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통공주의 불안강박은 극복된다
꼴통공주(박현진)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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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가 화사하다.

하얀 여백이 있어서 좋고.

이런것 까지 저자가 관여했으리라 보진 않지만,

불안과 초조로 비롯된 강박과 공황을 겪은 

본인의 치유과정을 엮어 책으로 냈기에, 

변화를 위한 변화를 위해 가장 필요했을 듯한 

생각의 비움이 책표지의 부드러운 그림과 오버랩 되어,

저자의 머리속에서도 이와 같은 하얀 공간들과

필요했을 생각의 여백이 만들어 졌으리란 추측을,

독자로써 책표지와 주인공의 상황을 결부시켜

이런 상상도 해보게 됐던거 같다. 


불안극복의 과정이 매우 상세한 편이지만

왜 불안이 생겼는지 그 실질적인 사건에 대해선 

악화되어 간 과정설명 만큼 상세하진 않았다.


이에 대해선 본인이 밝혔지만,

실제사실이나 묘사 그 자체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게 

맞지 않다고 생각한 바도 있는거 같고,

무엇보다 좋지않은 얘기나 상상을

너무 정확하게 묘사해 싣는게 안좋을거 같단 판단을 했단다.

어느 정도 이런 판단이 이해되는 이유는

'공격적 강박'이 당시 오랫동안 고통을 줬던 주된 증상인데

그 공격적 강박이란게 상상의 내용을 뜻하는 것으로,

주위사람 등을 향해 이유없는 공격적인 상상을

강박적으로 반복했던 것이라 설명하면서,

그 상상을 구체적으로 글로 옮겼을 때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 할만한 정도의 상상이라

내용 자체는 비공개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상상의 내용부분들은 제외하고

좀더 이런 개인적인 극복기에서 듣고 싶었던 건,

왜 그 정도의 불안과 강박 및 

계속 묻어뒀을 법한 본인도 희미했던 무의식을 

아딴 계기나 사건으로 의식하게 됐는지에 대한 

저자만의 스토리일 수 있었는데 그게 적었다.

아마 그런 내용들이 좀더 오픈됐다면

독자로써 저자와 많은 내용들에 대해

공감되거나 비공감 될 개인적인 판단들을 이해해 보면서

필명 꼴통공주의 사연과 내면을 독자로써

좀더 가까이 공감해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거 같았다.


이제 내용을 보자면,

치료를 위해 애쓰던 시기부터 책은 시작된다.

처음 들렸던 정신과에 기대를 갖고 도움을 받고자 했을 때

예상외로 매우 거리감 느껴지는 답을 받았음을 회상한다.

그때 의사는, 타인을 향한 끔찍한 생각에 심각하게 불안하다면

병원에 입원하는 절차를 알려줄테니 고려해 보라고 한 것에

저자는 큰 좌절을 느꼈던 거 같다.

아마도 좀더 따뜻한 접근과 심리적 해결방안을 기대했을 

당시의 입장에선 이 입원절차의 우선적 안내 정도는

매우 불쾌하고 낙담을 가중시켰다 느끼게 했을 

타인으로 받은 차가운 대응이었을 것이다.

그 후, 실제 도움을 받게 됐다고 설명한 병원은 

의외로 한의원이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계속 치료나 완치를 향해 희망을 놓치않게 하면서

피드백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한의원에선 약 자체로써는 차도가 없었고

다만 그런 인간적인 관계에서 그때나 그 이후로도

심적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느낀다고 전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고통스럽게 묘사한 부분은

공격적 강박사고일 것이다.

그 공격적 강박사고를 설명하기 위해 

침투적 사고나 재앙사고들을 많은 부분 다루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보며 얼마전 읽었던

독일 상담사가 쓴 책에 실린

자식에 대해 성적인 욕구를 느낌으로써 

굉장한 죄책감이 든다던 한 남성의 사례가 떠오르기도 했다.

전혀 그럴 마음도 없는데 강박적으로 

자신의 아이를 향해 성적인 생각이 반복되니 괴로웠던 남성.

이 독일인의 생각을 그 책에선 공격적 강박이란 표현은 안했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그 사람의 강박사고도

일종의 아이를 향한 공격일 수 있겠다 싶었다.


일단 자신과 아이간에 거리를 두고 

자신을 수치스럽게 만드는 강박을 치료하고자 한

독일남성 강박장애 극복기에선,

웃기는 상상으로 아이의 안전한 상황을 떠올려 보면서

본인의 죄책감도 덜고 아이도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는 

다른 사고로의 확장을 치료에 썼었는데,

외국의 이 사례와는 강박내용 자체는 다른 듯 했지만

이 책에서 치료에 도움 받았다는 라벨링이나 신경끄기 등

원론적인 부분과도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타인에게 해가 될 수 있는 공격적인 강박이란게 생소했기에

떠오르는 다른 책에서 공통적이라 할 부분을

사례면에서 비교 겸 실어보았다.


일단, 저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극복됐다하니 그 자체에 정말 축하하게 된다.

그리고 극복해 나간 단계별 증상들을 들어보니

완전한 극복의 단계에서 조차 초조나 불안감은 

어느 정도 존재했던 순간순간들이었다.

아마, 이어지는 삶에 있어서 

초조와 불안으로부터의 완전한 결별이 아닌

인지하고 감쇄시킬 수 있는 능력의 

향상 그 자체로써가 마지막 단계의 의미로 다가왔다.


앞서 말했듯 개인적인 사연은 많이 생략됐으나

본인의 치료단계시 느낀 감정들을 읽으며,

비슷한 고통을 겪는 누군가에게도

진짜 자신과 같은 치유가 일어나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느낌은 많이 받을 수 있던 글이었다.


어쩌면 전문적이고 지식이 담긴 불안관련 책들보단

누군가에겐 극복수기와 같은 이같은 내용의 책이

더 힘이 돼 줄수도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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