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 - 나를 전공하고 있습니까?
이종은 지음 / 캘리포니아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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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 이 책 제목만 보고 책을 판단해 본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떤 판단을 먼저 할까?

그게 난 제일 먼저 궁금해졌다.


내 경우, 책 내용 속엔 

꽤 비참한 사연이 담겨 있을거라 생각했다.

대강의 시놉시스처럼 알고 들어간 줄거리 상으론

혼자 된 어머니와 자식들 사이에서

생활비 문제로 어느 누구도 신경써주지 않는

그 각박한 현실이 소재로 쓰였다 알고 있었고,

그게 없었더라도 책제목 자체가 주는 

아무도란 단어라던가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는 

그런 표현들의 직설적 느낌은 분명 

한편의 새드 엔딩을 상상해 보기에 충분하다 여겼으니까.


하지만, 이 책은 반전이 있는 책이었다.

그것도 매우 뭉클한 반전들이.

책을 읽으며 몇번 눈물이 핑 돌았다.

억지로 꽉 짜듯 눈물을 흘리려 했다면

분명 흘러 버렸을지도 몰랐을 눈물들.

그 눈물들은 슬픔이 만든게 아닌 

나로써는 감동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정연아.


이 책 속 등장하는 엄마의 이름.

위암으로 남편을 보내고 홀로 지내온 10년.

현재 그녀의 적은 외로움과 나름의 생활고 같았다.

딸 서희와 서현, 아들 서준과 하이.

순서대로 첫째부터 막내의 순서다.

어찌보면 전체 스토리 상으로

처음부터 어렵게 자란 집안 내력은 

아니었단 것도 매우 주목할 만해 보인다.

그러나, 내 생각이나 판단없이 그저

저자가 보여주고 싶었을 어떤 만들어진

그 흐름대로 흘러가며 읽었고 기억되는 책.


이 엄마는 힘들다.

혼자인게 힘들고, 생활력이 없기에 고민된다.

그러다, 자식들 모두에게 자신의 사정을 얘기한다.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어느 자식에겐 그저 사정얘기 정도로

어느 자식에겐 분명한 원조의사를 밝히며.

둘째 서현만 관리비 정도를 주게 되는데

다른 자식들과도 역시나 

트러블 아닌 트러블들이 만들어진다.

말하는 엄마에게도 이는 매우 머쓱한 일.

들은 자식 쪽에서도 자신들의 엄마를 못해주는게 

마냥 당연하듯 여길 정도들의 그런 관계는 결코 아니기에. 

엄마의 모임 속 어떤 집은 자식부부가 매달 

400만원을 지원해주고 있다는 대목이 나온다.

용돈같은 생활비.

짧게 지나가는 정도의 이야기지만 매우 놀라웠다.

금액이 커서라기 보다는 실제 존재할만한

어느 가정얘기를 바탕으로 쓴 듯도 해서다.

주는 자식 쪽에서도 대단하다 여겨졌고

물론 그 금액 자체도 허투로 보이진 않았던 문장.


이렇게 지쳐있던 엄마는, 

계속되던 고민 중에 우연히 

사별한 남편이 남긴 봉투 하나를 떠올린다, 

10년만에.

그 안에 든 열쇠와 주소를 손에 들고

혼자 2주 예정으로 어떤 곳을 향하게 되는데.


영화라면 스포일러가 되겠지만 

이 책은 해피엔딩이 되겠다.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 갈 거 같았던 한편의 스토리이면서

정교한 플롯으로 반전을 꽤한 것도 아니다.

조금은 환타지한 면도 있다고 생각됐다.

그래도, 이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각각의 마음 씀씀이들이나 결과적으로 

매듭지어 가는 가족내 상황들이 좋았다.

아까 말한 것처럼 분명 뭉클했다, 여러번.


조금 위트적인 요소라면

이 책의 저자가 쓴 다른 책 하나가

책 안에 등장되어 중요하게 쓰인다는 점이었다.

자기의 전작 아이디어를 이어서 

신작 아이디어에 녹아낸 케이스?

나름 의도한 마케팅일지라도 괜찮았다.

스토리가 주는 그 선함에 매료되어.


놓치기 싫다고 생각했던 소설이었는데

읽는 내내 읽길 잘했다 생각하며 계속 본거 같다.


행복은 진짜 멀리 있지 않은걸까?


그냥 이 책 속 가상의 가족 스토리 만으로도

이리 잠시나마 행복해질수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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