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위인들 - 내 인생의 실수 노트를 찾아라! 촉복의 아이콘 시리즈 3
이영철 지음 / 가나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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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성경을 아직 못 읽어봤다.
책으로만 따지자면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아직 못읽어 본 것이다.
물론, 그냥 책이 아니라 기독교를 믿는 이들의 교본이기에
많이 팔렸고 읽혀졌다는 개념의 베스트셀러처럼 얘기해서만은 안되는건 나도 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많이 소유됐다는 것만으로도 읽을가치는 넘친다고 본다.
더 중요한 건 난 아직까지 기독교인이 아니다, 기독교인이.
학교도 미션스쿨을 나왔음에도 말이다.
아침마다 주기도문을 외우던 학창시절을 보내고
호산나를 노래부르고 성경이 과목에 있고 시험도 봤으면서
거기에 이젠 좀더 어른이 되어 성경에 관심이 있음에도
난 아직 기독교인은 아니다. 기독교인이.
요즘 성경에서 뭔가 답을 찾고 싶다는 열망같은게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심정으로는 그 답을 찾기위해
성경을 다 읽어보는건 비합리적이라 여겨졌다.
질문을 확실히 하고 줄인 후 모르는 목사님이라도
찾아가서 부탁을 해보는게 더 나은 방법일 듯 싶었다.
그러면서도 성경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그 마음을
완전히 버리진 않고 있었는데 때마침 이 책을 만나게 된거다.
책엔 성경에 등장하는 중요 인물별로 저자가 소제목들을 붙이고
각 상황과 사연들에 대한 분류를 나누고 자신의 해석을 덧붙였다.
그중 가장 와 닿아서 읽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방관이 부른 비극이란 제목을 붙인 대목이었다.
그에 앞서 내친김에 꽤 눈길을 끌었던 다른
소제목들을 내 기준으로 나열해 보겠다.
자의적 숭배, 지혜와 무지의 사이, 거절감으로 인한 불행,
마땅히 물을 것을 묻지 않다 정도다.
소제목들은 이보다 훨씬 많았으나 내 기준으로 관심이
컸었던 부분들만 추려보았다.
이제 내가 가장 와 닿았던 그 소제목 부분에 대해
잠시 언급해보고 느낌을 기억해보고자 한다.
아들을 사랑했던 엘리 제사장은 자식들의 악행을 이웃에게 전해듣고
아비로써 걱정스럽고 수정하고픈 마음으로 아들에게 되물었고
어느 정도의 다짐을 받은 뒤 해당 사항들에 대해 넘어갔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 그 가족은 몰살되었다.
저자는 이 사례를 들은 이유를 뒤에 느낌과 해석처럼 첨부하였다.
자식들의 잘못을 적극적으로 수정하지 않은 부모는 그 죄가 있으며
그건 하느님의 사람을 미워서 내리는 벌이 아닌
해당 인간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는 해석이다.
거기에 인간의 개념인 부모에 대한 저자의 첨언이 있는데
부모는 하느님 대신 자식에게 있어주기 위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소임을 다 하지 못했으니 벌을 자초한 것이고
사람에 대한 사랑은 하느님 자신을 그 어떤 인간이
믿고 안믿고의 차이로 누굴 더 미워하지는 않으나
그 선택에 따라 최종 결말은 천당과 지옥으로 나뉠 수 있다는 해석.
옳고 그름으로 나눠 따져볼 얘기가 아니라
저자의 흐름을 따라 읽어보고 독자가 한번 되새김해 볼 얘기라 느낀다.
난 먼저 저자의 흐름을 따라 읽었고 후에 독자로써 생각거리를 얻었다.
하느님 대신 곁에 내려준 부모라는 문제부터 하나의 생각이 시작됐다.
나부터도 내가 누군가의 자식이었지만
내 삶은 더 부모에게 자식이 아닌 더 부모같은 삶을 살았었던거 같다.
그리고 어떤 부모는 자식에게 해가 아닌듯 해를 끼치고 살기도 한다.
물론 부모로써의 정의에 충실한 내리사랑을 실천하는 집안들도 많음도 안다.
그리고 이 주제에서 매우 중요했던
부모로써 자식에게 누구보다도 사랑이 애뜻하고 각별했으나
그 사랑의 방식이 잘못됐음을 말하는 부분도 있었고,
자신의 경험에서 그냥 자식을 귀여워하는 부모로써가 아니라
자식이 잘못했음을 전해받았을 때 벌을 내렸는데
그 행동이 자식에게 자존감의 상처를 주진 않았을까
걱정하며 후회도 했었다는 개인사도 역설적으로 적혀있기도 하다.
모두 부분부분 읽어보다 보면 맞는 말들이고 잘 읽게 된다.
하지만, 가만히 하나하나 생각하고 읽다보면
막히는 부분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아까 말했던 부모의 일반적인 정의와 그렇지 않은 부분들의 대립 같은거랄까.
난 이 책을 재밌게 읽었다.
그 이유로는 읽고 싶었던 성경의 대목들을
다양한 주제로 나눈 소제목별로 시의적절하게 잘 읽을 수 있었다는 점과
저자의 단순하지 않은 목회자로써의 직업적 해석과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써의 경험담을 잘 매치시킨 노력을
책을 통해 읽을 수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성경을 읽으면 어떤 길이 보일지 아직도 궁금하고 읽고 싶다는 생각은 놓지 않았다.
다만, 죄를 많이 지었고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는데
책상 위에 성경이 펴져 있는 것을 보고
그럼에도 그의 표정은 아직도 고민에 쌓여있는 얼굴임을 보는 경험을 할 때
나에게 성경이란 아직 아이러니한 독서대상인게 마음 저린 부분이 있다.
내 깨달음이 아직 부족한걸 수도 있음도 또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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