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벽 - 노화를 늦추고 긍정적으로 지내기 위한 뇌의 올바른 사용법
와다 히데키 지음, 허영주 옮김, 김철중 감수 / 지상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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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 노인성 우울증, 

이 2가지로 책내용을 양분하여

골고루 다루고 있는 편인데,

어렵지 않고 부드러운 진행에

심각하지 않게 모두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사실, 치매가 더 주된 내용이지만

노인성 우울증에 관한 내용이

더 현실적이고 개선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라

읽는 내내 관심이 더 갔었는데,

그건 읽는 사람의 사정에 따라

그 관심분야는 다를 수 있겠다.


치매.


저자는 이 책에서 강조하는 부분이 많이는 없는데

흔히 알고 있는 치매에 관한 상식 중

중요부분들에 허구가 많음은 굉장히 강하게 되집는 편이다.


길을 잃고 헤매는 모습,

매일 밥달라며 화내는 모습,

자신의 배설물로 집을 더럽히는 모습 등,

영화나 TV 등을 통해서 본 

이런 모습들은 대부분 허구라 전한다.

이렇게 방송 등을 통해 자연스레 습득된 

치매에 관한 매우 부정적이고 강한 이미지로

이 병을 그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임은

치매란 병에 앞서 분명 우려될 상황이긴 하다.


일단 책에서는,

위에서 말한 보통사람들의 상식들은 

모두 틀렸음을 강하게 되집어가며,

치매가 걸리면 오히려 바깥활동을 자제하게 되고

스스로 집에 쳐박혀있는 경우가 많고 염려되게 되지

자꾸 집밖으로 뛰쳐나가 행방불명 될 소지는 매우 적으며,

화를 내는 경우 또한 매우 적은 경우의 수에 속하는 증세로

이런 증세가 있다면 치매가 다른 정신병적 요소를

자극한 것에 가깝지 치매자체의 병증은 아니라 설명한다.

게다가 보통의 치매는 오히려 평소 화가 많던 사람도

점차 착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온화하단 느낌 쪽으로

성격변화를 거치게 되니 대부분이 얌전한 상태로 

유지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고 한다.


내가 실제 목격한 사연이면서

들었을 당시에도 마음 아팠던 일이기도 한데,

예전 아버지와 우연히 친해진 분이 

가끔 우리 집으로 놀러 오신 적이 있었다.

그럴 땐 본인 외출시 차에 

항상 부인을 대동하고 다녔는데,

당시 젊은 나이임에도 그 부인분이 치매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가끔 놀러오면 집안끼리 친한 사이가 아니어서인지

밖에서 아버지와 몇시간을 보내다 가시곤 했던 사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가 그 치매걸린 부인이

불쌍하다는 말을 불쑥 꺼낸 날이 있었다.

자신과 그  남편이 몇시간 이야기하다 왔는데

차안에 홀로 있던 부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는 것.

아버지는 남인데도 순간 매우 걱정되면 놀랐다고 하시면서

이 사건 이전에도 항상 같이는 다니는데

남편이 놀다올 동안 차안에 갇혀있는 경우가 많아 

기다려야만 하는 그 부인도 안됐다는 말을 자주하셨던 기억도 

이 책으로 당시를 떠올리니 덩달아 기억이 났다.


땀을 흠뻑쏟은 그 날은 여름의 차안이었기에 

찜통같은 공기 안에서 사우나를 하듯 고생안 그 부인분이

돌아온 두 사람에게 측은하게 발견된 날이 되었다.

오래된 일인데 이 책을 읽다가

배회하거나 화내지 않는게 오히려 치매의 주 증상임을 들으며

불현듯 잊혀졌던 그 치매걸린 여자분의 상황이 떠올려졌다.

항상 그 치매걸린 부인을 아버지가 말할 때

참 곱고 얌전하고 차 옆자리에 잘 따라다닌다고 했던 말 까지도. 

그 분은 잘 사시다 돌아가셨을까?

아님 아직 살아계신 분일까?


책을 읽으면 치매란 병은

본인에겐 망각의 행복을,

부양가족에겐 두려움의 엄습처럼 느껴진다.

오히려 치매는 본인은 그 사실을 잊고

가족들이 그 병을 인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의사인 저자는

치매환자에겐 누구보다 배려와 따뜻함이 요구됨을 강조한다.

채근이나 속상함, 질책 등은 독이 될 수 있다면서.

어쩌면 치매를 떠나 모든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가장 우선시 되야하는 태도일지도 모르겠다.


노인성 우울증은 사전정보 차원으로 접하면 좋은 내용이다.

우선, 치매와 같은 난치성이 아닌데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운이 좋으면 2주만에도 

좋아지는 케이스를 봤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치매는 치매대로 우울증은 우울증대로

반드시 주위에 있는 사람의 증상 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단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노인성 우울증의 무서운 점은

생활반경이 줄어들면서

허리와 다리의 근육이 줄어들어

마음이 아닌 심각한 몸의 질병을 유발시킨다데 있다.

젊어도 몇주면 건강한 근육도 사라지는데

하물며 노인의 근육이야 오죽하랴.


우울증은 충분히 약과 조기발견 그리고 가족의 관심으로

상당한 치유과정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병이니,

환자 본인만의 힘과 계기로 자가치유를 꿈꾸기 보다는

해당되는 가족들에게 관심과 행동의 

발판이 됐으면 좋을 내용이라 보인다.


어려운 내용도 없고 즐거운 내용도 없지만

읽으면서 왠지 모를 편안한 기분을 느꼈다.

병을 위한 배려, 치유를 위한 협동 등,

이런 책속에서의 권고 사항같은 이야기들 모두는

병을 떠나 화목한 가족을 이룰 수 있는 구심점 같기도 했고,

이 책을 보고 그리 해 볼 수 있는 가족이라면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는 

서로의 존재일 수 있겠다란 생각도 들었다.


생로병사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으니

노년만을 위한 책이 아닌

모두를 위한 책이라 생각하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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