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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육아의 힘 - 건강하고 단단한 ‘마음지붕’을 가진 아이로 키우는
김선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6월
평점 :
이 책을 읽을 때,
그림으로 아이정서를 돌볼 수 있을
특별한 방법을 배우려고만 읽어야 할 책은 아니다.
말이 아닌 글이,
글이 아닌 그림이 지닌
각자의 역할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기회가 생기고,
그림만이 지닌 정서적 소통창구의 기능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도와주니까.
전문가적인 그림이 가진
저마다의 정서의 논리를 파악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아이와 같은 공간에서
같이 그림을 그리고 봐주면서
이것저것 수다를 떨 수 있는 관계라면
충분히 그림육아를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저자다.
일반적인 발달단계에선 연령별로 4단계로 나누지만
그림육아에서는 이걸 6단계로 나눴다.
2단계가 더 많은 그림육아적 측면이
좀더 섬세하게 나눴다고 볼지 모르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 단계가
벽처럼 딱 구분 지어진것도 아니고
그 단계의 갯수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그저 물흐르듯이 필요한 단계들이
연속적으로 잘 경험되어야 하고
자라는 식물에 양분이 공급되듯
그저 제공되는 것 자체가 필요하다 느껴졌다.
눈을 너무 크게 그리면 남눈을 의식한다거나
그린 눈이 너무 작으면 회피라는 논리는
다소 뻔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단순함도 있었으나,
선을 여러번 터치하고
색을 여러번 덧칠하는 것 등에서 설명되는
아이의 무기력함이나 불안함의 척도는
읽는거 만으로도 가슴아린 부분이기도 했다.
아이는 모른다.
그냥 본능적으로 그렸고 표현을 다했을 뿐.
그러나 그렇게 그린 그림자체가
바깥세상을 향해 자신의 상태를 드러내고
어떤 어떤 생각을 하고 살고 있는지
말보다더 정확하게 그 감정을 표현함을 이해하다 보면
그림이 지닌 함축성에 경외감도 일어난다.
초록색이나 파란색을 많이 쓰는 애들은
자신감과 만족감을 뜻한다고 하는데,
색감이란 공통점 때문에
이걸 패션이나 옷에 적용할 수 있을까 상상해 봤는데,
이를 동일하게 평가에 적용할 순
없을거란 결론이 내려졌다.
파란색 계통의 옷을 좋아하는 건
우울감을 나타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책에선 우선 그런 부분에서도 다른 평가였고.
저자는 말한다.
부모의 불안감은 절대적으로 아이에게 전염된다고.
그러니 부모가 먼저 안정되어야 건강한 아이가 자란다고.
그냥 태어났고 일정기간 어른 누군가에게
같이 살며 의존하듯 곁에서 자라갈 아이는
부모의 정서상태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커가기 때문에
외면이 아닌 그 내면을 불가피하게 답습하는 것.
책을 읽다보면 아이만을 위한 그림육아 책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될 것이다.
아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어른 누군가,
대부분 부모가 될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자신이 먼저 자신이 가진 내면아이의 문제점이 치료되어야
아이의 기둥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정상같다.
그림으로 표현된 여러 아이의 정서를
각각의 그림들과 저자의 설명으로 이해해 보며,
어떤 산만한 그림은 오히려 희망차게 평가하고
어떤 차분한 그림은 무기력감을 표현한 것이란 걸 들으니
확실히 일반인과 전문가의 식견은 다르구나도 이해해 봤다.
어려운 부분도 전혀 없고
아이의 그림도 군데군데 들어있으니
일종의 그림책을 보는 듯한 느낌도 준 책.
편안하게 읽어가며 당연히 아이를 위해서도 음미해보고
어른인 자신을 위해서도 확장해 읽어본다면
아이에게나 어른에게 필요한 이야기들로 다가오는 부분들이
꽤 많이 보일 수 있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