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수업 -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알려주는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지음 / 시그마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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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정신과에서 비만치료를 하고 있다는 뉴스를

TV를 통해 접한 적이 있어서 읽고 싶어진 책이었다.

대강 어떤 원리로 내과가 아닌 정신과에서 

비만치료를 다룬다는게 가능하다는 건지는 

느낌적인 추론은 가능했으나, 말그대로 추측은 추측일 뿐 

사용되는 약물과 원리들을 좀더 정리된

공신력 있는 자료로 접해보며 이해해보고 싶었다.


이 책 자체의 구성을 먼저 말해보고 싶은데,

왜냐면, 책의 초중반 3분의 2정도까지는 거의 

생리적 기전과 영양학적인 부분을 많이 다루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초반엔 왠지 읽기가 쉽지 않았다.

기능해부학적인 내용, 영양학적인 내용,

비만 자체의 신체적 정신적 악영향,

요요현상이 일어나는 원리, 운동법 등에선 

이미 아는 내용이 주로 많았기에.

부제로 붙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알려주는'이란  

그런 내용 위주로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다소 상관없어 보이는 초반 설명들이라 느껴져서.

어쨌건, 총 252p 중 177p까지가 위와 같은 내용들이다.


그러다, 178p부터 내가 궁금해하던 내용을 읽을 수 있었는데

사실, 이 부분부터가 좋았기도 했지만

담긴 내용이 예상보다 훨씬 괜찮고 좋았다.

비만 치료를 위해 쓰여진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잘 씌여진 내용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비만치료에 쓰이는 약물과 더불어

관련된 인지행동치료에 관한 꼼꼼한 정리라,

해당 지식 이외에도 인지행동치료 전반에 관한

필드에서 행해지는 단계적인 접근법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이해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먼저 약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성인과 청소년을 나눠 이름을 달리한

동일성분의 약들이 여럿 소개되고 있었고,

복용기간을 12주를 기준으로 그 이내로 할 것인지

그 이후에도 적용 가능한 약인지가 비만치료제로써의 

주요 고려대상이란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특히, 성인의 경우, 

야식과 불규칙한 외식을 감안하여

단순 지방차단제 역할만을 필요로 해

단발성 약으로써도 비만치료제를 사용가능하다며,

특정 영양요소의 차단을 위해 복용해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소개부분은 신선했다.

비유가 좀 그렇겠지만, 술깨는 약처럼 

체질상 필요한 사람은 이런 도움을 받기가

꺼려질 이유가 없다는 설명처럼 들리니 말이다.


두번째로 인지치료가 나오는데,

비만환자에게 해당 행동치료도 중요하지만

인지 즉, 생각을 바꿔가는 인지행동치료가 진행될 때

비로소 오래 유지될 수 있는 스스로의 습관이 안착된다는

이론적 설명은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단순히 심리상담하는 방식을 떠나

인식변화로 행동변화까지 이끌어 내는 

비만환자와 동행하는 모니터링 방식이면서,

그 기저에 비만치료를 향한 부정적인 의지로 

역기능적인 면모가 있을 경우까지 감안한다는 점이나,

조작적 조건화인 '강화'의 이론소개는 매우 유용했다.

이런 강화의 종류는 정적강화와 부적강화로 나뉘는데,

정적강화는 전달되는 느낌 그대로 어느 정도 해석 가능한

행동을 함으로 인해 '얻게 되는' 것을 뜻한다면,

부적강화는 부정적인 행동선택이 아니라,

무언가를 '회피하고자 선택한' 행동 그 자체를 지칭하고 있었다.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고, 매운 음식을 먹으려 하는 것까지 

모두 부적강화에 포함됐는데, 이는 부정적인 행동이라서가 아니라

일종의 스트레스를 회피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한 비만치료의 총기간은 1년 6개월이 소요된다.

매우 긴 시간으로 느껴지겠지만, 이를 평생 유지될 습관을 안착시키고

이후 타인의 모니터링 없이 스스로 행하는 걸 목표로 볼 땐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있는 시간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그냥 다이어트나 비만치료 정보로써 봐도 좋을 만한 책이고

뒷부분에 주로 나오는 사용되는 약물이나

인지행동치료 등에 중점을 두고 읽어도 좋을만한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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