일까?
대체 얼마나 뒤틀린 인간이기에 살인을 연극 연출하듯 하려는걸까? - P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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