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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의 레시피 ㅣ 키친앤소울 시리즈 Kitchen & Soul series 1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예담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얼마전 나 혼자만의 공간에 2일동안 동거를 하신 엄마가 생각난다 우리집에 오실때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말라고 잠깐 친척 결혼식에 오시는거니까 , 라면서 서울역 마중을 나갔다. 그러나 엄마는 두손가득 바리바리 가지고 오셨다 조그마한 텃밭에 가꾸신 배추와 야채들, 무우2개, 깨소금,물김치등를 가지고 오셨다 .그런엄마를 보면서 그동안 참 내가 못된 딸이라는 반성를 하게 되었다 더구나 49일의 레시피를 만나는 순간에 더욱 그러했다
계모가 어느날 갑자기 쓰려져 죽음을 맞이하고 그 남겨진딸과 남편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했던 존재의 부재를 느끼게 된다 . 죽는날 아침에 도시락에 소스가 배여나왔다고 구박을 했던 남편, 계모라서 특별히 못해준것이 아닌 너무나 잘해준 엄마에게 제대로 사랑한다는 표현을 못했던 딸이 엄마의 죽음이후에 엄마의 추억과 그삶에 대해 차곡차곡 추억해 내며 , 요리와 가사일등을 레시피라는 조그마한 수첩으로 남긴 엄마의 연서를 보면서 현재삶의 고단함과 함께 미래의 삶에 용기를 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중간 중간에 나오는 엄마의 레시피와 일러스트를 보면서 우리엄마가 계속 생각났다. 고등학교 시절 동안 도시락에 무척 신경을 써주었던 엄마 , 6시30반에 학교 가는 딸을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다섯가지 반찬을 매일 싸주고 , 일주일에 한번은 별식으로 김밥을 싸주며, 토요일은 전이나 튀김종류등을 만들어 먹기좋게 한입크기로 포장해서 주었던 엄마 ...
그때는 정말 고마운줄 몰랐다. 구식인 엄마가 싫었다 . 남들처럼 햄이나 이쁜 계란말이 이런걸로 싸주지 않는다면서 투정을 참 많이도 부렸다 . 서울 올라와서 힘든 시절을 보낼때 부자 부모를 만난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도 많이 했었는데 ....
철없는 딸인 내게 이책의 행간마다 일침을 가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 테이크 오프 보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오토미 씨만이 아니라 리본하우스 자체가 테이크오프 보드예요. 하지만 크게 생각하면 사람은 그런 존재가 아닐까요? 부모가 자식을 받쳐주듯이 모두 누군가의 발판이 되어서 다음 세대를 앞으로 날려주죠.”
그래 엄마는 나를 세상에 나가게 하려고 엄마가 가진 최선에서 엄마의 레시피를 가지고 테이크 오프 보드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나자신은 정작 한번도 누군가의 테이크 오프 보드로서의 역할을 해본적 없었던 것이다 . 정작 테이크 오프 보드가 너무 낡았다고 구식이라고 핀잔과 원망만 하고 있는 내자신의 모습이 이책을 읽는 동안 내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
떠나고 난뒤에 그 존재의 허망함이 잘 나타나 있고 누군가에게 누군가가 간절함으로 다가 올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은 쉽게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쉽게 오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느끼면서 ...
오랜세월 열아홉의 나이로 시집와 우리자식들의 테이크 오프 보드 역할을 하신 부모님에게 내가 이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자칫 감정적일 수 있는 내용들을 주변사람 노랑머리 도우미 이모토 사치에와 브라질 청년의 등장등으로 코믹적인 재미도 있고 주위 고모들과 친척들의 상황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가족애를 느낄 수 있어 참 따스한 소설이었다 .
이책의 첫부분에 유리코가 옴마 오토미를 생각하면 한 말이 계속 떠오른다
갑자기 오열이 터져 나와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제는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
옴마를 만나고 싶다. 진심으로 좋아했다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만약 괜찮으면 묻고 싶은게 있다.
옴마만 답해 줄 수 있는것 ....... 페이지 9중에서 ......
ps: 더늦기전에 오열이 터지기전에 이책을 만나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