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 인생의 중간항로에서 만나는 융 심리학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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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어느 한 부분엔 이런 표현이 나온다.

자신인 듯 자신이 아닌 듯한 행동했다고

스스로 느끼는 상황을 마땋드리게 됐다거나,

자신이 스스로를 부정하고 싶어지는게 하는

행위나 결정을 느끼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엔,

비극적 약점이란게 존재해서라고.

여기서의 비극적 약점이란, 

원어적인 이 표현이 개인적으론 더 좋았지만

저자는 이를 '상처받은 비전(vision)'이란 표현으로 바꿔

이런 상황을 좀더 현실감 있게 표현해 보려 하고 있었다.


계속 이어가자면, 어떤 모순적 행동이 

희미하게라도 스스로에게 그 이상징후라 느껴지는

계기가 생기고 그것을 스스로 감지했을 땐,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쌓고 눌러져만 왔던 내 안의 힘이

어떤 계기로 반사적 반응을 함으로써 

자신을 모순적으로 느끼게 할만한

선택이 행해지게 됐을거라고 보는 해석.

이런 상황이 발생되는 건, 어떤 특정인만의 특수상황이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도 이런 상황은 발생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진다고도 이야기 한다.

이런 행동을 했다면 그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런 이해하기 힘든 에너지의 불필요한 누적을 쌓아온 

그간의 삶을 이해해 보는 것이 필요하고,

선택이 아닌 이런 불수의근의 반응 같은

스스로의 예정됐던거 같은 그 반응이

왜 선택됐고 발생됐는지 이해해 보는게 첫번째임을 시사한다.

즉, 자신이 한 행동과 결정이겠지만

자신이 모르는 자신에게 이끌리 듯 발생됐다는

그 사실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게 매우 중요했다.


이 이론의 바탕이자 중요한 측면은,

고통에 시달려 온 실제 자아의 오래된 고통이 시초가 됐으니

그런 상황적 바탕이 필수불가결한 결과를 만들어 냈음을 이해하고,

그렇게 스스로 자초한 그 비극적 상황을 되집어 봄으로써

실질적으로 고통의 원인에서 벗어나는 데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즉, 본연의 나와, 

드러는 났지만 모순적인 또다른 나의 현실의 갭을

고통스럽지만 우연한 계기로 이해해 봄으로써 

도출해 낼 수 있는 결과인 것이다.

이는 지식이나 학습식으로 깨닫는 차원의 것이 아닌 

스스로 자신이 구축해 온 진짜 나와 인식해 온 나의 

관계형성을 새롭게 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여지껏 살아온 방식이, 자신도 모르게 간직해 온

오래 묵은 컴플렉스의 오작동 같은 행동들이었기에,

그간 그걸 깨닫지 못하고 걸어왔던 일상의 궤적들이

어느 순간 비극의 누적이었다고 책은 설명하는 것.


이걸 보통 40대 쯤에 가장 극적으로 경험한다고 보고

이를 아마도 책제목으로 번역시에 강조하 듯 선택한 듯도 싶다.

원제는 'The Middle Passage'이니 중년을 뜻하겠지만

40대란 구체적인 숫자는 없는 원제목이란 것도 이해해 보면 좋겠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본성과 

가족이나 인간관계 등에서 학습되어지는 자신의 모습사이,

그 괴리가 결국 터졌다고 보는 시각이 책의 모티브다.

어떤 모순을 행한 사람의 심리적 입장에서 해석할 때

이를 compensation, 즉 보상심리로 보는 것이고.


이런 큰 맥락을 깔고 전개되는 내용을 가진 이 책이라,

읽다보면 40대로 대표되는 중년이란 한 나이대만이 아닌 

인생 자체를 되돌아보게 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유한한 존재인 걸 깨닫고

영원히 만날 수 없었을지도 모를 실제 자신과 

우연히라도 대면하는 기쁨을 가져보라는 것이라서.

사실 그렇게 표면적으로 드러날만한 기쁨이 아닌 

스스로만이 알 수 있는 희열 같은 류의 깨달음이겠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 당위성으로 설득되듯 이끌려져가는 기분도 들었다.


어느 한부분 버릴게 없는 책이었다.

쉬어가는 페이지가 없는, 꽉찬 메세지를 담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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