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력 - 위기에서 살아남아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 서바이버 자질 매뉴얼
앨 시버트 지음, 이경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읽는 내내 너무 좋았다.
맞는 말이고 내 머리만으로는
정리하기 쉽지 않았을 것들에 대해
누군가가 고심해 준 흔적을 역력하게 느껴 본 책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고심해 준 그분은 이미 고인이다.
한국전에도 참전했었으니 2009년
세상을 떠날 당시 상당한 고령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병으로 떠나셨으나 참전 이후의 삶은
꼭 행복했고 잘 살다 가셨길 믿고 싶다.
전쟁이 끝난 후 귀국한 그가 속했던
503공수여단의 생존자들 사이에선
10명중 한명 정도만 살아남았단 얘기가 돌았다 한다.
10명중 한명, 이 말에 말도 안되는 상상 한번 해본다.
내가 속한 공간에서 갑자기 9명이 증발해 버리는,
나까지 포함한 10명 중 나만 살고 다른 9명은
더 이상 볼 수 없어진 상황, 난 살았으니 행복할까.
저자에 관한 내 얘기 때문에 책에 대한 오해는 없기 바란다.
이 책은 전쟁 참전용사의 생존기를 다룬 책이 아닌
그가 생환 후 심리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삶에 대하는 생존감각을 고민하며 써내려간 책이다.
전쟁같은 극한상황 속 생존만을 고민했던게 아니라
일반적 삶 속에서의 부딪히는 역경들에 대한
개개인의 대처자세를 고민하며 집필됐다.
그렇다면 이 책은 혹시 50년대 지어진 책일까도 싶겠지만
90년대 후반에 씌어진 책이며 개정판이라 이 연도일 수도 있겠으나
책이 지닌 가치의 영속성은 출간연도와는
상관없다는 걸 다시 이 책에서 느껴보고 싶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들을 마주하며 인간이라면
힘들어 하고 거부감부터 느끼는게 자연스러운 것이겠지만
성격상 체질상 보기힘들다 여기는 상황들을 마주했을 때
즉각적으로 버거워만 하지 않고 대범하게
관조할 수 있는 여유를 '유연성'이라 했다.
그 유연성이 회복탄력성과 연결되고
이것은 다시 극복으로 가느냐
아님 그냥 주저앉고 마느냐의 단계를 만난다.
전체를 아우르는 내용이 아니라 내가 느낀 일부분의 정리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과거나 지금의 일이 비슷한 상황인데
어떤 일은 편하게 넘겼었고 어떤 일은 힘들어 한다.
그냥 약해졌다는 표현하지 않고 이젠
내가 지닌 '유연성'의 수준을 따져보게 될 듯 싶다.
암에 대한 경각심을 암으로 죽은 사람들의 얘기 속에서 찾는게 아니라
평범하게 건강히 살아있는 사람들에서 찾아보려는 발상,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이란 비슷한 한글자 차이의 2개의 단어들.
책 거의 전부엔 직접적인 설명이 모두 붙어 있음에도
왜 그리 많은 것들이 암시처럼 번뜩이며 다가왔는지
나로써도 설명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랬다.
대부분 어렵거나 학술적이지 않은 이해하기 쉬운 얘기들이기에
오만한 마음으로 수준이 낮다며 무시해 버리는 것도
있을지 모른단 생각을 해가며 괜한 조바심도 있었다.
쉽지만 뻥뻥 터지는 큰 공감속에서
위와 같은 착각도 내려놓고 책에서 나왔다.
꼭 다시 읽어보리라 다짐에 다짐을 한다,
훌륭한 기록을 남기고 간 앨 시버트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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