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반도체 지정학 - 21세기 지정학 리스크 속 어떻게 반도체 초강국이 될 것인가
오타 야스히코 지음, 임재덕 옮김, 강유종 감수 / 성안당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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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하면 웨이퍼만 생각했었다,

한마디로 부속품 없는 기판만 떠올린 셈.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 살면서,

관심만 있었다면 검색 정도만으로도 삼성쪽 기사들은 

쉽게 찾아볼 만한 기사들도 많았을텐데 말이다.

난 삼성이 반도체 자체으로 인정받는 줄 알았지

설계인 파운드리 분야에도 인정받고 있는 줄 잘 몰랐다.


이 책을 읽으며, 반도체시장 속 한국은 

어디쯤 자리잡고 있을지 궁금해지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실상 책 내용을 보다보면

한국이 언급되는 바는 의외로 매우 적다.

왜냐면, 반도체 자체라기 보단

반도체 회로의 설계도 중심으로 바라본 측면이 크다보니

한국보다는 TSMC나 미국중심의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그에 맞춰 중국도 다뤄지고 있고.

하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의외로 적음엔 분명 놀랄 수도 있다.

대만업체인 TSMC가 60% 쯤인데 반해 

삼성의 세계 점유율은 13%쯤이니까.

세계기준이기에 이 숫자가 결코 작진 않겠지만,

반도체 하면 삼성을 떠올려오던 나같은 사람들에겐

이 13은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숫자일 수 있다.


반도체 설계분야 세계 1등 기업인 TSMC는 

대만회사로써 모리스 창이 설립했다.

1931년생의 그가 대만 자체로나

세계 반도체 시장에 기여한 바 모두는,

이 책만으로 볼 땐 거의 스티브 잡스 수준의 테크놀로지와

일국의 건설과 지탱에까지 큰 기여를 한 거인이었다.

특화된 분야를 선점했기에 더 전세계가 주목하는 기술력의 회사.


근데, 이 회사를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은

물밑 경쟁이 일반인 수준을 뛰어넘는다.

한마디로 총성없는 전쟁이란 말이 딱 맞겠다.

그동안은 대만의 독립을 인정못하는 

중국의 의지나 대만을 향한 적의 같았다면,

실상 대만이 가진 이런 독보적인 기술력을

중국이 결코 남나라처럼 바라보기만은 

쉽지 않았으리란 상상도 들게 했다.

뉴스에 나오던 미국내 화웨이 사건이나

대만 해협쪽으로의 미군함대 기동 등도,

어쩌면 다 이 TSMC로 비롯된 반도체시장의

역학구조가 다분히 녹아있다고도 생각되며.


한편으론 부러웠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삼성부터 아끼고 소중히 여겨야겠지만,

대만의 TSMC가 가진 그 역량이나 기술력이.

또다른 한편으론, 

결국,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큰 축이 모두

중국이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사실도 의미심장했다.


개인시간을 할애해가며 이 책을 번역해 소개해 봤다는

역자의 책말미 후기도 인상 깊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볼 만한 대중적인 책은 분명 아니지만

인연이 되어 이 책을 보는 사람들에겐

번역하고 소개해 준 그 자체도 고마운 일이고

책 내용 또한 매우 귀중한 안목이 되어주니 말이다.


읽으며 이해하기 어려운 순수 과학적 얘기가 아닌

반도체 관련 미중 중심의 반도체 설계시장이나

반도체 자체와 관련된 이야기 들로 엮인 책이니,

제대로 정리된 심층보도 정도라 생각하고 

편하게 읽어도 좋을 양질의 내용이라 보았다.


군더더기 별로 없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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