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마음 뒤로 숨다 - 나만 힘들고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심리 공감 비블리오테라피
임옥순 지음 / 행복플러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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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과 관계된 책이라 생각하고 읽는게 맞겠지만

읽으면서 내내 들던 생각은,

많은 심리상담 경험을 떠올리며

저자의 추억도 소환해 보며,

그때 그 상황에서 자신의 현실을 오버랩 해 봤던

부드러운 에세이를 읽고 있다는 느낌으로 더 다가왔다.


남편을 따라 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저자는

목회일과 두자녀의 엄마로써 이미 큰 일을 해냈다고 느낀다.

그녀는 그런 일상 속 부인과 어미니로써의 역량뿐만 아니라

본인의 심리상담가로써도 역량도 개발하여 상당한 성취를 이뤄냈다.

본인의 내면도 일깨우며 선택한 공부로써 타인도 돕는 성취.


저자의 글을 읽노라면 

그녀의 삶을 보는 관점이 아름다워 보인다.

현재의 안정감이 주는 시각의 부드러움은

과거 속 많은 부분 또한 아름다운 추억으로 소환되고 

아픔 또한 현재의 성숙도에 맞게 

재정립 되거나 되어가고 있음도 느낀다.

라이너스의 담요로 심리요소를 설명하다

자신만의 푸른 앞치마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거나,

한국에서 친구가 보낸 곶감 상자를 보면서는

어린 시절 잊고 살았던 감나무를 떠올린다거나 식으로

일상과 심리기재의 설명을 융합해가며

자신을 소개하고 독자에겐 부드러운 지식을 전달한다.

때론 반대로, 상담현장에서 느낀 

내담자의 격한 감정에 이입되어

슬픔, 절망, 분노에 휩쓸렸기에,

회복되는데 상당한 시간을 보내다가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오는데 

꽤 애를 먹었던 사연들도 기록으로써 보여준다.


에세의 형식으로 여러 심리기재를 녹여내다 보니

이 한권 안에는 주요한 심리기재들의 설명들이

현실상황과 편안하게 매칭되어 배치됐다.

단순 심리지식이 아닌 생활의 일부분처럼 

설명되고 느껴지게 하는 건 일종의 장점이라 보였다.


그 중 몇몇을 떠올려 보면,

본인이 겨울내내 빠져 살았다는 TED에서 방영된 한 강의,

그건 브레네 브라운의 강의로써 주제는 '수치심'이었는데,

저자는 수치심을 '취약성'의 큰 범주에 넣고

취약성을 인정하지 않고는

새로운 도전은 없다는 걸 돌아보게 되는 계기로 삼았다.

취약성은 역기능으로 수치심을 만드는 것이라고.

내담자의 사연에선 이렇게 작용한 수치심의 뿌리는 

스스로 인식하는 것과 회복하는데

힘든 인고의 세월이 필요함을 

상담가로써 관찰해야 하는 고통이 있음도 언급한다.


주제로써는 서로 다르지만

인정욕구와 사랑이란 부분에서나 애착에서도

묘하게 비슷한 설명이라 느껴지는게 있어 

기억을 더듬으며 각각의 주제를 다시 읽기도 했다.


한편, 상담가에게까지 인정받고 싶어하는 한 내담자가

스스로의 그런 심리를 느끼며 씁쓸해 했다던 사연을 소개하며

아픔과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 안에 들어있는 단어들,

순간 툭 건내오는 불특정 소재나 회상 안에서는

상담가의 능력으로 해야 할 일은

경청을 통한 핵심이슈 찾기가 되어야 한다 말하는데,

자신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아서,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아서,

억울하고 답답함에 마음이 꼬여버렸다고 추정될 수 있을만한

무언가를 무심코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꺼냈음을 캐치해야 된다는 것.

여러 복합적인 감정을 다양한 표현과 말들로 쏟아낼 때

상담가는 여러 감정을 내담자가 가지고 있음을 

그냥 느끼고 지나가는게 아닌

그 안에서 가장 본질적인 무언가를

캐치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한단어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말을 하면서 자신의 안을 들여다 봐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그 사람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최선의 축약된 단어를 찾아내는 작업을 해야하는 것.


칼 로저스가 말했다는 내부의 자기 이해에선

스스로의 감춰진 원래의 내부능력을 자원으로 본다 말해준다.

자기개념, 태도변화, 지향성을 가진 삶을 살기위한 

원래 지니고 있는 원동력으로써의 내부자원.

이 내부자원이 삶을 미래로 나아가게 만드는 추진력이라 보기에

이런 힘을 느낄때라야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진정한 자신으로써 스스로를 이끌어갈 

힘을 자각한다고 보는 것.

목회와 관련된 일을 하는 저자로써는

칼 로저스가 말한 거대한 자원은 

기독교적인 신이 허락한 

인간의 형상과 맞물려 추론하는 듯 했다.

미숙함, 허물과 상처, 상처가 빚은 죄 등 까지도

원래의 원형을 빛바래게 했을 테지만

그 안에는 온전한 본인들이 가려져 있다는.

그렇게 보기에 그 본성에 기인하여

본래의 자신을 찾고자 상담가를 찾고

여기저기 도움을 받고자 간청하는 것이라고 보게 된다고.


이책은 심리학적인 내용도 놓치지 않으려고 

매 사연과 매치해 실으려 한 점도 돋보이지만,

오히려, 심리학에 아무 관심 없더라도

그냥 편안한 에세이 한편을 읽는 마음으로 

접해봐도 좋을 내용이라 보이는 부분이 많은 책.

따라서, 굳이 심리학적 에세이라 이름붙이지 말고

보통의 에세이로 생각하고 읽어도 충분히 괜찮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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